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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티구안이 커졌어요

더 넓어진 공간과 3열 의자, 더 많아진 기능까지. 그런데 힘이 달리네?

2017.09.27

폭스바겐이 1세대 티구안의 마무리에 여념이 없던 그때, 나는 휴스턴에 있는 토요타 센터를 가로질러 고등학교 졸업식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2007년 여름 윌리엄 P. 클리먼츠 고등학교의 주요 인물들과 악수를 나누던 때 울려 퍼지던 아버지의 그 활기 넘치는 휘파람 소리와 다른 가족들의 “그래! 할 수 있어!”라는 외침을 나는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한다. 600여 명의 전교생들도 아마 다 그랬을 테지만, 나는 이내 들이닥칠 성인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비록 그러한 기억들이 마치 최근 일인 것처럼 여겨짐에도, 나는 몇 달 전 고등학교 1학년 친구들의 동창회 초대장을 받고서야 시간이 꽤 지났음을 느꼈다. 우리 주변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했는지, 또 얼마나 진화할지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하지만 거의 손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들도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이 그중 하나다. 지난 2011년 단행된 부분변경을 제외하면 이 독일 크로스오버는 커다란 개선 없이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도로를 누볐다. 물론 여태까지도. 이제 2세대로 진입한 티구안은 여전히 그 유명한 MQB 플랫폼을 사용한다. 폭스바겐에 원가절감의 혜택을 안겨주고 다양한 크기의 SUV를 탄생시켰던 그 MQB 말이다. 폭스바겐은 북미시장에 티구안을 공급할 유일한 시설로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을 낙점했다. 더불어 롱 휠베이스 모델만 도입된다. 3열 의자가 들어가고 7명을 태울 수 있다. 휠베이스는 2789밀리미터, 길이는 4702밀리미터다. 휠베이스는 185밀리미터, 전체 길이는 269밀리미터나 길어졌다. 그 결과 2열 의자에는 좀 더 여유로운 다리 공간이 제공된다. 짐공간은 58퍼센트 이상 넓어졌다.덩치가 커졌다는 건 곧 무게 증가를 의미한다. 앞바퀴굴림 모델은 전 세대와 비교해 체중이 136킬로그램이나 늘었다. 네바퀴굴림 모델도 91킬로그램 이상 살집이 붙었다. 미국에 들어온 엔진은 한 가지뿐이다. 2.0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이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종전에 비해 출력은 16마력이나 떨어졌다. 다만 토크는 1.9kg·m 세졌다. 여기에 동력을 앞바퀴로 보내는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AWD 모델은 필요하면 언제든 뒷바퀴로도 힘을 전달한다. 티구안을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덴버로 향했다. 인근에 있는 프런트 산맥도 달려볼 거다. 물론 산길에서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을 모두 경험해볼 참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힘이 좀 부족하다는 게 보였다. 페달을 밟아 스로틀을 열기가 힘들다. 동력이 바퀴로 전달되기 전에 미시시피를 두 번쯤 세야 할 거다(미국의 나이가 좀 있는 세대들은 1, 2, 3, 4, 5… 이렇게 숫자로 초를 세면 점차 빨라지는 경향이 있어 미시시피, 미시시피, 미시시피, 미시시피…라며 초를 세곤 한다). 터보차저 엔진을 품었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50킬로미터 남짓까지 가속하는 감각은 오히려 시속 2킬로미터쯤 더 느리게 느껴졌다(DSG와 더 강한 출력이 고지에서 달릴 때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듯싶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내면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은 대형트럭을 신속하게 추월할 수 있다. 그래도 중속에서 재가속할 때 좀 더 힘찬 엔진이 있었으면 한다. 주행 코스 초반에 짧은 흙길이 있었다. 비록 그때는 앞바퀴굴림 모델을 몰고 있었지만 괜찮은 접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바퀴굴림 모델은 4모션 액티브 컨트롤이 들어가 있다. 눈과 포장도로, 험로, 직접 설정하는 험로 등 4가지 모드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포장도로 모드는 별도로 에코와 노멀, 스포츠, 직접 설정하는 모드를 제공한다. 시승하는 대부분은 주행 성능을 끌어올리는 스포츠 모드로 운전했다. 하지만 터보 엔진 특유의 반응 지체 현상이 조금 있는 걸 알아챌 수 있었다. 조향감은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모두 꽤 가벼웠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 서스펜션은 도로 위 굴곡을 잘 흡수했다. 더 나은 효율을 얻기 위해 모든 모델에 오토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갔다. 물론 버튼 하나로 작동을 멈출 수도 있다. 당초 예상한 연비는 리터당 12.8킬로미터 정도였다. 반면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인증한 앞바퀴굴림 모델 연비는 시내, 고속도로, 복합 순으로 리터당 각각 9.4, 11.5, 10.2킬로미터다. 네바퀴굴림 모델은 같은 기준으로 리터당 각각 8.9, 11.5, 9.8킬로미터다.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을 품은 혼다 CR-V(앞바퀴굴림 모델 기준 리터당 각각 11.9, 14.5, 12.8킬로미터)와 차이가 적잖다.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포드 쿠가와 토요타 RAV4 역시 독일산 경쟁 상대보다 좀 더 나은 효율을 보여준다. EPA 인증 연비는 리터당 각각 9.8, 12.8, 11.1킬로미터다. 티구안은 총 네 가지 세부 모델이 있다. S와 SE, SEL이 있고 SEL에 프리미엄 패키지를 더한 모델까지다. 모두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앞바퀴굴림 모델엔 3열 의자가 기본이다. 네바퀴굴림 모델은 500달러를 더 지불해야 얻을 수 있다. 2열 좌석은 키가 183센티미터 정도 되는 내게도 머리와 무릎 공간 모두 넉넉했다. 장담하건대 3열에는 오직 아이만 앉힐 수 있을 거다. 머리와 무릎 공간이 극히 협소하다. 모든 트림에는 후방 카메라와 루프 레일, 2차 충돌 예방 자동 제동 장치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2차 충돌 예방 자동 제동 장치는 에어백이 전개됐을 때 스스로 제동하는 시스템이다. 사고 후 운전자가 정신을 잃어 제동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시승에 나섰던 모델은 SEL과 SEL 프리미엄이다.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 계기반이 들어간 신형 디지털 콕핏은 즐거운 경험을 선사했다. 아우디 버추얼 콕핏과 비슷하게 작동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작동하면 운전자는 계기반 화면으로 지도를 볼 수 있다. 덕분에 안내를 따르기도 쉽다. 다만 지도 그래픽은 구글 맵의 위성 이미지만큼 세련되진 않았다. 아우디에서 가져온 것 같다. 하지만 속도계와 태코미터 등 그 밖의 화면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모든 모델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이 센터페시아 위쪽에 들어간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미러링크 등을 지원하는 앱 커넥트가 설치돼 있다. SEL 프리미엄은 펜더(Fender)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기본이다. 스피커 9개와 서브우퍼까지 넣었다. 2018년형 폭스바겐 티구안의 기본 가격은 2만6245달러다. 경쟁 모델보다 조금 더 비싸다. 하지만 3열 의자를 갖춘 닛산 로그와 비교하면 가격이 조금 낮다. SEL 프리미엄에 AWD를 선택했을 때 가장 비싼데 가격이 3만8450달러까지 뛰어오른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다양하다. 1200달러면 앰비언트 라이트가 들어간 파노라믹 선루프를 추가할 수 있고, 850달러면 드라이버 어시스트 패키지도 넣을 수 있다. 자동으로 열리는 전동식 트렁크 문짝도 선택 가능한 옵션이다. R라인 패키지는 내년에 도입된다. SEL에 1795달러를 추가하면 된다. 프리미엄 패키지라면 300달러 미만으로 R라인을 가질 수 있다. 안전장비는 사각지대 감지장치와 자동 제동 기능이 들어간 후방 추돌 경고장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주변 360도를 보여주는 버드아이뷰 카메라, 알아서 서고 가는 것까지 가능한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자동 후방 제동 기능이 포함된 주차 거리 컨트롤, 보행자를 감지하는 전방 보조 시스템까지 아우른다. 가장 관심이 높고 가파르게 성장하는 세그먼트에서 거의 10년쯤 같은 제품을 판매한 폭스바겐은 이제 좀 더 숙성된 티구안을 소개했다. 보다 크고 대담해졌다. 미국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학창 시절 친구와 내가 10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티구안도 새로운 무대에서 펼쳐질 삶의 시작을 매우 갈망하고 있을 거다.   
Miguel Cortina

