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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튜닝은 산업인가? 문화인가?

여러 자동차 튜닝 협회가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문화를 법으로 규제하기 때문이다.

2017.06.28

기아 스팅어가 나오자 이미 차를 이러저러하게 꾸미겠다는 소식들이 들린다. 새 차가 나오고 구입 후 다양한 활용 방법이 거론된다는 것은 분명 좋은 방향이다. 튜닝과 관련된 업체엔 손님이 늘어나는 셈이고, 자동차 제작사 입장에선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면서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나중에 중고차 시장까지 활성화되면 말 그대로 자동차의 라이프 사이클마다 장점들만 결합된 선순환이 된다. 


애초 튜닝은 자동차 제작사가 만들어 제공하는 양산차가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여지에서 출발한다. 제작사는 개발비와 생산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가장 큰 시장을 목표로 차를 만들어 판매한다. 또 하나의 모델이라고 해도 더 수익이 높은 모델을 판매하기 위해 성능이나 편의장비 등을 구성하는데, 기본형을 고르는 사람들은 결국 튜닝을 통해 원하는 것을 채우기도 한다. 물론 돈의 문제보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다른 선택도 한다. 어찌 되었건 아무리 잘 만든 차라도 꾸밀 수 있는 여지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측정하거나 제어하기 힘든 개성이란 기준이 포함된다. 튜닝을 산업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산업으로서도 튜닝은 큰 역할을 한다. 2014년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튜닝 시장은 총 매출 기준 약 5000억원이며, 앞으로 튜닝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2020년에는 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지금의 5단계로 이뤄지는 구조장치 변경승인 제도를 간소화하는 등 규제 완화가 핵심임을 밝히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까지 튜닝 산업의 발전을 막아온 원인이 복잡한 절차를 포함한 정부 규제였음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 동안 튜닝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튜닝과 관련된 사단법인 형태의 협회들이 생겨 법규 개정이나 정책 제안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3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에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KATIA)가 생겼고, 한 달 뒤 국토교통부 아래에 한국자동차튜닝협회(KATMO)가 발족했다. 게다가 작년 4월에 국토교통부가 한국자동차튜너협회(ATK)를 새로 인가했다. 정부 부처마다 혹은 설립 신청을 한 조직이나 회원 구성원이 달라 여러 개의 협회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간 튜닝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와 이미지를 바꾸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목소리를 내도 시원찮을 판에 협회를 3개나 인가해준 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 앞의 두 협회는 사업 분야조차 겹친다. 튜닝 부품의 인증, 전문 인력 양성, 규제 완화와 문화 콘텐츠 개발 등 같은 방향을 추구하겠다고 말한다. 밖에서 보는 입장으로 왜 둘로 나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현재는 실무적으로 튜닝 부품은 튜닝협회에서 인증을 진행한다고 하지만, 튜닝산업협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사업 목표를 내세우고 있어 부품 제작사는 물론이고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혼란이 생긴다. 


사실 운전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어떤 것이 합법이고 불법인지다. 현재의 법규상 합법적인 튜닝을 하려면 구조장치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포함해 합법적인 튜닝 방법에 대해서도 통일된 이야기가 없다. 자동차튜닝협회는 튜닝 부품 인증이 핵심이다. 제작업체가 관련 부품을 인증받은 후 이 부품을 사용해 차를 꾸미고 기존의 구조장치 변경제도를 통해 전산으로 국토부에 등록하는 방법이다. 사전 인증을 받은 부품을 쓰면 온라인 구변 등록 등으로 과정이 조금 쉽고 제작사 보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인증받은 부품이 많지 않고 결국은 교통안전공단에 방문해 최종 확인을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롭기는 마찬가지다. 


이를 작업해야 하는 튜너는 자동차튜닝산업협회의 영역인데, 올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에 따라 자동차 튜닝업(자동차 구조 및 장치 변경)이 신설됐다. 올해 8월에 시행되는 자동차튜닝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튜닝업 사업장을 낼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튜닝업 등록이 시작돼도 문제다. 이곳을 방문해 작업해도 결국 구조 변경을 받아야 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합법적으로 튜닝하는 절차와 과정이 획기적으로 간편해진 것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작업을 하건 중요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부품에 대한 인증, 이를 장착하고 판매하는 업체와 사람에 대한 정의, 구조 장치 변경 승인 업무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중요한 것은 튜닝이 자동차 산업의 일부지만 문화에 더 가까운 분야라는 점이다. 특히나 개인이 본인의 개성을 보여주고자 선택한 방법을 법으로 제한하거나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애당초 문화는 다양성과 자율에서 시작해 커가는 것으로, 법적 제한을 하거나 문제 삼는다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걷다가 넘어지면 다칠 수 있으니 반바지를 금지한다면 누가 이해할까? 건전한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튜닝과 관련된 모든 협회가 내세우는 바지만, 법규를 새로 만들어 인증제도를 시행하거나 자격증을 만들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해결책은 단순하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경찰청이 한자리에 앉아 불법과 합법의 기준을 명확히 만들고 이를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차 꾸미는 일을 선뜻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포함해 법규가 없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당장 사람들 마음속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찰 단속부터 기준을 세우고 전국 어디서나 똑같이 적용하도록 운영하는 것이 먼저다. 튜닝에 대해서는,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없어도 된다. 산업으로서 일자리를 만들고 누군가의 사업으로서 접근한다면 답이 없다. 그저 환경과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규제와 제한을 풀고, 허용 범위만을 명확하게 제시하면 된다. 문화는 항상 법을 앞질러 간다. 그 자율을 믿고 최소한의 제약만 주는 것이 진정한 발전을 위한 방법이다.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기아스팅어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Heyhoney(일러스트레이션)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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