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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Lifestyle

셰프와 샴페인 여행

‘펑’ 하고 터지는 소리, 잔 위로 끓어 넘칠 듯 피어오르는 거품, 글라스 보디에 알알이 맺힌 기포, 혀 위를 구르는 기분 좋은 버블…. 샴페인의 순간에는 늘 환희의 ‘폭발’이 존재한다. 지금 가장 핫한 샴페인 바 세 곳으로 떠나는 즐거운 나들이에 소문난 와인 애호가 박준우 셰프와 동행했다.

2017.09.29

  

가장 동시대적인 유러피언 샴페인 바 
페리에 주에: 인챈팅 가든

1811년에 세상에 나온 200년 역사의 샴페인 페리에 주에. 나폴레옹 3세와 레오폴드 1세가 사랑한 샴페인으로도 유명한 이 샴페인의 진면모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탄생했다. 파라다이스 시티 루빅 3층에 자리한 ‘페리에 주에: 인챈팅 가든’이 그것. “가장 동시대적인 유럽을 반영한 느낌이네요.” 박준우 셰프는 공간을 샅샅이 훑어보며 말했다. “우리나라에 있는 유럽 콘셉트를 표방한 공간을 가보면 브라스리 같은 고전적 분위기 일색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2000년대 유럽에서 볼 법한 감각적인 바 분위기가 나요.” 페리에 주에를 상징하는 금빛 아네모네를 비롯해 브랜드 상징 컬러인 화이트, 골드, 그린을 절묘하게 활용한 이 공간은 전 세계적으로도 최대 규모의 페리에 주에 라운지다. 국내에 페리에 주에의 모든 제품을 갖춘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페리에 주에 그랑브뤼부터 벨레포크, 벨레포크 로제까지 등급을 높여가며 맛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샴페인은 식전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 세 가지 샴페인만 있으면 충분히 코스 요리를 구성할 수 있어요. 그랑브뤼에는 아뮤즈부슈와 차가운 앙트레, 따뜻한 앙트레와 생선 요리에는 벨레포크, 가금류 요리나 과일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18~19℃로 온도를 맞춘 메인 코스에는 차갑게 칠링한 로제를 곁들이면 좋을 것 같네요. 약간 조린 오렌지나 감귤을 활용한 디저트는 더 차갑게 칠링한 벨레포크 로제와 어울릴 듯하고요.” 이곳에서 샴페인을 주문하면 샴페인 잔이 주렁주렁 달린 ‘인챈팅 트리’가 서빙되는데, 보틀을 따기 전 이 화려한 테이블 세팅 앞에서 이미 축제는 시작되는 느낌이다. 실제로 페리에 주에: 인챈팅 가든은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파티가 수시로 열릴 예정. 사방에서 ‘펑!’ 하고 샴페인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또 하나의 음악이 되어 흥겨운 파티의 문도 열릴 것이다.
 

 

섬세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페리에 주에: 인챈팅 가든의 내부. 

 

 

차갑게 칠링해 조금씩 따라 마시면 샴페인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는 박준우 셰프. 2 부담 없이 편하게 마시기 좋은 그랑 브뤼. 3 차갑게 칠링한 로제는 시트러스류의 디저트와 훌륭한 합을 낸다. 

 

 