 

오직 아이들만 티구안은 분명 7인승이지만 3열은 성인에겐 터무니없이 좁은 공간이다. 오직 작은 아이들이나 뒤에 앉힐 수 있을 듯.

 

숫자로 보는 티구안    
폭스바겐 티구안은 미국에서 동급 경쟁모델에 비해 더 많이 팔려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하지만 크로스오버 모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티구안 판매량 역시 증가 추세다. 전 세대이긴 하지만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던 2016년에는 미국에서만 총 4만3638대가 팔려나갔다. 2015년과 비교하면 무려 21.7퍼센트나 증가한 수치다.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은 전 세계로 판매되는 티구안 생산량 중 상당수를 독일에서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으로 이전했다. 이 물량은 북미와 남미 시장에 두루 공급될 예정이다. 푸에블라 공장에서는 하루 500대의 티구안을 생산할 수 있다. 연간 15만 대를 쏟아낼 수 있는 설비가 갖춰졌다. 높아진 생산 능력은 혼다와 토요타 같은 시장 강자들의 판매량을 끌어내릴 수도 있다. 참고로 SUV 판매량을 살펴보면 2016년 혼다는 전 세대 CR-V를 미국에서 총 35만7335대 판매했다. CR-V는 신형이 투입된 2017년에도 페이스를 이어갔다. 출시 후 첫 5개월간의 실적은 15만8914대. 하지만 크로스오버 시장 전반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기술에 능통하다 12.3인치 화면으로 구현되는 계기반에 지도가 표시된다. 덕분에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따라가기에 좀 더 편리하다. S 트림 이상이면 센터페시아에 8인치 터치스크린도 들어간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티구안

 

CREDIT

EDITOR / 김형준 / PHOTO /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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