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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짱짱한 코나씨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선발대가 잔뜩 긴장해야 할 만큼 짱짱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2017.08.30

하도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것 같은 얘기를 또 해야겠다. 지금 소형 SUV 시장이 매우 뜨겁다. 아마 이 조사 내용도 들었을 테지만 대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확실한 조사이기에 다시 꺼내본다. 현대차가 코나 출시 행사에서 밝힌 내용인데,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 기관 IHS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10년 48만5000여 대였던 글로벌 소형 SUV 시장 규모가 2016년 463만7000여 대로 6년 동안 열 배 가까이 커졌다. 전 세계에서 판매 중인 소형 SUV 모델 수도 크게 늘었다. 2014년에는 52종이었는데 올해는 80종이 넘었다. 이건 비단 해외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국내 소형 SUV 시장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5년 판매대수가 8만6233대였는데 지난해 10만7295대로 훌쩍 높아졌다. 이렇게 뜨거운 시장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건 정말 바보 같은 일이다. 현대 코나가 늦게라도 이 시장에 뛰어든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늦게 뛰어들었다는 건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이 시장에 버티고 있는 경쟁자들을 압도할 만한 확실한 무기가 있지 않으면 이 뜨거운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늦게 뛰어들었기에 얻는 이득도 있다. 시장 상황을 꼼꼼히 파악하고, 경쟁자들의 실수를 거울삼아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다면 승산은 있다. 사실 현대차가 이 급의 SUV를 만들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국내에 선보이지 않았을 뿐 해외에서는 이미 ix20이란 이름의 소형 SUV를 팔고 있다. 완전 신입을 겁도 없이 시장에 덜컥 내놓진 않았단 뜻이다.


현대차 담당자는 꿈과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건전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감성을 지닌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보고 코나를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젊고(혹은 젊게 살고) 도전적인 사람들이 타는 소형 SUV로 보이도록 디자인했단 뜻이다. 실제로 얼굴을 보니 그런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가늘고 긴 LED 주간주행등 아래 네모난 헤드램프를 달아 눈매가 날카롭고 공격적이다. 휠 하우스를 감싼 검은색 몰딩이 헤드램프까지 이어져 한층 당당한 인상을 풍긴다. 두툼한 범퍼 아래 자리한 캐스케이딩 그릴이 암팡진 얼굴을 완성한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얼굴이다. 날렵한 주간주행등을 얹은 건 신의 한 수 같다. 뒷모습 역시 밋밋하지 않다. 앞범퍼에서 휠 하우스와 도어 아래를 지나 뒤까지 연결되는 검은색 몰딩이 개성을 더한다. 주간주행등보단 조금 도톰하지만 그래도 날렵한 테일램프가 역동적인 느낌마저 준다. 지붕과 해치도어가 맞닿는 부분에 상어 지느러미를 본뜬 장식(옆에서 보면 비슷하다)을 덧대 실루엣이 지루하지 않다. 

 

날카롭고 날렵한 느낌의 겉모습에 비해 실내는 부드럽고 차분하다. 대시보드 양쪽에 자리한 둥근 송풍구와 모서리를 둥글린 중앙 송풍구, 둥근 버튼과 모서리가 둥근 모니터가 귀여운 분위기마저 풍긴다. SUV지만 차고가 높지 않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시트 포지션이 덩달아 낮지 않아 적당히 높이 앉아 달리는 SUV의 맛은 느낄 수 있다. 시승차는 등받이 옆구리와 방석 양옆이 살짝 불룩한 가죽 시트를 달았다. 쿠션이 적당히 탄탄하고 등받이가 몸을 잘 지지해 앉았을 때 꽤 편하다. 새 차나 남의 차를 탔을 때 느껴지는 어색함이 전혀 없다. 시동버튼을 눌러 잠들어 있던 엔진을 깨웠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7kg·m를 내는 1.6리터 휘발유 모델이다. 오른발에 힘을 주자 조용했던 엔진 소리가 조금 사나워지면서 차체가 앞으로 훅 튀어나간다. 터보차저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 엔진에 힘을 더하는데 가속 성능이 제법이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RPM 게이지가 순간적으로 높아지면서 시속 170킬로미터까지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가속감이 시원하고 통쾌하다. 스티어링휠이 가볍고 나긋나긋한데 하체도 묵직하지 않아 달리기가 전반적으로 경쾌하다. 그리고 매끈하다. 온몸이 짜릿짜릿하거나 저릿한 정도는 아니지만 이 급의 소형 SUV치고 꽤 준수한 달리기 실력이다. 가벼운 느낌 탓에 고속으로 달릴 때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불안해 죽겠는 정도는 아니다. 

