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 죽겠어 이렇게 귀엽고 예쁜 SUV가 또 있을까? 음, 남자들은 고개를 흔들지도 모르지만.

차를 살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가 뭘까? 디자인? 엔진 성능? 주행 감각?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격만큼 중요한 건 없다. 값은 소비자가 차를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아무리 마음에 드는 차가 있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산을 초과하면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그렇다면 마음에 완전히 쏙 들지는 않지만 생각지도 못한 할인이 적용돼 가격이 저렴해진 경우를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4000만원짜리 차를 무려 1000만원이나 싸게 팔면 어떨까? 그런 일이 실제로 있느냐고? 물론이다. 지난 2월, 2016년형 피아트 500X ‘대박’ 할인 행사가 있었다. 놀라지 마시라. 2990만원짜리 휘발유 모델은 2080만원(910만원 할인), 3580만원과 3980만원짜리 디젤 모델은 각각 2490만원(1090만원 할인), 2790만원(1190만원 할인)에 판매했다. 물론 단 이틀 만에 ‘완판’, 매진됐다. 할인 이전에 500X를 구매한 사람들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할인 혜택을 받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그런데 피아트가 이런 할인 행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도 500를 약 1000만원 할인해 판매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 또 한 번 할인 행사가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많다. 확신할 순 없지만 없다고 단정 짓기도 어렵다. 

시트에는 500처럼 둥근 헤드레스트가 달렸다. 하지만 크기가 좀 더 커 몸을 잘 지탱한다.

그렇다고 500X가 가격 할인 말고 내세울 게 없는 차냐? 그런 건 아니다. 일단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다. 500X는 500의 SUV 버전이다. 500를 생각하고 500X를 본다면 커다랗고 당당한 몸집에 조금은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500의 비율을 잘 따라 귀엽고 둥글둥글한 외모를 가졌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의 느낌을 잘 살렸다. 500의 헤드램프를 고스란히 물려받았고 곳곳에 디테일도 살아 있다. 실내 역시 어디 한군데 모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겉모습과 마찬가지로 완만한 곡선으로 구성했다. 계기반, 조작 버튼, 머리 받침까지 둥근 원 모양이다. 국산차를 모조리 뒤져봐도 500X만큼 위트와 개성이 넘치는 겉모습과 실내를 찾을 수 없다. 이탤리언 감성의 독특함은 언제 봐도 신선하고 스타일리시하다. 

500X는 휘발유와 디젤 엔진을 얹는다. 2.4리터 휘발유 엔진 모델은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4.2kg·m를 내고, 2.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낸다. 스튜디오에 온 디젤 모델은 걸걸한 엔진 소리로 실내를 가득 채운다. 손과 엉덩이를 떨리게 하는 잔 진동도 함께 전해진다. 이런 게 싫은 사람이라면, 연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휘발유 모델은 복합 연비가 리터당 9.6킬로미터, 디젤 모델은 12.2킬로미터다) 굳이 디젤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비싼 돈 주고 디젤의 엔진 소음과 진동을 참는 것보단 저렴한 휘발유 모델을 선택해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즐기면 된다. 하지만 휘발유 모델은 옵션이 부족하다. 디젤은 트림이 두 개로 나뉘어 옵션이 갖춰진 모델과 기본 모델로 구성돼 있지만 휘발유 모델은 기본형 단 한 가지뿐인 게 아쉽다.

500X의 주행 감각은 나쁘지 않다. 일반적인 운전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부족함 없이 운전할 수 있다. 디젤 모델의 경우 급하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앞으로 나갈까를 한참 고민하다가 움직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하체를 잘 잡아주고 스티어링 반응 역시 굼뜨지 않다. 기어레버 아래에 있는 다이얼로 주행 모드를 다양하게 바꿀 수도 있다. 선택 가능한 주행 모드는 오토와 스포츠, 트랙션플러스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굼뜬 움직임을 아주 조금 만회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뒤에 있는 패들시프트와 함께라면 좀 더 재미있는 주행도 가능하다. 타이어도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3를 신어 노면을 제법 잘 움켜쥔다. 급한 커브에서도 허둥대지 않고 라인을 읽으며 잘 달린다.  

평범하지 않은, 색다른 SUV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500X는 가장 확실한 해답이다. 이보다 독특하면서 예쁜 SUV는 어디에도 없다(칵투스는 절대 예쁘지 않다!). 500가 무척 마음에 들지만 좁은 공간이 마음에 걸렸던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자, 500X의 품에 안길 사람? 글_김선관

아내에게 예쁜 차를 선물하고 싶은 로맨티스트 남편, 단 그 남편이 직접 운전대를 쥐는 건 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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