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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정확하게 찔렀다

기아가 세계 최고에 도전할 만한 고급 스포츠 세단을 공개했다

2017.11.27

‘그랜드 투어링’이라는 개념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다. 1940년대부터 차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대개 고성능 스포츠카를 뜻한다. 공식은 매우 간단하다. 스타일리시하며 장거리 주행이 편안하고 힘이 넘치면 된다. 하지만 값이 비싸야 한다는 법은 없다. 기아 스팅어 GT는 이런 예외 조항의 덕을 보고 있다. 우리는 그간 스팅어 시제차를 타고 연구개발 시설과 스웨덴의 얼어붙은 호수, 그리고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코스 등을 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양산형 스팅어를 만났다. 우리는 이 차를 실제 도로와 테스트트랙에서 시승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차는 성능과 그리 밀접한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후륜구동 스팅어 GT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97킬로미터까지 가속을 4.8초 만에 마치고 400미터를 13.3초 만에 시속 172킬로미터의 속도로 도달한다. 시속 97킬로미터에서 실시한 제동 테스트에선 34미터를 기록했으며 스키드패드에서의 횡가속도는 0.85g다. 8자 테스트 트랙에서는 0.71g의 횡가속도와 26.2초를 기록했다. 아주 인상적인 수치다. 트랙이 아닌 곳에서의 성능도 매우 훌륭하다. 스팅어 GT의 상하 움직임은 일관성이 있고 좌우 움직임은 단단하다. 매우 흥미로운 조화다. 서스펜션은 도로를 달릴 때는 물론 요철에서도 럭셔리카 수준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코너를 돌 땐 자세를 탁월하게 제어해 흔들림이 없다. 심지어 거세게 밀어붙일 때도 승차감이 훌륭하다. 물론 급격하게 코너를 진입하면 차체가 약간 기운다. 힘은 차체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회전수를 너무 낮게 떨어뜨렸을 때 어설픈 느낌이 있다. 터보를 제대로 작동하려면 패들시프트를 사용해야 한다. 변속기는 구불구불한 도로를 감당할 정도로 반응이 빠르지 않다. “토크 밴드가 두터워요. 특히 중속에서 강한 힘을 내죠. 하지만 저속에서는 터보 지체 현상이 두드러져요.” 전문 드라이버 랜디 포브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낮은 회전수에서는 힘이 나오길 기다려야 해요. 스팅어는 강력한 차예요. 단, 기아가 만든 차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말이에요.” 랜디의 비평은 계속됐다. “변속기는 자동 모드에서 스포츠성이 떨어져요. 특히 트랙에서는 더욱 그렇죠. 난 변속기를 그대로 뒀어요. 스스로 변속하기 때문에 패들을 당길 이유가 없었거든요. 그저 다운시프트 시점만 기억했죠. 속도를 줄여도 기어를 내려물지 않거든요. 변속은 합리적이에요. 신속한 데다 회전수도 맞추죠.” 뉘르부르크링에서 시승한 시제차와 양산차의 변속 프로그램이 다른 건지, 이번에 달린 산길과 윌로 스프링스 레이스 트랙이 너무 빡빡해서 변속기의 단점을 증폭시킨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전에 겪은 변속기가 조금 더 인상적이었다. 

 

 

 

스팅어 GT는 모든 상황이 완벽할 때 드리프트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거칠게 달리려고 하지 않는다. 서스펜션 튜닝은 보수적이다. 한계까지 가면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때문에 매우 안정적이다. 아무리 거칠게 몰아도 절대로 차체 뒤쪽을 미끄러뜨리려 하지 않는다. 다행히 앞쪽 그립이 충분하다. 덕분에 코너에서 아주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다. 타이어의 비명 소리를 들으려면 브레이크를 밟는 지점을 최대한 늦추고 코너 진입 속도를 되도록 높게 유지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의문이 하나 생겼다. 미국 시장용 차가 예전에 몰았던 유럽 사양보다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한지 궁금하다. 어쩌면 랜디가 코너에서 훨씬 더 빠르게 몰았을 수도 있다.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우린 스팅어에서 자세 제어장치가 작동하는 걸 느낄 일이 거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팅어가 드리프트를 못한다는 말이 아니다. 자세 제어장치를 끄고 스칸디나비아식으로 스티어링휠을 휙 돌리며 가속페달을 세게 넣으면 한두 번 정도 훌륭한 파워 오버스티어를 낼 것이다. 그저 천성이 난폭하지 않을 뿐이다. “자세 제어장치가 언제나 켜있는 것 같아요. 학습도 하고요.” 랜디의 말이다. “장치를 꺼도 갈수록 간섭이 더 심해져요. 휠 스핀을 내고 차체 뒤를 날리면 우리 같은 난동꾼을 감시하는 보모가 깨어나죠. 몇 번의 멋진 드리프트 후 스팅어는 파워 오버스티어에 강렬하게 저항하기 시작했어요. 정말 짜증나고 실망스러웠어요.”

