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소시지랑 맥주 빼고. <모터 트렌드> 독자라면 벤츠, BMW 등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떠올랐을 거다. 독일차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그들이 그토록 우수한 기술력을 갖게 된 배경에는 ‘아우스빌둥’이 있다. 

아우스빌둥(Ausbildung, 쌍둥이 교육)은 일과 학습을 함께 배우는 독일의 진로 교육 시스템이다. 교육기관과 기업이 협력을 맺어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생생한 교육을 제공한다. 제빵, 경찰, 은행 등 350개가 넘는 직업이 아우스빌둥 제도와 연계 중이다. 그중 자동차 정비 분야를 한독상공회의소와 벤츠 코리아, BMW 코리아의 협력으로 올 하반기부터 우리나라에서 실시한다. 

대상은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자동차학과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이다. 4월 17일부터 모집을 시작하는데 벤츠와 BMW 중 한 곳을 지원할 수 있다. 필기시험과 인성검사,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학생들은 해당 기업 현장에서 실무교육을, 두원공과대학교와 여주대학교에서 이론교육을 총 3년간 받는다. 교육과정이 끝나면 대학의 전문 학사와 아우스빌둥 인증서를 받는다. 인증서는 해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기대 효과는 두 가지다. 우선 자동차 정비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는 것. 종전에는 대학 진학밖에 없었다면 이제 희망하는 회사에서 실속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3년 동안 꿈 많은 학생들 데려다가 ‘열정 페이’로 부려먹는 것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4대 보험 가입은 물론 매달 135만원씩 지급한다. 최저임금을 보장한다는 얘기다. 이들이 교육을 잘 마치고 사회에 나오면 정비업계에도 도움이 된다. 수입차는 늘어나는 데 비해 전문 정비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벤츠와 BMW 입장에서도 3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으니 이득이다.

학교와 학생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학생들이 지원 방법을 물으러 스스로 교무실을 찾아올 정도다. 이전에도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아우스빌둥처럼 체계적이고 혜택이 많은 프로그램은 처음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관련 정보를 모으고 준비해온 학교가 있는 반면, 아예 들은 바가 없다고 하는 곳도 있었다. 교육부에서 공문을 보내 정식으로 알린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도가 잘 정착해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우수한 자동차 기술을 보유하는 날을 꿈꿔본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독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