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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제법이네 혼다

혼다의 최신형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우리 곁에 한 걸음 더 다가왔다

2017.09.12

2017년형 혼다 클래리티의 가속페달을 밟는다. 차는 앞으로 달려나가고 들려오는 건 그저 전기 터보 컴프레서에서 울려 퍼지는 “윙” 하는 소리뿐이다. 하지만 차 안에선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수소와 공기가 연료전지 안으로 흘러 들어가고, 그 기체들은 전기와 열에너지로 전환된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은 순수한 물뿐이다. 이는 그 자리에서 마실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혼다는 이 첨단 기술에 승부를 걸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최신형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클래리티다. 클래리티는 2008년 독창적인 기술 실험을 통해 극적으로 세상에 첫선을 보였고, 이제는 자동차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클래리티 플랫폼의 프런트 서브프레임과 메인 프레임, 리어 서브프레임 등은 충분한 충돌 강성을 제공하기 위해 서로 조밀하게 연결돼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이렇게 움직인다
신형 클래리티의 보닛 안에는 일반 자동차의 엔진과 비슷한 것들이 들어 있다. 동력전달장치는 전력제어장치 위에 올려져 있는데 제어장치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에서 나오는 전기를 증폭하고 제어한다. 전지 하나의 두께는 1밀리미터. 이전보다 약 20퍼센트 줄어 전지 스택 전체 크기가 약 33퍼센트 작아졌다. 그리고 이제 전체 발전 용량의 30퍼센트 이하만 사용해도 차를 움직일 수 있다. 연료전지는 테플론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olytetrafluoroethylene)’으로 만들어진다. 마치 음식을 싸는 투명한 비닐 랩과 비슷한 모양인데, 여기서 수소와 공기를 물과 전기로 변환한다. 전기 터보 컴프레서는 내연기관의 터보차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전지 안으로 공기를 밀어 넣어 출력을 끌어올린다. 파워트레인은 고출력 AC 가변 전기모터와 변속기, 그리고 출력제어장치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장치들이 빈틈없이 엮여 있지만 크기는 혼다의 6기통 휘발유 엔진보다 더 작다.


클래리티의 바닥에는 1.7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자리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전기를 충전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연료전지 스택과 함께 차의 회생제동이나 급가속을 돕는다. 서로 연결된 각기 다른 크기의 알루미늄 탱크는 1만psi의 압력으로 수소연료를 저장하며 뒷좌석 아래와 뒤에 각각 하나씩 장착돼 있다. 이런 배치를 통해 클래리티는 연료전지 자동차 최초로 성인 5명을 태울 수 있게 되었다. 트렁크 크기는 334리터. 수소 탱크 때문에 조금 작은 편이긴 하지만 크게 부족하진 않다.


연료전지의 수나 크기가 줄었지만 출력이 하락하진 않았다. 혼다는 ‘기술의 혼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오히려 출력을 1.5배나 끌어올렸다. 클래리티는 최고 175마력, 30.6kg·m의 힘을 낸다. 1회 충전 이동가능거리는 590킬로미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모델 중에서는 최고의 기록이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연료, 즉 수소를 충전하는 데 가솔린차나 디젤차처럼 3~5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수소 충전소의 대부분은 LA와 샌프란시스코 주변에 몰려 있다. 그래서 혼다는 클래리티를 36개월간 임대하는 사람에게 1만5000달러에 상당하는 충전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바람을 가르는 차체
2017년형 클래리티에는 공기역학 관련 기술이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각 휠아치 앞에 있는 에어커튼은 앞쪽에서 오는 공기를 휠 바깥쪽으로 흘려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혼다는 어큐라 NSX에도 이와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바닥을 평평하게 다져 공기 흐름을 개선했다. 슈퍼카나 레이스카에 흔히 적용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세단의 공기역학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흔히 ‘수직 소용돌이(Vertical Vortexes)’라고 불리는 현상 때문에 곤란을 겪는다. 이는 지붕 위를 지나는 공기와 차체 옆면을 지나는 공기 사이에 속도 차이가 생길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차체 뒤쪽이 크게 흔들리며 공기저항이 늘어난다. 클래리티 개발진은 뒤 펜더에 홈을 파서 차체 위쪽과 옆면을 타고 흐르는 공기의 속도를 비슷하게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물론 뒷바퀴 윗부분을 조금 가리는 작은 휠 커버도 이런 현상을 줄이는 데 한몫한다. 

