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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강철 뼈대를 단 두 차, 승자는?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강철 뼈대를 사용하는 두 차를 비교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과거와 현재의 비교가 돼버렸다

2017.08.16

예전 SUV들은 대부분 강철 프레임 보디를 사용했다. 거친 노면을 달리기 위해선 모노코크보다 비틀림 강성이 더 높은 프레임 섀시가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주변에선 프레임 보디 SUV를 찾기 힘들다. 무게와 조종성에서 모노코크보다 불리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비 패턴의 변화도 큰 역할을 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SUV를 비포장길을 달리기 위한 자동차로 생각하지 않는다. 정통 오프로드 브랜드 랜드로버도 신형 디스커버리도 모노코크를 사용할 정도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SUV가 드물어지는 시점에서 우리는 두 대의 프레임 보디 SUV를 비교하기로 했다. 쌍용 G4 렉스턴과 기아 모하비. 세상 모두가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두 대의 자동차는 굳건히 프레임 보디를 깔고 있다. 이유와 장점이 있으니 가벼운 모노코크 대신 강철 프레임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유를 찾고자 두 대의 차를 불러들였다. 

 

큰 버튼과 보기 편한 센터페시아지만 구성이 지루하고 소재가 고급스럽지 못하다.

 

주행 품질 및 핸들링
김형준 편집장이 G4 렉스턴에서 내려오면서 말했다. “이 차에는 댐퍼가 없어?” 그 정도로 이 차는 진동이 심하다. 노면에 무엇이 있는지를 일일이 알 수 있을 정도다. 렉스턴의 진동은 모하비와는 반대로 부싱류가 작거나 단단해서 전달되는 것으로 느껴진다. 서스펜션도 모하비에 비하면 확실히 단단하다. 노면 진동을 흡수하는 데는 커다란 타이어가 상당한 역할을 하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3000rpm 이상에서 들리는 엔진 공명음도 크다. 시트도 보기보다 푹신한 편이 아니어서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이 작지 않다. 쉽게 피곤해질 수 있는 승차감이다. 다행인 것은 시끄럽진 않다는 정도다.


그러나 단단한 연결부들은 조종 감각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물론 록투록이 3바퀴가 넘는 느린 조향 기어비가 차체 움직임을 느리게 느끼게 한다. 일반 승용차 감각으로 운전대를 돌리면 차가 매우 느리게 돈다. 언더스티어는 아니다. 의외로 렉스턴의 온로드 주행 감각은 이해하기 쉽다. 큰 차체에 프레임 보디라는 특성 때문에 부드러운 조작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지만 슬라럼과 같은 움직임이 큰 상황에선 타이어의 사이드 월이 비틀어지는 느낌이 운전대로 전달될 정도로 조종 감각이 살아 있다. 하지만 앞뒤 바퀴의 접지력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서 차체 거동이 한계 상황에서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은 덜 숙성된 것이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부싱은 오프로드에서는 큰 골칫거리다. 작은 돌멩이의 감촉까지 운전자에게 모두 전달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정보에 진짜 필요한 접지감 같은 섬세한 감각은 이미 떠내려간 지 오래다. 렉스턴은 모하비와는 반대로 조금 더 느슨하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세팅에서 차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와 반응을 이해한다면 어디까지 풀어주면 적절할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렉스턴에게는 아직 발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모하비는 진동과 소음 차단이 숙성의 정점에 달한 듯하다.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도 매끄럽게 돌아가고 객실을 소음과 진동에서 거의 완벽하게 차단했다. 바퀴가 구르는 느낌도 매끄럽다. 바퀴로부터 승객까지 사이의 모든 연결부에 진동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엄청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고 바퀴가 구르는 순간의 느낌은 고급 리무진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하지만 노면 이음새와 요철 등을 만나는 순간 리무진의 평화는 산산조각이 난다. 바퀴부터 시작해 모든 부품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듯 모두 제각기 흔들린다. 그래서 요철을 만날 때의 흔들림도 문제지만 다음의 여진이 훨씬 거슬린다. 진동 차단용 고무 부싱이 지나치게 무르다는 느낌이다. 김선관 기자가 “마치 물침대에 올라탄 기분”이라고 한 것, 류민 기자가 “댐퍼가 리바운드를 잘 잡아주지 못한다”고 말한 것도 승차감 위주의 무른 서스펜션 세팅 때문이다. 그래서 요철을 만나면 주행 안정성이 급격히 흔들린다. 사실 차체가 진행하는 궤적을 그대로 유지하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모두 흐트러지고 차체의 진동이 심해지니 신뢰가 사라지는 것이다.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 사이의 좀 더 세심한 타협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모하비의 우수한 진동 차단 성능은 오프로드에서 확실히 제 몫을 한다. 자갈과 깨진 돌이 가득한 비포장에서도 모하비는 거친 지면은 깨끗하게 걸러내고 굴곡에만 집중하며 오프로드를 주파할 수 있었다. 확실한 것은 네 바퀴가 좀처럼 접지력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온로드보다 오프로드 승차감이 좋은 아이러니를 실제로 겪었다. 
주행 품질과 핸들링에서 두 차는 비슷한 듯 너무나도 달랐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다. 모하비에게는 자신감이, 렉스턴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선택해야 한다면 질감이 좋고 오프로드 하나라도 잘하는 모하비를 선택하겠다.

