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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자동차와 미세먼지 정책

미세먼지 논란에서 경유차의 누명이 벗겨지고 있다. 하지만 화력발전소와 중국에 대한 처리가 남았다

2017.05.09

최근 몇 년 동안의 봄은 걱정과 짜증의 나날이 더 많았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미세먼지가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특히 크기 1000분의 2.5밀리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는 심각하다. PM10에 비해 입자가 작아 흡입 과정에서 걸러내기 힘들고 혈액으로도 흡수돼 몸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올해 1~3월 초미세먼지 주의보(90㎍/㎥이상)는 전국적으로 86회나 발령됐다. 작년 같은 기간 48회였던 것에 비해 두 배에 가깝다. 특히 같은 기간 동안 서울은 초미세먼지 나쁨(51~100㎍/㎥)인 날이 14일이었다. 작년엔 단 2일이었다. 


작년만 해도 미세먼지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자동차가 주적이었다. ‘먼지’라는 단어에 검정색 매연을 배출하는 디젤차가 상징이 되고, 폭스바겐부터 시작된 배출가스 파동으로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낸 몇몇 언론들 때문에 그렇게 범인이 됐다. 물론 인증 중에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를 끄는 프로그램을 달고 실주행에서 배출가스 배출이 더 많았다는 점이나, 잘못된 서류를 내 인증을 통과한 것 등은 분명 잘못이다. 


길게 끌던 리콜 과정을 거쳐 환경부는 지난 1월 티구안 등에 리콜을 승인했고, 2.0 TDI 엔진의 경우 24분, 1.6 TDI는 39분이면 해당 수리가 모두 끝난다. 측정 결과 연비 변화는 없고 가속성이나 등판능력 등도 동일하다니 빠르게 시행하면 해결될 일이다. 여기에 실제주행도로시험(RDE)이 도입되면, 앞으로 판매하는 차에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자동차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 줄어들 것이다. 


작년 연료별 자동차 등록 현황을 보면 디젤차는 전체의 41퍼센트인 약 860만대다. 이 중에서 약 11퍼센트인 93만대가 등록된 지 10년이 넘은 노후 디젤차로 보고 있다. 미세먼지 대책에는 2006년 이전에 등록된 차들을 교체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수도권 대기관리권역에 등록된 차 중에서 올해 8월 말까지 차를 폐차할 경우, 개별소비세를 최대 143만원 감면해주고 조기 폐차 보조 지원금 등을 합쳐 최대 300만원 정도의 혜택을 보게 된다. 
문제는 이 방법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첫째는 이 혜택을 본다 해도 결국 차주는 새 차를 사야 한다. 게다가 폐차 대신 중고차로 팔았을 때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개인이 환경보호를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사실 전기차나 PHEV 같은 친환경차를 타는 사람들이 받는 지원과 비교할 때 노후 디젤차를 조기 폐차하는 사람들은 혜택이 적다. 무조건 오염물질을 만드는 사람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다. 판매할 때 법적으로 문제 없던 차를 구입한 사람들이, 이제 와서 환경을 생각하고 시대가 바뀌었다고 죄인 취급을 하며 희생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둘째는 배출가스 감소는 대형 디젤차에 더 필요하다. 배기량이 크고 주행거리가 더 많은데 판매 당시 배출가스 기준이 더 낮았던 대형 디젤차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배기량 1만cc의 트럭 한 대를 폐차하면, 최소한 5대의 디젤 승용차를 바꾸는 효과가 있다. 물론 일반 승용차에 비해 큰 비용이 들지만 새 차로 바꾸었을 때 효과는 더 큰데 대책은 미지근하다. 
무엇보다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원인과 발전시설 등의 요인에 대한 대책이 명확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정확한 원인 파악조차 하지 않으면서 디젤차와 애꿎은 고등어에 책임을 미뤘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과 비교할 때 올해 1~3월 고농도 미세먼지 수치가 나빠진 것은 무엇보다 기상 때문이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미세먼지를 실어 나르는 서풍이 불어오는 날이 19일에서 75일로 늘었고, 풍속이 초당 2미터 이하로 오염된 공기가 더 머무르는 날이 16일에서 29일이 된 것이 원인이다. 게다가 강수량까지 줄어들면서 미세먼지가 씻겨 내려갈 틈도 없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 비율이 알려진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을 30퍼센트 정도로 추정했지만, 3월 중순에 측정한 결과는 PM10에서는 최저 47퍼센트에서 최대 80퍼센트까지가 중국 등 해외에서 넘어온 것이었다. 초미세먼지 PM2.5는 더 심해 52~86퍼센트가 해외 요인이었다. 


발생 원인만으로 보아도 자동차의 책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작년 말부터 시행된 조기 폐차 등으로 1~3월까지 오염 배출량이 약 280톤 줄어들었다는 건 긍정적인 뉴스다. 서울시의 발표만 봐도 전체 초미세먼지 배출원별 기여도에서, 2011년 35퍼센트를 차지했던 자동차가 2016년 25퍼센트로 줄어든 대신 난방 및 발전은 27퍼센트에서 39퍼센트로 급등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충청권에 계속 늘어나는 화력발전소는 모두 석탄을 태워 전기를 얻는다. 노후한 화력발전소 10곳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2029년까지 화력발전소 20곳을 더 짓겠다는 전력 수급 계획을 보면 과연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일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  


이쯤 되면 해결책이 명확해진다. 대형 노후 디젤차 감소를 추진하고, 가장 싸다는 이유로 난립하고 있는 화력발전소를 억제하는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 또 중국에서 넘어오는 오염물질은 1979년 제네바에서 체결된 ‘장거리 월경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을 비롯해 과거 세계의 분쟁 사례를 통해 충분히 협의와 조치, 보상까지도 가능하다. 정부의 국내외 책임, 그러니까 정책 수립과 시행은 물론이고 외교적인 해결책이 핵심이다. 환경보호와 미세먼지 대책은 운전자와 이웃끼리 비난하고 싸울 일이 아니다. 미세먼지 해결은 훨씬 더 정치적이며 정책적인 일이다.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미세먼지, 경유차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이혜헌(일러스트레이션)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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