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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Stars&People

더 입고 싶은

이영은 아직 1년도 안 된 신인이다. 그녀의 옷장엔 입을 옷이 다양하다

2017.08.04

오프숄더 블라우스는 스튜디오 K, 화이트 쇼츠는 포에버 21

 

약간 피곤해 보이는 이영은 입술이 살짝 터져 새끼손가락으로 약을 바르고 있었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나? “뭐 좀 하느라 제대로 못 잤어요.” 목적어가 모호하니 머릿속은 더 복잡해진다. “이상한 건 아니고 제가 요즘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팔고 있거든요. 그래서 주문 들어온 것 포장하느라 밤을 새웠어요.” 모델이 옷을 판다고 했다. “혼자 모델부터 촬영, 포장까지 모든 걸 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적은 일도 오래 걸리죠.” 왜 모델이 아닌 CEO를 하게 된 걸까? “제가 워낙 옷을 좋아해요. 그래서 모델이 된 것일 수도 있고요. 제일 좋아하는 옷은 한복?” 이영은 몇 년 전부터 백현주 한복 디자이너 쇼에 서고 있다. “한복만큼 예쁜 옷은 없어요. 그런데 일본의 유카타나 기모노처럼 입을 수 있는 때와 장소가 제한적이라 조금 아쉬워요. 그래도 가끔 한복 쇼케이스 때문에 삼청동에 가면 한복 입은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아 참, 얼마 전에 커플 한 쌍이 남자가 여자 한복을, 여자가 남자 한복을 바꿔 입고 돌아다니는 걸 봤어요. 커플이 되면 저도 한번 해보려고요.” 그녀의 남자친구가 되려면 꽤 험난한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겠다. 


그녀에게 내일 할 일을 물었다. “광고 촬영이 있어요. 잘 나와야 할 텐데 입술이 터져 속상해요.” 입술에 약을 계속 발랐던 이유를 그제야 알았다. “광고 촬영이든 서킷에서의 촬영이든 완벽하지 못한 모습으로 비치는 게 너무 싫어요.” 그녀의 입술을 자세히 보았지만 티는 거의 나지 않았다. “그래도 제 눈에는 보이는 걸요. 가장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면 욕심인가요?” 욕심이 많은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또 다른 욕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뜬금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법 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으잉? “전혀 의외죠? 그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정말이에요. 법대 진학을 목표로 했다니까요. 그때 어머니가 깔깔 웃으시며 절 만류했어요.” 이유가? “공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셨던 거죠. 저를 낳고 키우셨는데 그걸 모르겠어요?” 도대체 왜 하고 싶은 걸까? “어릴 때부터 철없는 꿈 하나씩은 품고 살잖아요. 전 법 공부하는 게 꿈이었어요. 무언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었어요. 유식한 언어로 남자들과 말싸움해서 이기고 싶었거든요.” 지금도 말싸움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까? “지금은 말싸움할 필요가 없죠. 하지 않아도 이기는 법을 알고 있으니까요. 훗.”

 

블랙 원피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제는 쇼핑몰 CEO, 내일은 광고 모델, 오늘은 레이싱 모델이다. 그녀에게는 어떤 옷이 잘 어울릴까? “쇼핑몰 CEO는 입고 싶은 옷이었고, 광고 모델은 가장 오래 입었네요.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레이싱 모델이고요.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지금 입고 있는 옷이 가장 잘 어울렸으면 좋겠어요. 멀리멀리 돌아왔으니까요.” 그녀는 드문 케이스로 데뷔 첫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 섰다. “처음엔 정말 떨렸는데 오히려 서킷에 나가니까 긴장감이 풀리더라고요.” 그녀와 레이싱 모델이 잘 맞는 것 같다. “부모님도 그렇고 저도 보수적이라 노출하는 걸 꺼려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유니폼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걱정도 많았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녀는 어깨와 쇄골이 그대로 드러나는 민소매 의상을 입고 있었다. 이상하게 바라보는 내 눈빛을 읽었는지 “오늘은 더우니까요. 히히. 저 좀 이상한가요?” 하고 묻는다. 예라고 하진 않았지만 아니라고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또 어떤 옷으로 바꿔 입을까? “레이싱 모델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걸 하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아요. 열심히, 잘해서 이곳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하지만 언젠가 옷을 갈아입을 때가 오겠죠. 무슨 옷을 입을지 그날 아침이 돼야 알 것 같아요. 전날 밤에 다 정해놨어도 그날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그때 전 무슨 옷을 입고 있을까요?” 

 

모터트렌드, 레이싱모델, 이영은

CREDIT

EDITOR / 김선관 / PHOTO / 조혜진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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