 

 

주행 성능과 테스트 결과
동력 성능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할 정도다. 엔진 배기량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렉스턴이 200킬로그램가량 가벼운 것으로는 부족했다. 마력당 무게비에서 렉스턴은 1마력이 무게 11.2킬로그램을 끌어야 하는데 모하비는 8.8킬로그램에 불과했다. 디젤 엔진에서는 토크가 출력보다 중요한데 57.1kg·m로 30퍼센트나 큰 토크를 더 넓은 회전 영역에서 발휘하는 모하비의 엔진을 렉스턴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렉스턴도 최선을 다했다. 신호등에서 출발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경쾌하고 일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출력 부족을 전혀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사실 이미 가진 힘을 다 꺼내서 사용했다. 실제로 가속페달을 약간만 더 밟으면 평소에도 2500~3000rpm의 디젤차치고 높은 회전수를 자주 보였다. 앞차를 추월하거나 속도를 붙이려고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으면 엔진 회전수는 올라가지만 차가 더 가속하는 감각은 별로 없고 3500rpm 이상에서는 공명음만 커진다. 


발진 가속 시험의 결과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0→시속 10킬로미터는 거의 같이, 그리고 20킬로미터에서는 오히려 렉스턴이 빨랐다. 시속 40킬로미터까지는 모하비에 비해 0.2초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이는 점점 벌어지고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모하비는 9.4초 걸렸는데 렉스턴은 12.5초로 3초 이상 벌어졌다. 정속으로 주행하다가 가속페달을 갑자기 밟는 추월가속에서는 가속력 차이가 더 컸다. 


제동 테스트는 단단하게 조여지고 무게가 가벼운 렉스턴이 우세했다. 비록 지상고가 높고 무게중심이 높아 앞이 쑥 내려가고 뒤가 오르는 다이브와 피칭 모션이 크기는 했지만 안정감을 잃지 않고 앞바퀴를 땅에 잘 눌러 붙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반해 모하비는 물컹거리는 서스펜션 감각에 안정감을 느끼기가 어려웠고, 특히 3회 이상의 제동 테스트에서 발생하는 페이드 현상과 베이퍼 록 현상으로 제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대단히 아쉬웠다. 동력 성능에서는 확실하게 모하비가, 제동 성능에서는 렉스턴이 이겼다. 그래서 이 대결은 무승부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리스트)

 

 