 

 

스팅어는 GT 배지를 진지하게 달고 있는 그랜드 투어링 세단이다(곧 등장할 2리터 스팅어는 GT 배지를 달지 않을 예정이다). 고속도로에서 당신이 바라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 거친 노면에서는 사뿐하게 움직이고 긴 코너에서는 탄력과 빠른 반응성을 유지한다. 괴물들이 날뛰는 세상에서 365마력은 그리 대단치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사용한다면 충분한 힘이다. 기아가 자체 개발한 8단 자동변속기는 도로 상황에 맞게 다듬어져 있다. 다운시프트를 할 때 약간의 충격이 있을 뿐이다. 회전수를 높이면 엔진은 기분 좋게 힘을 낸다. 장거리를 달리기에 아주 쉽고 편안한 차다. “상하 운동을 제어하는 스프링과 댐퍼가 아주 부드러워요.” 랜디의 말이다. “하지만 단단한 안티롤 바 덕분인지 방향을 틀 때 자세가 안정적이에요. 반응을 잘 제어하고 있어요. 승차감은 나긋해요. 오래전 뷰익의 승차감과 비슷해요. 스포츠 세단으로서는 놀라운 일이죠.” 운전석만 편안한 게 아니다. 뒷좌석은 키 큰 사람에게도 충분하다. 그리고 앞시트 옆구리가 바짝 서 있다. 스포티한 시트와 스티어링휠을 달고 뉘르부르크링에서 테스트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아는 스팅어가 트랙에 적합한 차가 아니라고 말한다. 어쨌든 우린 스팅어를 트랙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일이 꼬였다. 
 

 

기아가 언론에 제공한 차는 전부 시제품이었다. 첫 번째 차는 파워스티어링 고장 때문에 교체해야 했다. 두 번째 차는 미국 사양 스프링과 댐퍼가 장착되지 않아 첫 번째 차보다 더 휘청거리고 언더스티어도 컸다. 랜디는 1분 28초 90의 랩타임을 기록했다. 그는 이 기록이 스팅어의 능력을 대표하는 수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스팅어라면 1초는 단축할 수 있었을 거라고 말한다.  스팅어의 브레이크 성능은 트랙에서도 그대로였다. 우리가 측정한 이 급 차들 중 가장 뛰어난 편이었다. 하지만 그건 일부에 불과했다. 랜디는 브레이크의 지속성에 감명을 받았다. 아주 더운 날임에도 페달의 반응이 한결같았고 성능도 그대로였다. “브레이크가 굉장히 강해요. 한결같고 단단한 느낌이 신뢰감을 주죠.” 랜디의 말이다. “그리고 브레이크가 섀시를 흔들지 않아요. 패드는 열에 강한 콤파운드로 제작됐어요.” 스팅어 GT는 몇 개 모델이 지배하는, 격렬하고 치열한 세그먼트에 진입하고 있다. 스팅어가 주시하는 대상이 독일 3사 모델이든, 미국제 반란군이든 많은 것을 증명해내야 한다. “순수한 스포츠 세단을 향한 첫 번째 시도라는 측면에서 스팅어는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어요.” 랜디의 말이다. “분명히 경주용 차의 역동성보다는 편안한 승차감에 집중하고 있어요. 실제로는 이런 게 더 장점으로 작용해요. 크고 강력한 GT 모델을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고요.” 이전의 한국차와 달리, 스팅어 GT는 자동차 마니아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이 이걸 들으려고 할까?   글_Scott Evans

 

 

꼬리에 독침은 없다 옆구리를 바짝 세운 시트 덕분에 굽이진 길에서도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동급 럭셔리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스팅어를 누구와 비교할까?
365마력, 52kg·m의 힘을 내는 3.3리터 V6 트윈터보 엔진과 약 4만 달러의 기본 가격은 얼마나 훌륭한 걸까? 중형과 대형 세단 사이를 파고드는 차체 크기와 1817킬로그램의 무게를 고려하면 아주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경쟁 대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가장 확실한 경쟁자는 쉐보레 SS다. 하지만 지금은 단종됐다. 기본 가격은 약 4만8000달러였고,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 시간은 4.7초였으며, 400미터 주파 기록은 시속 175킬로미터(13.2초)였다. 시속 97킬로미터에서의 제동 테스트 기록은 33미터였으며 스키드패드에서 0.94g의 평균 횡가속도를 기록했다. 8자 트랙에선 0.78g의 횡가속도로 24.7초의 랩타임을 냈다. 닷지 차저는 스팅어보다 길이가 254밀리미터, 휠베이스는 152밀리미터 길고 무게가 136킬로그램 더 무겁다. 하지만 비교는 가능하다. 370마력 5.7리터 V8 엔진의 R/T는 5000달러 더 저렴하지만 스팅어는 스키드패드와 8자 트랙 테스트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R/T를 압도한다. 게다가 R/T는 단종됐다. 스팅어 GT를 이기고 싶다면 485마력 6.4리터 V8 엔진을 단 4만1000달러짜리 R/T 스캣 팩이 필요하다. 그런데 스팅어 GT의 인테리어가 훨씬 더 훌륭하다. 사실 기아가 바라는 건 이런 게 아니다. 그들은 독일 라이벌과 비교를 원한다. 스팅어 GT는 아우디 A5 스포트백이나 BMW 4시리즈 그란쿠페와 같은 독일제 해치백과 짝을 이룬다(참고로 크기가 더 비슷한 아우디 A7의 가격은 6만9000달러다). 아우디 A5 스포트백의 기본 가격은 4만3000달러다. 엔진은 252마력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 한 가지다. A5보다 좀 더 가벼운 A4의 결과에 따르면 스팅어가 더 빠르다. 하지만 차저와 마찬가지로 A5는 스키드패드와 8자 트랙 테스트에서 기아를 앞선다. 그런데 A5는 스팅어보다 확연히 작다. BMW 역시 작다. 하지만 약 5만 달러로 320마력 직렬 6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440i 그란 쿠페를 살 수 있다. 440i 그란 쿠페보다 더 가벼운 340i 세단을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스팅어 GT가 더 빠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아직 해치백 세단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스팅어 GT만큼의 성능을 내려면 5만4000달러짜리 AMG C 43을 구입해야 한다. 모든 테스트에서 기아를 앞서지만 역시 크기가 작다. 기아 스팅어 GT는 독일 강자들과 겨룰 자격이 있다. 그리고 이 좁은 틈새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기아 스팅어 GT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Jade Nelson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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