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S 시즌에는 실루엣 또한 다채롭다. 하우스들이 언더웨어처럼 보이는 마이크로 사이즈의 쇼츠부터 땅에 끌릴 정도의 맥시 드레스까지 다양한 길이의 아이템을 선보였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 어느 때보다 넓다. 마이크로 실루엣의 쇼츠는 상의에 따라 다채로운 뉘앙스를 풍긴다. 오버사이즈 실루엣의 스웨트셔츠나 티셔츠를 매치하면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걸로 변모하기에, 슬리브리스 톱이나 크롭트 톱은 휴양지 룩을 완성하기에 딱이다. 한여름에도 맥시 드레스를 즐기고 싶다면, 시폰과 실크, 샤 등을 활용한 구찌와 셀린느, 델포조의 룩을 참고할 것.

이번 시즌에도 파자마 열풍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클래식한 파자마부터 로브 가운, 레이스 장식의 슬립 드레스, 그리고 다양한 디자인의 브라톱까지 파자마와 언더웨어를 활용한 스타일링이 쏟아졌기 때문. 한편에서는 편안한  파자마 룩과 극도로 반대되는 글램 드레스가 시선을 모은다. 낮에는 편안한 파자마 룩으로 나른한 서머 룩을, 여름밤 파티에는 샤이니한 소재의 드레스를 선택해 이번 시즌의 트렌드를 제대로 즐겨보는 건 어떨까?

미니멀한 초커와 가느다란 드롭 이어링의 다음 주자로 볼드한 스테이트먼트 주얼리의 시대가 도래했다. 스톤, 주얼, 나무 등 무거운 소재로도 모자라 쇄골을 넘어서는 무시무시한 길이의 이어링은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소중한 귀를 위해 귓바퀴에 걸 수 있도록 제작한 귀고리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더불어 볼드한 네크리스도 메가 트렌드의 반열에 올랐다. 귀고리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사이즈에 박쥐, 눈동자, 하트 등 톡톡 튀는 디자인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가지고 있는 신발도 순식간에 잇 아이템으로 바꿔줄 올해의 트렌드가 있으니, 바로 삭스 매치다. 서로 다른 컬러의 슈즈와 양말을 매치한 지방시와 로에베, 비슷한 컬러의 양말을 매치해 톤온톤 매치를 선보인 마리 카트란주와 언더커버 등 수많은 브랜드가 양말을 활용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이와는 대조적 으로 슈즈와 스타킹을 합친 형태의 레깅스 부츠도 양말과 함께 트렌드 반열에 올랐다. 네온 컬러의 레깅스 부츠를 선보인 발렌시아가가 대표적이다. 

내리쬐는 태양을 가려줄 모자가 지금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샤넬과 오프화이트, 베르수스 등이 쿨한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볼캡 열풍에 힘을 싣고, 넓은 챙의 선캡과 파나마모자 등 실용적인 모자들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등장했다. 실용적인 모자와 함께 런웨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 또 다른 아이템이 있으니, 바로 아티스틱한 헤드피스다. 구멍이 숭숭 뚫린 챙,  강아지와 곤충 모양 등 실생활에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디자인이지만, 디자이너들의 샘솟는 창의성을 엿보기에는 완벽한 아이템이다.

무심한 멋의 오버사이즈 백과 깜찍한 마이크로 미니 백. 못해도 100배는 차이가 날 것 같은 크기로 완전히 반대되는 두 디자인이 런웨이를 점령했다. 스마트폰을 찾으려면 10분은 뒤져야 할 것 같은 오버사이즈 백과 립스틱 하나 겨우 들어갈 것 같은 마이크로 백 모두 실용성은 제로지만, 실용성 따위 상관하지 않는다는 시크함은 서로 닮았다. 가녀림을 어필하고 싶다면,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 보따리 같은 큰 사이즈의 백을 어깨에 둘러볼 것. 몸집이 가냘퍼 보이는 뜻밖의 수확을 얻을 수 있을 테니. 

S/S 시즌의 런웨이는 꽃밭을 방불케 한다. 색색의 플라워 패턴과 섬세한 레이스, 여성스러운 리본 모티프 등 여자를 위한 디테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S/S 시즌 페미닌 무드에 도전장을 내민 건? 바로 반항적인 분위기의 스트리트 무드다. 강렬한 스터드와 체인, 레더 소재로도 모자라 그라피티, 소재를 마구 찢은 디스트로이드 등이 존재감을 뽐냈다. 루이 비통은 레슬러를 연상시키는 프린트를, 하이더 애커만은 피가 낭자한 프린트로 이번 시즌 스트리트 무드에 강렬함을 더했다.

돌, 나무, 꽃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한 아이템이 이번 시즌 대거 등장했다. 특히 라피아 소재의 백과 슈즈는 S/S 시즌에 빠질 수 없는 스테디 아이템. 여기에 크리스토퍼 케인은 마블과 원석 등을 활용한 패턴과 아이템을, 지방시는 돌을 잘라 만든 듯한 디자인의 네크리스 등을 선보이며 내추럴 소재의 아름다움을 전파했다. 이와는 반대로 미래 세계에서 타임워프한 듯한 퓨처리스틱한 아이템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샤넬은 데이터 센터라는 테마 아래 전선, 로봇 등을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미우미우와 마르지엘라 등은 VR장치를 연상케 하는 선글라스로 미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2017 S/S 컬렉션에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디자인의 슈즈가 등장했다. 아찔한 높이의 스틸레토부터 참한 매력의 키튼 힐, 쿠튀르 디자인의 슬라이드까지. 그중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슈즈를 고르자면 날렵한 앞코를 자랑하는 포인티드 토 슈즈와 강렬한 플랫폼 슈즈 두 가지! 서로 극도로 반대되는 디자인이지만 신발장에 고이 모셔두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만큼은 똑같다. 포인티드 토 슈즈는 앵클 스트랩을 더한 디자인이나 키튼 힐을 선택하면 한결 우아한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다. 좀 더 드레스업하고 싶은 날에는 앞코가 짧고 굽이 높은 포인티드 토 슈즈가 정답이다.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의 플랫폼 슈즈를 선택했다면 스타일링은 간결하게 마무리한 후 발끝에만 포인트를 줄 것. 

더네이버, 패션, 2017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