운전석과 실내 공간
“대시보드가 우드그레인인 줄 알았는데 나무 무늬 필름을 붙인 거네요. 다이아몬드 스티치를 넣은 갈색 가죽과 검은색 우레탄, 알루미늄처럼 보이려고 애쓴 플라스틱 장식이 다 따로 놀아요.” 조수석에 앉은 류민 기자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으로 볼 땐 정말 근사했는데…. 고급스럽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야. 고급스러움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 인테리어가 정말 실망이야. 이건 인터넷 쇼핑으로 주문한 제품을 받아보니 이미지와 영 딴판이었을 때 느꼈던 실망감과 비슷해.” 나윤석 칼럼니스트도 렉스턴의 실내에 눈을 흘겼다. “멋은 부렸는데 너무 촌티가 나요. 짝퉁 명품을 두른 것 같아요.” 김선관 기자도 거들었다. 렉스턴의 실내에 손을 든 건 나뿐이었다. 솔직히 렉스턴의 실내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런 건 아니다. 모하비의 낡고 투박한 실내보다 조악하지만 그래도 산뜻한 렉스턴의 실내가 좀 더 나아 보였기 때문이다.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는 대형 SUV답게 두 차의 실내공간은 여유롭다. 두 차 모두 도어를 열면 앞시트가 스르륵 뒤로 물러났다가 궁둥이를 붙이고 앉으면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참, 그 전에 렉스턴은 도어를 열면 사이드스텝이 스르륵 나온다(모하비는 사이드스텝이 그냥 붙어 있다. 참고로 렉스턴의 전동 사이드스텝은 100만원짜리 옵션이다. 모하비의 고정형 사이드스텝은 10만원이다). 운전석 시트는 렉스턴이 좀 더 푸근하다. 모하비는 가죽이 탄탄해 엉덩이를 감싸는 맛이 덜하다. 렉스턴 시승차는 다이아몬드 스티치를 넣은 가죽 시트를 품은 최고급 모델 헤리티지다. 모하비 시승차 역시 온갖 옵션을 모조리 챙긴 최고급 모델 프레지던트다. 두 차 모두 세 단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열선 통풍 시트와 열선 운전대를 챙겼고, 운전석에만 메모리 기능이 있다(렉스턴은 세 가지, 모하비는 두 가지의 시트 위치를 기억한다). “모하비가 렉스턴보다 고리타분해 보이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질감이 좋아. 스위치가 단순해 보이긴 해도 끈끈한 느낌이 드는 게 촉감이 괜찮아.”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모하비의 실내를 칭찬했다. “조립 품질이 좋은 건 인정해요. 하지만 모하비는 실내가 너무 ‘아재’ 스타일이에요. 대시보드는 도대체 언제부터 써온 건지 알 수가 없어요.” 김선관 기자가 웬일로 모하비의 아저씨스러운 실내를 비판했다. “후속 모델을 내놓지 않을 거면 대시보드랑 도어트림은 제발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류민 기자가 이번엔 모하비 조수석에 앉아 한숨을 쉬었다. 


렉스턴과 모하비 뒷자리에는 2단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열선 시트가 달렸다(통풍 시트는 없다). 하지만 두 차 모두 뒷자리 승차감이 좋지 못하다. 렉스턴은 너무 덜컹거리고, 모하비는 너무 출렁인다. “렉스턴은 뒷자리가 너무 통통 튀어요. 코너를 돌 때마다 옆 사람에게 사죄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요.” 렉스턴 뒷자리에서 내린 김선관 기자가 머리를 흔들며 이렇게 말했다. “렉스턴은 2열 시트 등받이 각도를 손쉽게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았어. 모하비는 어깨 너머로 손을 뻗어 등받이 위에 달린 레버를 당겨야 하는 게 불편했거든. 렉스턴은 등받이 각도도 모하비보다 뒤로 많이 젖혀져. 안전벨트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로. 하지만 넓디넓은 뒷자리에 에어컨 구멍이 센터콘솔 뒤에만 있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더워 죽는 줄 알았다고! 모하비는 2열 시트 천장에 두 개가 더 있는데!” 얼굴이 땀으로 흥건한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렉스턴 뒷자리에서 내리면서 투덜댔다(시승차로 온 모하비는 7인승이라 2열 시트 위쪽 천장에 두 개, 3열 시트 위쪽 천장에 두 개 이렇게 네 개의 에어컨 송풍구가 있다. 5인승 모델은 2열 시트 위쪽 천장에만 두 개다).


