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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카 가이의 한 달

카 가이는 노상 자동차 생각만 한다. 집사람이 답답해하는 이유다. 지난 한 달 카 가이의 이런저런 생각을 모았다

2017.10.11

1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면서 내 기억 속의 브리사가 떠올랐다. 그 옛날 브리사는 뛰어난 세련미로 라이벌인 포니와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 1960년대는 많은 유럽의 카로체리아가 일본차를 디자인했다. 자동차는 때로 누가 디자인했는지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브리사의 원형인 마쓰다 패밀리아가 그랬다. 소문에는 베르토네 시절의 주지아로가 디자인했다는데 공식적으로는 발표하지 않았다. 나는 당시 알파로메오 줄리에타와 브리사가 같은 디자인 흐름이라고 생각했다. 브리사는 주지아로만이 디자인할 것 같은 완벽한 차였다. 그러고 보니 1970년대 서울 거리에서 주지아로의 차 2대가 서로 경쟁했으니 그의 위세를 알 만하다. 처음에는 2개였던 브리사 헤드램프를 나중에 억지로 4개까지 구겨 넣은 것은 경쟁차인 포니가 4개의 헤드램프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경쟁차에 한 가지라도 밀릴 수는 없었다. 브리사는 헤드램프가 2개인 초기 모델이 더 괜찮았는데, 이유는 브리사가 그만큼 작았기 때문이다. 영화에 나온 차는 외국에서 들여와 오른쪽 스티어링휠을 왼쪽으로 바꾸고, 아반떼 드라이브트레인을 얹어 과거와 똑같은 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속 브리사는 복원에 흠잡을 곳이 없었다. 영화 속에는 그 외에도 많은 1970년대 차를 볼 수 있어 좋았다.

 

 

2

나는 기아차의 프런트 그릴을 ‘호랑이 코’라고 하는지 ‘호랑이 입’이라고 하는지 아직도 헷갈린다. 모양은 입 모양으로 생겼는데 코라고 불러서 그런 듯하다. 기아차의 호랑이 코 그릴은 기본 형상에서 멀어질수록 멋져 보여 마음에 걸린다. 기아 차 중에서 가장 멋진 그릴은 카니발의 것이 아닌가 싶다. K7 역시 괜찮다. 호랑이 코 형상으로 보이지 않는 차들이다. 반면 스팅어나 K3 등 본래의 모습에 충실한 차들은 너무 복잡해서 세련됨이 덜하다. K9도 데뷔할 때는 거슬리던 모습이 호랑이 코 모습을 지우는 페이스리프트 이후 훨씬 나아졌다. 이상한 그릴을 만들어놓고 새 차를 만들 때마다 본래 모양을 피해 달아난다면 피곤한 일이다. 호랑이 코의 모습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도자기의 아름다운 선에서 이미지를 따왔다는 현대차의 캐스케이드 그릴 역시 마음에 차는 것은 아니다. 제네시스가 돋보이도록 현대가 일부러 뒷걸음질치나 싶었다. 기아차처럼 현대차도 앞으로 나올 차마다 그릴에 다양한 변화를 기대한다. 모든 차의 그릴이 똑같은 모양이라면 지루하다.
 

 

3

디자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쌍용 티볼리 디자인을 볼 때마다 이 차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혼란스럽다. 이건 아니다 싶은데 많이 팔리는 차라면 내가 잘못된 것이다. 대형차인 신형 렉스턴 역시 이런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렉스턴은 과연 멋진 차인가? 내 눈에는 주지아로 디자인의 구형보다 나아 보이는 점이 별로 없다. 내게 신형 렉스턴의 의미는 우리도 토요타 랜드크루저나 닛산 패트롤 같은 대형 프레임 보디 SUV를 가졌다는 데 있다. 하긴 전통적으로 쌍용 고객은 큰 차를 바라는 중장년이 많았다. 이제 그에 걸맞은 엔진 개발을 보고 싶다. 

 

 

4

국산차에 적용된 신기술이 아니면 수입차에 허락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방향을 바꾸는 헤드램프가 도입되지 않다가 국산차에 달리기 시작하자 수입차에도 달 수 있었다. 첨단 장치를 가진 수입차의 진입을 막는 것은 국산차를 보호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국산 미니밴만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데, 그 이유는 9인승 이상만 달리도록 해서다. 7인승 수입차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장벽이다. 국산차 보호법이 국산 미니밴을 매우 불안하고 비정상적인 차로 만든다. 깜박이는 노란색만 된다고 해서 미국산 차는 따로 노란색 라이트를 달아야 했다. 케이터햄은 범퍼가 없어 안 되고, 닷지 바이퍼는 머플러가 옆으로 나와서 안 된다. 어떤 병행 수입업자는 닷지 램 트럭을 수입하는데 번쩍이는 프런트 그릴이 앞차의 운전자 눈을 부시게 한다는 이유로 수입이 거절되자 검은색 스프레이를 들고 뛰었다. 그렇게 수입차 도입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데 이런 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다. 체계적인 조직의 지시로 만들어지는지, 아니면 개인적인 ‘갑질’에서 자연스럽게 유래한 것인지, 그 애국적인 행동의 시작이 궁금하다. 또 그 애국이 진정한 애국인지 살펴야 한다. 

 

 

 

 

모터트렌드, 카 가이, 자동차

 

CREDIT

EDITOR / 박규철 / PHOTO /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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