 

시승차는 노면 상태나 주행 상황에 따라 네 바퀴에 적절히 구동력을 배분하는 전자제어식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얹었다. 랜드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처럼 노면 상황을 고를 수 있는 버튼은 없지만 기어 레버 오른쪽에 4WD 록 버튼이 있다. 코나가 본격적인 오프로더는 아니지만 달리다 보면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마주할 수 있다. 뭐든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든든하다. 참, 기어레버 왼쪽엔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와 에코, 스포츠 세 가지인데, 스포츠로 바꾸면 스티어링이 조금 묵직해지고 엔진 소리도 조금 거칠어진다. 컴포트 모드에선 더없이 조용하고 매끈하다. 과속방지턱을 꿀꺽 삼키고, 울퉁불퉁한 노면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승차감이 한없이 매끈한 건 아니지만 노면 상황을 그대로 엉덩이에 전하진 않는다. 이만하면 승차감도 훌륭하다. 뒷자리도 생각보다 넉넉하다. 덩치가 있는 남자라면 무릎공간이 빠듯할 수도 있겠지만 키 160센티미터에 표준 몸무게를 지닌 난 뒷자리에 앉았을 때 무릎공간에 꽤 여유가 있었다. 방석 길이도 적당하고, 뒷자리 등받이가 살짝 뒤로 누워 있어 앉았을 때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뒷시트는 6대 4로 나눠 접을 수 있는데 시트 어깨에 달린 레버를 당기면 한 번에 접힌다. 뒷자리를 접으면 트렁크와 높이가 같아져 물건을 싣기도 좋다. 단, 뒷자리에 열선과 통풍 시트가 없고 에어컨 송풍구도 없는 건 아쉽다.   
 

작은 차에서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안전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은 차는 큰 차보다 덜 안전할 거라 짐작한다. “저희는 작은 차는 안전하지 않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새로 개발한 플랫폼에 초고장력강을 듬뿍 사용했습니다. 연결 강성을 높이는 구조용 접착제도 아끼지 않고 사용해 비틀림 강성을 동급의 경쟁차에 비해 20퍼센트 이상 높였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나의 도어 안쪽에 현대차 최초로 인장강도가 제곱밀리미터당 120킬로미터에 달하는 초고장력강 사이드 패널을 붙여 안정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아직 유로 NCAP와 IIHS(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의 충돌 테스트를 받지 못해 점수를 알려줄 수 없는 걸 아쉬워했다. 


문제는 차값이다. 코나에는 모두 여섯 가지 모델이 있는데 1.6리터 휘발유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얹고 직물시트를 챙긴 가장 아랫급 스마트가 1895만원이다. 가죽시트와 앞자리 열선시트를 챙긴 모던은 2095만원, 앞자리 통풍시트와 열선 스티어링휠을 포함한 각종 옵션을 그득하게 챙긴 프리미엄은 2425만원이다. 여기에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뽑아내며 연비는 시내와 고속도로, 복합이 각각 리터당 15.8, 18.2, 16.8킬로미터인 1.6리터 디젤 엔진(195만원)이나 네바퀴굴림 시스템(180만원), 선루프(45만원) 등 개별 옵션을 넣다 보면 값이 훌쩍 치솟는다. 참고로 시승차는 프리미엄 모델에 플래티넘 패키지Ⅰ, 현대 스마트 센스Ⅲ, 인포테인먼트 패키지까지 실어 차값이 2800만원이다. 현대 스마트 센스는 차선을 벗어나면 소리로 경고하는 차선유지 어시스트(차선 안으로 밀어 넣어주진 않는다)와 전방 충돌방지 어시스트, 후측방 충돌경고 어시스트 등 다양한 안전장비를 포함한 옵션이다. 

 

지붕과 해치도어가 맞닿는 윗부분에 상어 지느러미를 본뜬 장식을 더했다. 옆에서 봤을 때 라인이 지루하지 않고 개성 넘친다. 

 

지금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모델은 쌍용 티볼리다. 티볼리는 지난 7월에만 4479대가 팔려 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후발 주자인 코나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같은 달 3145대로 티볼리를 바짝 쫓았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인다는 건 둘 중 하나다. 제품이 정말 좋거나 마케팅을 정말 잘했거나. 케이블 TV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림 보는 건 정말 어려워요. 그래서 전 미술관에 갈 때마다 이 그림 중 단 하나만 집에 걸 수 있다면 뭘 걸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요. 그럼 훨씬 좋은 그림을 선별할 수 있거든요.” 자동차를 이 질문에 맞춰보니 “그 차를 사고 싶은가? 사고 싶지 않나?”로 좁혀진다. 코나를 보는 내 대답은 “사고 싶어”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짱짱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HYUNDAI KONA 1.6T GD
기본 가격 1895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A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4기통 1.6ℓ DOHC 터보, 177마력, 27kg·m 변속기 듀얼 클러치 7단 자동 공차중량 1320~1460kg 휠베이스 2600mm 길이×너비×높이 4165×1800×1550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0.0~11.4, 12.4~14.9, 11.0~12.8km/ℓ CO₂ 배출량 128g/km

 

모터트렌드, 현대차, 코나, 소형SUV

CREDIT

EDITOR / 서인수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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