뒷자리는 모하비가 좀 더 편했다. 시트는 딱딱하지만 바닥이 편평해 셋이 앉기에도 문제가 없다(렉스턴은 뒷자리 바닥 가운데가 불룩하다). 센터콘솔 뒤쪽에 220볼트 코드를 꽂을 수 있다는 것만 빼면 렉스턴이 모하비 뒷자리보다 나은 구석이 없다. 두 차의 실내를 찬찬히 살핀 김선관 기자와 류민 기자는 렉스턴과 모하비 모두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고 선언했다. 나는 렉스턴의 실내가,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모하비의 실내가 좀 더 낫다고 작게 말했다. 두 차의 실내 경쟁은 이렇게 해서 무승부로 끝났다. 서인수

 

투박한 실내. 모니터도 낮아 시인성이 떨어지고, 해상도도 낮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연비
이번 ‘헤드투헤드’의 복합연비 차이는 약 2퍼센트에 불과했다. 모하비는 리터당 9.9킬로미터, 렉스턴은 리터당 10.1킬로미터다(4WD 기준). 우리가 직접 살펴본 수치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인 세 명이 타고 시내 30퍼센트, 고속 70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약 100킬로미터를 달렸을 때 모하비는 리터당 9.4킬로미터, 렉스턴은 리터당 9.6킬로미터의 연비를 기록했다(트립 컴퓨터 기준). 


보다시피 두 차의 콘셉트는 비슷하다.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대형 SUV다. 크기도 거의 같다. 모하비가 80밀리미터 긴 대신 렉스턴이 45밀리미터 넓고 15밀리미터 높다. 하지만 무게는 모하비가 약 150킬로그램 무겁다(4WD 5인승 기준). 엔진이 더 크니 그럴 수밖에. 렉스턴의 엔진은 4기통 2.2리터 디젤이지만 모하비는 V6 3.0리터 디젤 엔진을 얹고 있다.  


게다가 모하비는 이제 데뷔 10년 차의 노장이다. 따끈따끈한 신상인 렉스턴에 비해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엔진만큼은 SCR(선택적 환원 촉매)로 유로6 기준을 통과하는 최신 버전이다. 가변식 터보차저(VGT)나 고압 직분사 시스템과 같은 기술들도 모두 녹아 있다. 특성도 최신 V6 디젤 엔진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최고출력이 260마력이나 되고 최대토크(57.1kg·m) 발생 시점도 1500rpm이다. 


렉스턴의 2.2리터 디젤 엔진 역시 흠잡을 곳 없다. 2015년 코란도 C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선보인, 기존 렉스턴 W에 사용했던 엔진이지만 최고출력(187마력)을 9마력, 최대토크(42.8kg·m)를 2.0kg·m 개선했다. 엔진이 작아 수치가 낮을 뿐 특성은 모하비와 거의 비슷하다. 1600rpm에서 가진 토크를 모두 쏟아낸다. 단점이라면 애매한 배기량. 세금을 생각해 2.0리터에 맞췄다면 더 좋을 뻔했다. 참고로 렉스턴은 SCR이 아닌 LNT(희박 질소 촉매)로 유로6 기준을 맞추고 있다. 


무게와 배기량 차이에도 불구하고 복합연비가 비슷한 건 변속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8단 자동변속기의 모하비가 7단인 렉스턴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각 단 기어비를 살펴보면 렉스턴의 1~4단 기어가 오히려 조금씩 짧다. 부족한 출력을 기어비로 만회하고 있는 것. 모하비는 넉넉한 토크에 맞게 기어 간격을 적당히 벌리고 항속 기어를 추가해 고속 연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정지 상태에서 적당히 가속을 이어가면 두 차 모두 2000rpm 부근에서 기어를 착실하게 바꾼다. 도심 연비에선 두 차의 차이가 조금 더 벌어지지만(0.4킬로미터) 고속 연비에선 모하비가 오히려 역전(0.3킬로미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모두 4WD 기준). 


