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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꼴사나운 고속도로 풍경

편도 3차로 가운데를 점유한 승용차,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나 홀로 미니밴, 허구한 날 경광등이 켜져 있는 앰뷸런스와 경찰차. 이처럼 꼴사나운 고속도로 풍경은 언제쯤 사라질까?

2017.08.03

1 올해부터 고속도로의 차로 배정이 또 바뀌었다. 무엇이 바뀐 것인지 헷갈리지만 지정차로제를 계속 고집한다. 새로 바뀐 도로교통법에서도 편도 3차로의 고속도로에서 홀로 달리는 승용차가 길 한가운데를 달린다. 도로의 효율적인 이용이 아닌 것 같아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편도 3차로의 고속도로에서 차 한 대가 달릴 때는 오른쪽 차로에 붙어 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차를 추월하고 싶은 차는 2차로로 추월하고, 또 그 차를 추월하고 싶은 차는 1차로로 추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 법은 ‘고속도로가 아닌 도로’에서는 승용차가 1차로를 달리도록 그대로 두었다. 일반국도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추월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고속도로에 신경 쓰다 보니 다른 도로는 법 개정을 깜빡 잊어버린 것 같다. 교통시스템은 경험이 많은 선진국의 제도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고속도로나 국도 모두 바깥 차로를 달리다 추월할 때 왼쪽 차로를 이용하면 된다. 단, 버스와 트럭은 덩치와 성능 때문에 오른쪽 2개 차로에 제한하도록 한다.

 

2 우리나라에서 버스는 승용차처럼 행세한다. 법은 트럭과 같은 차로를 달리라 하는데, 버스는 자신을 승용차로 생각한다. 덩치 큰 차의 운전 행태가 상당히 위협적이다. 잘못된 일이다. 지정 차로 위반이 너무나 확실한데 단속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덩치 큰 차는 시야를 가리고 둔한 행동으로 모두의 속도를 늦춘다. 버스는 오른쪽으로 붙어 달려야 한다. 버스전용차로는 바람직한 제도다. 문제는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미니밴이다. 여섯 명 이상 탄 국산 미니밴만 달리도록 돼 있는데 검게 틴팅한 차에 홀로 앉아 달리는 차가 대부분이다. 오늘도 나는 버스전용차로 달리는 ‘나 홀로 미니밴’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분개한다. 검은 틴팅으로 가린 차는 몇 인승 차인지도 모른다. 국산 미니밴은 3인승부터 모든 차가 특권을 부여받은 듯 행동한다. 개중에는 4인승으로 호화롭게 개조한 차도 없지 않아 보인다. 지방을 자주 오가는 국산 미니밴 이용자에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도 적지 않은데, 공인이 앞장서 법을 어기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 

 

3 사설 앰뷸런스가 요란스럽게 달려온다. 앰뷸런스가 고속도로 다닐 일이 많을까? 나는 저 차가 정말 환자를 태우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경광등을 안 켜고 달리는 앰뷸런스를 본 적이 없다. 앰뷸런스도 자동차인 이상 기름도 넣고, 오일도 갈고, 차도 닦고 할 텐데 항상 급한 듯이 달린다. 미국에서는 급한 일이 아니면 신호를 지키며 천천히 달리는 앰뷸런스가 많았다. 경찰차도 마찬가지다.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이면 모두가 긴장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경찰차는 평소에 조용히 달리다 위급할 때만 번쩍인다. 그러면 주위의 모든 차가 긴장한다. 시동만 켜면 지붕 위 경광등이 번쩍거리는 우리 경찰차는 자신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들 뿐이다. 바쁘지 않은데 번쩍거린다. 


4 우리 고속도로의 최고속 제한은 외국에 비해 느리다. 매년 엄청난 돈을 들여 도로를 고치고 보다 좋은 시설을 갖추는데 속도는 반백 년 전 그대로다.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에서 영동까지 10킬로미터의 도로가 새로 만들어졌다. 길을 곧게 하는 대대적인 공사로 터널도 많이 뚫었다. 새 도로는 시간 단축이 많이 돼 좋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구간 전체가 구간단속 지역이 됐다. 속도도 시속 110킬로미터가 아닌 시속 100킬로미터로 제한됐다. 이럴 거면 왜 공사를 했는지 되묻고 싶다. 괜한 돈 들여 길을 고친 것 같다. 자동차전용도로 역시 요즘은 시설이 고속도로와 별 차이 없는데 시속 80킬로미터로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낭비다. 좋은 길을 만들어두고 천천히 달리라 하는 것은 운전자에게 인내심을 강요한다. 지나치게 낮은 제한속도는 오히려 법을 지키기 어렵게 한다. 좋은 법은 국민 모두가 따르도록 만드는 거다. 적절한 제한속도는 국민 모두가 준법정신에 투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요즘 도심 제한속도를 시속 50킬로미터로 낮춘다는 얘기가 들린다. OECD 국가의 평균을 따른다고 한다. 고속도로의 속도제한 역시 OECD 국가의 예를 따르는 것이 좋겠다. 대부분 유럽의 고속도로는 우리보다 도로폭도 좁은데 최고속은 보통 시속 130킬로미터로 제한되고, 대부분 차들은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렸다. 모든 차가 최고속으로 달릴 필요는 없다. 최고속보다 느린 차는 오른쪽으로 붙어 달리면 된다. 

 

 

모터트렌드, 고속도로, 바뀐고속도로

CREDIT

EDITOR / 박규철 / PHOTO / PR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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