내추럴 와인이 살아 숨 쉰다
Bar 81 

1분 남짓이면 충분하다. 81층, 한국에서 가장 높은 스카이 바에 당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높이만으로도 아찔하게 취할 것 같은 300m 상공에 매혹적인 서울의 뷰를 품은 ‘바81’이 문을 열었다. “중국어로 81을 발음하면 ‘팔리(Paris와 흡사하다)’라고 하는데, 혹시 그것을 의도한 건 아닐까요?” 박준우 셰프는 바81에 들어서 한때 자신이 머물던 프랑스 파리를 떠올렸다. 에펠탑이 20세기 초 프랑스 낭만주의 시절 벨에포크를 상징했듯, 바81이 코리안 벨에포크를 대표하는 공간이 되고픈 포부를 담은 것 아니냐는 말이다. 바에 들어서면 샴페인의 기분 좋은 거품을 형상화한 반짝이는 조형물이 반기며 이곳이 ‘샴페인 바’임을 실감하게 해준다. 바81은 샴페인, 그중에서도 내추럴 샴페인에 집중하며 샴페인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포도 재배 시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샴페인 제조 과정에서도 화학 물질 사용을 최대한 배제하는 내추럴 와인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무척 뜨거운 트렌드다. “젊은 셰프나 소믈리에 사이에서도 요즘 화두가 내추럴 와인이죠.” 박준우의 말처럼, 최근 내추럴 와인을 다루는 레스토랑이나 바는 현저히 늘었지만 내추럴 샴페인에 초점을 둔 공간은 이곳이 유일하다. 바이오다이내믹 샴페인의 대표 주자 나탈리 팔메는 물론, 피노누아를 섞어 황금빛이 나는 뱅상 쿠슈 밀레짐 2003년은 바81이 추천하는 샴페인이다. 내추럴 샴페인은 아니지만 국내에 100병만 수입되어 오직 바81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모네고네 퀴베 프레스티지도 자신 있게 선보이는 보틀 중 하나. “뱅상 쿠슈 밀레짐은 기업형 샴페인보다는 맛이 다소 심심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야닉 알레노의 해산물 플래터와 함께 매치하니 합이 훌륭하네요. 광어회 같은 묵직한 회보다는 가벼운 해산물을 찌고 데쳐서 산미를 더하니 내추럴 와인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군요.” 바81 바로 옆에 자리한 미쉐린 3스타 셰프 야닉 알레노의 스테이에서 만드는 요리는 샴페인을 단지 식전주가 아닌 요리와 합이 탁월한 술로 다시 보게 만들어준다. 

갓 딴 샴페인을 잔에 따르는 유쾌한 순간. 뱅상 꾸슈 밀레짐 2003은 바 81에서 특히 추천하는 내추럴 와인이다. 

 

 

 

1 가볍게 삶거나 데친 해산물은 내추럴 와인의 심심한 맛을 보다 풍부하게 해준다. 2 술맛을 돋우는 최용준 지배인의 이야기에 푹 빠진 박준우 셰프. 호텔 바에서 20년을 일한 최용준 지배인은 샴페인에 관한 한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3 샴페인 버블을 형상화해 만든 설치물. 

 

 

이토록 캐주얼한 샴페인의 공간 
C Bar 

한남동 대사관로에 자리한 조그마한 씨 바(C Bar)는 샴페인이 비싼 술, 그래서 쉽게 즐기기 힘든 술이라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 소박한 공간이다. 이곳을 만든 주체는 EDM 뮤직 페스티벌인 ‘UMF’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DJ를 초빙해 파티를 열고, UMF 공연을 계기로 내한했다가 잼 형태로 이곳에서 디제잉을 펼치기도 한다. “샴페인을 즐기는 지인들과 소규모 파티를 열기에 제격이겠는데요? 문을 열어놓으면 편하게 서서 마시기도 하고, 닫으면 프라이빗한 분위기에서 더 과감한(?) 파티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고. 콘셉트가 아주 명확해서 매력 있네요.” 굴과 샴페인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샴페인 바가 일반적인 유럽처럼 이곳도 지나다가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다고 박준우는 귀띔했다. 씨 바는 최근 휴식기와 리뉴얼을 거치면서 ‘로제’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씨 바의 박종서 매니저는 뤽 벨레어 로제(LUC BELAIRE ROSE) 같은 로제 샴페인이나 감치아브루니 등 로제 스파클링 와인은 로제에 익숙지 않은 이도 쉽게 즐길 수 있다고 추천했다. 간단한 요리는 가져와서 먹을 수 있는 점도 이곳의 매력이다. “뤽 벨레어 로제에는 연어보다는 오히려 질 좋은 치즈에 카나페 같은 편한 주전부리가 더 어울릴 듯해요.” 박준우는 덧붙였다. 그때그때 갓 딴 샴페인으로 만드는 샴페인 칵테일도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 대표적인 샴페인 칵테일임에도 샴페인을 다루는 곳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맛볼 기회가 없는 키르 로열(Kir Royal)을 비롯해 블랙 머슬 등은 가볍게 홀짝이며 기분 내기에 아주 제격이다.
 

 

1 편하게 서서 샴페인을 홀짝일 수 있는 캐주얼한 분위기의 씨 바.천장에 달린 크고 작은 원형 조각이 샴페인 기포를 연상시킨다. 2 우아한 분홍빛을 띠는 로제 샴페인은 보는 맛을 더한다. 3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샴페인 칵테일. 

 

 

 

 

더네이버, 고메, 박준우 셰프 

CREDIT

EDITOR / 전희란 / PHOTO / 이재안 /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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