모하비는 지난 10년간 개선을 거듭해왔다. 2011년 ZF 6단 자동변속기 대신 현대파워텍 8단 자동변속기를 달면서 출력과 토크를 높였고, 2016년 유로6 대응과 함께 또 한 번 토크를 끌어올렸다. 다른 승용 모델에는 쓰이지 않는 V6 디젤 엔진(군 납품용 소형 전술차가 모하비로 만들어진다), 그것도 세로배치 파워트레인에 이렇게 공을 들일 수 있는 건 엔진과 변속기를 모두 직접 개발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시장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쌍용은 여전히 엔진과 변속기의 개발을 외부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모르겠다. 이제 막 데뷔한 렉스턴이 데뷔 10년 차 모하비를 상대로 출력, 성능, 연비 등 그 어떤 것 하나도 완전히 압도하지 못했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류민

 

구매와 소유비용

G4 렉스턴 헤리티지의 신차 가격은 4510만원, 기아 모하비 프레지던트는 4850만원이다. 모하비가 렉스턴보다 신차 가격이 더 비싸 취등록세가 조금 더 높다. 연간 자동차세는 렉스턴(2157cc)이 56만820원, 모하비(2959cc)가 76만9340만원으로 예상된다. 엔진 배기량 차이로 공채 비용(할인)에서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2000cc 이상은 공채 매입액률(서울 기준)이 20퍼센트로 동일하다. 단, 시승차로 온 모하비는 3열 시트가 있는 7인승 모델이다. 7~10인승 모델의 공채 매입액률은 엔진 배기량과 관계없이 공채 구입 비용이 39만원이다. 물론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만약 모하비 7인승을 구매할 경우 구매 날짜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공채 비용(할인)은 3만원 정도다. 렉스턴도 올해 하반기 7인승 모델을 내놓는다. 


쌍용은 자체 운영하는 SY캐피탈을, 기아는 현대캐피탈에서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할부 이율은 각각 4.9퍼센트(G4 트와이스 저리 할부), 4.5퍼센트(현대캐피탈 일반형 할부)다. 둘 다 5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모하비 구매할 때 현대카드가 있으면 3.5퍼센트의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보험료율은 렉스턴이 16등급, 모하비가 17등급으로 보험료는 대체로 비슷하나 자기차량손해 비용에서 유독 차이가 크다. 삼성화재 애니카에 문의한 결과, 삼성화재에 등록된 모하비 사고가 많아 손해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험회사에서 2016년 모하비의 사고 수리로 나간 누적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렉스턴은 지금 막 출시했으니 당연히 사고 이력이 낮다. 주요 소모품 비용 역시 모하비가 렉스턴보다 더 높다. 기본 보증기간과 파워트레인 보증기간은 각각 3년/6만 킬로미터, 5년/10만 킬로미터로 동일하다. 


“렉스턴은 3350만원부터 가격이 시작하는데 모하비는 가장 낮은 모델인 노블레스가 4110만원이야. 차이가 너무 커. 렉스턴은 견적을 내다가 옵션 이것저것 추가하니까 나도 모르게 최고 사양까지 올라가더라. 티볼리의 방식을 잘 따르고 있어.” 휴대폰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던 서인수 기자가 이야기했다. “시트 뒷면에 있는 G4 자수나 퀼팅 장식이 박힌 가죽 대시보드 같은 건 최고급 트림에만 들어가니 전 기본형으로 사겠어요. 기본형 옵션도 럭셔리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잘 갖췄고요. 여기에 선루프랑 사륜구동 시스템만 갖추면 될 것 같아요.” 류민 기자는 시트에 박힌 G4 자수가 부끄러운지 쳐다보지도 않으며 기본형을 강조하며 말했다.