 

 

클래리티에는 ‘플라스마 클러스터’와 같은 첨단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플라스마 클러스터는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를 이온화해 각종 병균이나 세균 등을 제거한다.

 

조용하고 멋진 실내
혼다는 클래리티를 미래의 차처럼 보이려 애쓰지 않았다. 토요타의 연료전지 자동차 미라이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실내에 ‘울트라스웨이드’나 ‘프라임 스무스’와 같은 친환경 소재를 대거 사용했다. 기능적으로 뛰어날 뿐 아니라 혼다가 사용하는 것 중 가장 세련되며 값이 비싼 소재들이다. 스티어링휠은 두툼하고 묵직하며 각종 제어장치들 역시 고급스럽다.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차의 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 등이 표시되며 직관적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혼다 기술진은 실내 소음을 줄이는 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료전지 자동차는 전기차만큼 소음이 적어 탑승자들이 다른 잡소리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술진은 카펫을 여러 겹 깔고 바퀴 주위에는 방진제를 붙이는 등 다양한 소음 흡수 소재와 장치들을 동원해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클래리티는 풀 옵션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기본 가격은 5만8490달러. 캘리포니아의 경우 월 369달러의 임대 비용으로 차선이탈 방지장치, 차선유지 보조장치, 충돌완화 제동장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과 같은 첨단 안전장비를 기본으로 장착한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그럼 안정성은 어떨까?
우리는 미라이와 클래리티를 차례로 시승했다. 덕분에 두 차의 철학 차이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쭉 뻗은 도로를 일정한 속도로 달릴 때 두 차는 모두 편안했다. 하지만 클래리티는 굽이진 도로에서 조금 더 탄탄한 몸놀림으로 운전자에게 신뢰감을 심어주었다. “우리 목표는 동급 최고의 섀시였습니다. 친환경을 지향하는 차라고 재미가 없어지는 건 원하지 않았어요.” 섀시 개발을 책임지는 아츠미 요시히로의 말이다. 아츠미는 운전 재미를 위해 ‘센시티브 프리퀀시 리스폰스 댐퍼’라는 서스펜션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서스펜션은 고성능 차에 사용되는 마그네틱 댐퍼처럼 값비싼 장비가 아님에도 스스로 노면의 상황을 살피고 그에 맞게 댐핑 압력을 조절한다. 덕분에 클래리티는 차체를 미라이보다 더 정교하게 제어하고 동시에 세련되고 매끄러운 주행 감각을 자랑한다.


클래리티의 리어 서브프레임에는 다른 주요 프레임과 이어진 보호판과 스트럿이 포함되어 있다. 충돌 시 고압 수소 탱크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무게는 늘어나지만 그래도 중형차 수준인 1890킬로그램이다. 클래리티는 이를 충분히 감당할 만큼의 출력을 낸다. 가속 감각은 전기차와 비슷하다. 발진 가속이 빠르고 속도가 붙을수록 가속력이 둔화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경쾌한 감각이 조금 더 높은 속도까지 유지된다. 직접 구동 방식의 1단 변속기 덕분에 가속에 끊김도 없다. 또한 회생제동 장치와 기계식 제동장치의 결합도 아주 매끈하다. 어떤 속도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인다. 

 


연료는 이렇게 채운다
우리는 수소가 다 떨어져가는 클래리티를 몰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26개의 충전소 중 한 곳에 가 내연기관차의 연료를 채우듯 수소를 충전했다. 충전 방법도 그리 특별할 게 없다. 주유 캡을 열고 충전용 주입기를 꽂은 후 방아쇠가 고정될 때까지 당기면 수소가 충전되기 시작한다.


사실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시장에 선을 보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혼다는 이 특별한 파워트레인의 친환경차가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되고 운전 재미까지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앞으로 순수 전기차 클래리티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클래리티까지 제품군을 확장할 예정이다. 첨단 수소연료전지 기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혼다. 그들의 다음 도전은 연료전지 스포츠카일지도 모른다. 그거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바다.  
글_michael whiteley(<Automobile> 객원 에디터) 

 

 

 

 

 

모터트렌드, 혼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julia lapalme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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