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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Stars&People

짐 해킷은 절대 안 된다는 이들에게

솔직히 말해보자. 자동차 회사의 CEO는 꼭 업계 출신이어야만 할까?

2017.09.07

포드자동차가 CEO 마크 필즈의 전격 경질을 발표한 이후 후임자로 지목된 전 스틸케이스(다국적 사무가구 제조사)의 수장 짐 해킷의 자격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왜 논란이 돼야 하지? 


포드 자회사인 모빌리티 서비스에서의 짧은 경력과 경영진에 참여한 몇 년간의 경험을 제외하면 해킷은 자동차업계 경력이 거의 전무한 인물이다. 보수 언론은 이번 결정이 포드의 종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게 뭔 일이래? 파일 캐비닛이나 만드는 회사 매니저에게 야생마(포드)의 부활을 맡기겠다고? GT와 GT350의 심장에 말뚝을 박아버리겠다는 얘기 아냐?” 워워.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 


해킷과 필즈는 물론 앨런 멀럴리와 창업자 빌 포드에 이르기까지 포드의 역대 CEO 4명은 모두 자동차업계 출신이 아니다. 물론 그들 모두 근사한 차체 실루엣과 으르렁대는 엔진음의 열렬한 지지자들이긴 했지만 차량 엔지니어, 생산직, 제품 플래너 혹은 디자이너 등 차량에 관련된 구체적 경력을 갖고 있지 않다(하지만 멀럴리는 항공우주공학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뼛속 깊이 포드의 지지자였던 필즈 역시 업계 출신은 아니었다. 그는 위기관리와 마케팅의 귀재로, 설득력 넘치는 프레젠테이션으로 경영진을 매혹시키며 먹이사슬의 정점까지 올라선 인물이다. 타이밍 역시 그의 편이었다. 당시 포드 자회사였던 마쓰다에선 천재로 불린 두 인물 필 마틴스와 마틴 리치가 1세대 마쓰다3를 비롯한 훌륭한 모델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또 필즈가 합류할 당시 포드 유럽 지부에선 이전 CEO인 닉 실리와 제조업계의 거목 데이비드 서스필드가 회사 구조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다. 


물론 필즈는 환상적이라 평가받은 줌줌(Zoom-Zoom) 마케팅을 책임지며 마쓰다3를 전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의 톱 위시리스트에 올리는 데 공헌했다. 또 신형 F 시리즈 픽업트럭 개발에 거금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F 시리즈 슈퍼듀티 모델은 2017년 <모터 트렌드> ‘올해의 트럭’에 선정됐다). 이렇듯 필즈는 여러 훌륭한 업적을 달성했지만 월스트리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으며 최근 정기총회에서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함으로써 해고됐다. 


해킷 얘기로 돌아가보자. 그의 짧은 자동차업계 경력이 정말 포드에 해가 될까? 그럴 리 없다. 물론 홈 디포 출신 밥 나델리와 바슈&롬 출신 론 자렐라가 각각 크라이슬러와 GM에서 보여준 행보는 준비되지 않은 ‘신입생’이 자동차업계라는 복잡다단한 필드에 머리를 들이밀었을 때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멀럴리가 포드에서 보낸 임기 기간은 훌륭한 성공사례라 볼 수 있다. 그는 취임 당시 자동차에 관한 지식이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그랬다. 당시 갓 불황을 빠져나온 회사의 상태는 엉망이었다. 시장이 붕괴되기 몇 년 전부터 가문의 보석들을 담보로 잡아가며 겨우 파산을 면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제트 여객기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는 멀럴리는 포드에 들어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차 제조가 그보다 더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캐치해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다음부터다. 자신의 경험 부족을 정확히 인지한 멀럴리는 자신을 도와줄 업계 전문가들을 주위에 포진시켰다. 멀럴리는 업계 사람들의 반감을 사는 대신 그들을 포용한 것이다. 덕분에 포드는 다시 비상할 수 있었다. 


닛산의 구세주 카를로스 곤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그 역시 커리어 대부분을 자동차 회사가 아닌 미쉐린에서 보냈다. 물론 그를 대표하는 수식어는 ‘비용 절감의 대가’일 터지만 곤이 닛산에서 내린 최초의 결정은 Z 시리즈를 부활시키는 것이었다. 


업계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기억해야 한다. 다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비즈니스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생산직 출신자들의 잘못된 도박으로 큰 대가를 치렀다. 즉 그들의 리더가 사무용품 업체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종말을 예언하는 건 너무 섣부른 판단이다. 해킷이 멀럴리의 성공사례를 본받아 자신의 주위를 업계의 신진 전문가들로 채워나간다면 포드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이미 해킷 주위에는 ‘업계 출신’ 톱 랭커들이 즐비하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누구의 조언을 신뢰할 것인지 가려내는 것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회사, 짐해킷

CREDIT

EDITOR / Mark Rechtin / PHOTO / PR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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