옆에서 모하비를 살피던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모하비 중간 단계인 VIP 트림(4390만원)에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정도 더하면 어떨까? 이 값이면 두 세그먼트나 작은 폭스바겐 티구안을 살 수 있었으니 가성비도 나쁘지 않아”라고 말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뒷바퀴굴림 SUV인데 사륜구동 빼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류민 기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이빔 어시스트와 4WD 시스템을 VIP 트림부터 고를 수 있다니 이건 명백한 옵션 장사야!” 아재 같은 모하비에는 눈길을 주지 않던 서인수 기자가 외쳤다. 선택하는 이유는 조금씩 달랐지만 모하비를 구입할 때 VIP 트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김선관

 

 

최종 결론
10년 전 모하비가 처음 출시됐을 때 놀라울 정도로 좋았다. 뛰어난 조종성능에 안전성까지 한국 SUV 시장에 큰 획을 그을 SUV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린 더 이상 모하비를 좋은 차라고 말하기 힘들다. 단단한 프레임 섀시가 주는 믿음이 전혀 없고 헐렁하고 덜렁거린다. 부드러움과 단단함의 조화가 무너져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 정도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 동안 모하비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을 거듭했겠지만, 우린 그 발전과 변화를 전혀 모르겠다. 그저 이 차가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질 뿐이다. 


더욱이 이해할 수 없는 건 G4 렉스턴이다. 모하비와 10년 터울인데 다를 게 없다. 똑같이 헐렁하고 덜덜거린다. 섀시와 보디가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노면 진동을 잘 흡수하지 못하면서 서스펜션이 너무 부드러워 차체가 좌우로 앞뒤로 출렁거린다. 무게중심을 예측할 수 없으니 제대로 달리지도 못하고 재미도 없다. 


오프로드에 오르면 주행성이 그나마 조금 나았지만, 모하비는 슬립에 따른 구동력 배분이 빠르지 못하고 렉스턴은 그립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무게중심이 높아 좌우 움직임이 생각보다 커진다. 이 정도 오프로드 성능을 위해 온로드 주행성을 포기했다는 건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프레임 보디의 장점도 충분히 끄집어내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린 모노코크의 부드러움에 길들고 적응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 하지만 두 차는 무거운 프레임 보디를 사용한 이유를 보여주지 못했다. 쌍용과 기아는 “강철 프레임 섀시는 비틀림 강성이 강해서 오프로드 성능과 고속안전성이 높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차는 그 무엇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번 비교 테스트는 승자 없이 두 차 모두에게 패를 주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어 우린 ‘세상에 두 차밖에 없다’는 가정하에 어떤 차를 뽑을지 결정했고 결과적으로 G4 렉스턴을 선택했다. 이 차가 좋아서가 아니다. 그래도 지금 막 출시됐으니 그나마 첨단 장비가 조금 더 많고 오래 타도 부품 수급이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낮은 가격 때문이다. 이진우

 

테스터의 선택

MOHAVE
나윤석 솔직히 사고 싶은 차가 없다. 렉스턴은 아직 덜 익었다. 벤츠에서 6기통 디젤 엔진도 조금만 수입해서 한정 수량 생산하면 렉스턴의 위상에도 도움이 될 텐데.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차다.
김선관 일반도로 주행에서 둘 다 큰 감흥을 주지 못하지만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렉스턴이 모하비를 따라올 수 없다. 6기통 엔진의 부드러움도 좋고 뒷좌석 천장에 송풍구가 달린 건 더 좋다. 좀 ‘아재’스러우면 어떤가.


REXTON
이진우 렉스턴과 모하비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는 소비자들이 있다. 과거의 향수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꼴이다. 세상은 변했고 두 차는 변화에 충실히 대응하지 못했다. 
서인수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렉스턴이다. 모하비는 오프로드 성능 빼고 렉스턴보다 월등히 뛰어난 부분이 보이질 않는다. 기본 가격의 차이를 생각하면 렉스턴을 사는 게 현명한 소비다.    
류  민 옵션과 가격표를 보니 한 방에 정리됐다. 이 가격대에서 1000만원 정도의 차이는 결정적이다. 그런데 신인과 은퇴했어야 마땅할 노장의 대결을 가격으로 결정한다는 게 영 찜찜하다. 

 

 

 

모터트렌드. SUV, 기아, 쌍용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최민석,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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