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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PHEV는 합당한가?

현시점에서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적 산물인 PHEV를 사는 건 합당한 소비일까? 세 명의 저널리스트가 깊이 고민했다

2017.06.01

 

YE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같은 저공해차를 고를 때에는 경제성을 더 중시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점에서 PHEV는 사용 단계의 경제성이 내연기관차는 물론 하이브리드(HEV)보다도 뛰어나다. 지금 국내 판매 중인 PHEV가 EV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대부분 40킬로미터 전후다. 서울을 기준으로 일산과 여의도, 분당과 강남을 왕복하는 거리와 비슷하다. 설령 충전된 전기를 모두 소모하더라도 HEV 모드로 바뀌면 주행 중 감속 에너지 재생 등을 통해 배터리는 수시로 충전된다. 출퇴근을 비롯해 도시 중심의 일상생활에 쓰는 조건이라면 거의 연료를 쓸 일이 없고, 내연기관이 작동하더라도 내연기관만 쓰는 차보다는 연료 소비가 적다.


인프라 부족 때문에 EV 구매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PHEV는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EV처럼 주행 중 전력 부족 때문에 멈출 일 없고, 먼 곳에 가더라도 일일이 충전 시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므로 마음의 부담이 적다. 굳이 충전해야 한다면 EV용 50kWh급 급속충전기는 사용하지 못하지만 대부분 7kWh급 완속과 3kWh 가정용 충전기를 지원하므로 EV 충전 인프라는 거의 무리 없이 쓸 수 있다.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부담에서 EV만큼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내연기관차나 보통 HEV보다 낫다는 점도 PHEV에서 빠뜨릴 수 없는 긍정적 측면이다. 


대다수 PHEV는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HEV나 EV와 같거나 버금가는 수준의 무상보증을 제공한다. 회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8~10년 또는 16만~20만 킬로미터 중 먼저 끝나는 범위까지는 무상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일부 업체는 배터리에 한해 평생 보증한다. 최소한 전기 구동계와 관련된 부분은 쓰면서 고장과 관련해 신경을 덜 써도 된다. 나머지 부분은 내연기관차와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지금 PHEV의 매력을 충분히 맛보려면 가정용 충전설비(홈 충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설치 때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을 한 번 겪고 나면 PHEV의 장점을 최대한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음 차로 EV를 사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류청희(자동차 평론가)

 

 

YES!
PHEV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단점을 모아놓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양쪽의 장점만을 모은 것이나 다름없다. 전기차는 높은 차값과 주행거리 제한, 충전 시설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단점이다. 반면 평균 2000만원 정도의 전기차 지원금과 260만원의 세제 혜택을 합쳐 가장 많은 할인을 받는다. 


PHEV는 순수 전기차만큼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지만 충전이나 주행거리 제한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다. 복합 연비를 기준으로 하면 하이브리드 모델과 큰 차이가 없고, EV 모드를 적절하게 쓰면 연비를 더 높일 수 있다. 지원금이 500만원으로 전기차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100만원인 하이브리드차에 비교하면 5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용 방법과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라는 조건이다. PHEV는 전기차처럼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 하는 쪽과 일반 내연기관차처럼 아무런 고민 없이 타는 어딘가에 존재한다. 스스로 운전 방법을 조절해서 모드를 선택하는 등 적극적인 운전자에게 맞는다. 시내에선 EV 모드로 달리고 고속주행할 때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바꾸면서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집에 돌아와 플러그를 꽂는 등 부지런해야 한다. 성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결국 자동차는 주 사용자의 용도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맞다.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제한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한, HEV와 PHEV는 꽤 오랫동안 현실을 지배할 것이다. 그렇다면 PHEV를 골라 미리 전기차 시대를 경험해보는 것이 최선 아닐까? 이동희(자동차 저널리스트)

 

 

NO!
고속도로에 오르자 전기 충전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전기모드로만 시속 135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다만 전기 소비량이 너무 많다. 일반모드로 달려도 충전량은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다. 인턴 에디터에게 “가는 길에 전기 충전소가 있는 곳을 찾아보라” 했더니 전기차 충전소를 알려주는 앱을 내밀며 “천안휴게소로 가라”고 한다. 역시 신세대는 다르다. 하지만 충전을 하지 못했다. 충전용 코드가 전혀 맞지 않는다. 충전소에 있는 것으로도, 프리우스 프라임 트렁크에 있는 것으로도 충전할 수 없었다. 고속도로 급속충전 시스템으론 프리우스 프라임을 충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별문제는 없다. 이 차는 1.8리터 엔진이 있으니까.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을 타면서 불편한 건 없었다. 오히려 리터당 26킬로미터를 넘나드는 연비 덕분에 주유를 하지 않아 편했다. 충전을 하지 않아도 하이브리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니 연비가 떨어질 걱정은 없다(다만 전기모드를 사용할 수 없다). 이 정도면 굳이 연비를 위해 더 시끄러운 디젤차를 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PHEV는 충전해야 실질적인 효용이 있는 차다. 전기모드로만 최대 40킬로미터를 가기 위해선 매일 트렁크에 있는 무거운 케이블을 꺼내 220볼트 콘센트와 차의 충전용 소켓을 4시간 30분씩 연결해줘야 한다. 솔직히 귀찮다. 땅에 끌린 케이블을 만지면 손도 더러워진다. 이것도 충전이 용이한 곳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2박 3일 동안 토요타 프리우스 프라임을 타면서 충전을 한 번도 못 했다. 그래서 충전을 경험하고자 하루 더 탔다. 충전을 위해 차가 거의 없는 주차장에 들어가 220볼트 콘센트에 꽂았다(본의 아니게 전기 도둑질을 했다). 배터리 충전량이 절반 정도 남아 있었음에도 완전충전까지 2시간 40분 걸린다고 한다. 이럴 거면 굳이 PHEV를 살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일반 프리우스보다 1000만원 정도 비싸다. PHEV는 정부 지원금이 500만원으로 하이브리드(100만원)보다 많다. 그런데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전용 충전기가 500만원 정도다. 정부 보조금이 무색해진다. 차를 매일 충전하면서 전기모드로만 달려 차값 1000만원을 탕감하려면 얼마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지금 PHEV를 구매 목록에 넣고 고민하고 있다면 아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당신은 얼마나 부지런하고 알뜰한 사람인가? 그리고 추월을 계속 허용하면서 전기모드로만 달릴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과 인내심을 가졌는가? 지금 PHEV 사용 환경이 적당한지 판단하기 전에 소비자의 합리적인 사고가 먼저 돼야 한다. 매일 충전하지 않고 그냥 타고 다닐 것이라면 하이브리드가 합당한 선택이다. 굳이 더 큰 돈을 들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PHEV를 타는 건 합리적인 소비로 보이지 않는다. 이진우

 

모터트렌드, 하이브리드, PHEV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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