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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Lifestyle

중간 쉼표

때로는 목적지가 아닌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만난 음식과 장소가 더 생각날 때가 있다

2017.09.13

24절기 중 입추가 지나고,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따가웠던 햇볕은 누그러졌고 숨을 턱턱 막던 여름 공기는 한 걸음 물러갔다. 그렇게 문밖에는 서서히 가을이 오고 있다. 가을은 높은 하늘을 지붕 삼아 선선한 바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모터사이클의 계절이다. 무더위 때문에 땀으로 온몸을 적실 일도, 갑작스러운 비로 옷을 적실 일도 없다. 그저 가을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계절 그 자체를 즐기면 될 일이다. 이맘때 모터사이클이 몰리는 도로가 있다. 강원도로 향하는 6번 국도. 저마다의 목적지를 따라 6번 국도를 달린다. 누구는 바다를 보기 위해 강릉으로 떠나고, 누구는 오프로드를 달리기 위해 평창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각기 다르지만 함께 공유하는 몇몇 장소가 있다. 바로 양평과 용문이다. 양평에는 ‘양평 만남의 광장ʼ(일명 양만장)이, 용문에는 강원도로 떠나는 라이더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줄 ‘회령손만두국’이 있다.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회령손만두국’은 6번 국도를 따라 쭉 가다가 용문휴게소를 지나면 만날 수 있다. 가게에 들어가면 사진 수백 장으로 채워진 벽면을 볼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라이더들과 그들의 모터사이클을 찍은 사진이다. 주말에 방문하면 사진 속 모습을 가게 앞 주차장에서 실제로 볼 수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손만둣국과 회령식 뚝배기다. 이름도 생소한 회령식 뚝배기는 육개장과 같은 빨간 국물에 만두 몇 개를 으깨서 풀어 먹는 음식이다. 회령에서도 그렇게 먹는지는 모르겠지만 얼큰한 맛이 제법이다. 이북식 손만둣국은 맑은 국물에 만두 몇 개를 넣고 별다른 고명 없이 깔끔하게 나오는 게 특징이다. 일반 만둣국처럼 육수에 만두를 넣고 끓이지 않는다. 얇은 만두피가 물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따로 찐 만두에 한우 양지와 채소만으로 맛을 낸 육수를 부어 내놓는다. 평양냉면 육수처럼 심심하지만 깊은 맛을 낸다. 만두를 자세히 보면 빗는 방식이 우리가 알던 일반적인 만두와 조금 다르다. 마치 복주머니를 연상시킨다. 복주머니 안은 당면과 두부, 고기와 숙주 등으로 만든 소로 가득 채웠다. 만두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숙주를 갈지 않고 만두 속에 그대로 넣어 식감 또한 살아 있다.


용문 끝자락을 지나다 보면 빈티지 카메라 ‘롤라이 플렉스’를 닮은 특이한 건물 하나가 있다. ‘꿈꾸는 사진기’라는 작은 카페다. 외관이 카메라 모습이라고 해서 카메라 관련 테마 카페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꿈을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자신의 꿈을 사진으로 남기고 그 꿈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곳이다. 위인전에 나올 만한 대단한 꿈을 이야기하는 곳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꿈을 이야기한다. 문을 연 지 3년 정도 됐지만 한국 사람들보다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더 인기다. 사장님은 말한다.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자신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잊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이 써놓은 꿈을 살짝 엿보면, 어릴 적 잊고 지냈던 소박한 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회령손만두국의 만두와 육수, 김치는 모두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정성까지 더했으니 맛은 안 봐도 비디오다. 가격도 무척 혜자스럽다.

회령손만두국
위치 경기 양평군 용문면 용문로 827
문의 031-775-2955
영업시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모터트렌드, 용문맛집, 회령손만두국

CREDIT

EDITOR / 김선관 / PHOTO / 김병성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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