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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캐딜락과 링컨의 모진 운명

100년간 이어지는 캐딜락과 링컨의 모진 운명의 사슬이 한국에서도 계속됐다

2017.03.28

캐딜락과 링컨은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 시간 독일과 일본 브랜드에 치이고 밀렸다. 그들 제품에선 브랜드 전통과 가치가 사라진 지 오래였고 뚜렷한 특징이나 장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역사는 있지만 매력이 없는 제품에 소비자들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두 브랜드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해결책을 찾아야 했다. 


2014년 5월, 캐딜락의 수장 자리에 오른 요한 드 나이슨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캐딜락은 도전자입니다.” 도전 상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 독일이다. 그는 독일을 뛰어넘어야 캐딜락이 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939년부터 2002년까지 9세대에 걸쳐 생산된 컨티넨탈은 링컨 브랜드 최장수 모델로 링컨의 가치와 전통을 대변한 제품이다. 링컨은 14년 만에 컨티넨탈을 부활시켰다. 초대형 세단의 공백을 메우면서 컨티넨탈이 걸어온 성공의 길을 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렇게 캐딜락과 링컨은 브랜드 가치와 정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기함을 부활의 신호탄으로 선택했다. 


지금 두 브랜드는 서로를 밟고 일어서야 하는 치열한 관계는 아니다. 그런데 부활의 사명이라는 똑같은 목적을 지닌 두 대의 미국산 기함이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 들어왔다. 100년간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그들의 운명은 한국에서도 모질게 이어진다. 두 차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CT6는 화려함 대신 은은한 멋을 냈다. 다만 모니터 해상도가 낮고 조작감이 떨어진다.

 

 

주행 품질 및 핸들링
캐딜락 CT6의 오메가 플랫폼은 독일 브랜드들의 장기인 엔지니어링으로 독일차들을 이기겠다는 캐딜락의 당찬 포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과잉살상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독일차처럼 달리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의 감각을 보여준다. 묵직한 스티어링과 탄탄한 서스펜션은 견고한 차체 강성과 함께 높은 수준의 조종성능을 낸다. 류민 기자는 이 “믿음직한 감각 덕택에 마음 편하게 높은 페이스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어요”라고 했다. 묵직한 스티어링 감각과는 달리 차체가 민첩하게 선회하는 것도 놀랍다.  


하지만 모두 승차감에 아쉬움을 느꼈다. 불필요한 진동이 차체로 전달되고 타이어 소음이 생각보다 실내로 많이 들어온다. 서인수 기자는 “대형 고급 세단에게 스포츠카와 같은 움직임이 굳이 필요할까요?”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 스포츠 성향 때문에 이 급의 세단이라면 응당 지녀야 할 안락함이 희생됐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경험한 전자제어식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이 들어간 캐딜락 모델은 승차감이 지나치게 딱딱해 피곤할 지경이었다. CT6의 MRC는 다른 캐딜락들보다 부드럽고 섬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단단한 쪽이다. 류민 기자의 말이 이해가 된다. “MRC가 아닌 일반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달린 캐딜락을 타보는 것이 작은 소원입니다.” 
링컨 컨티넨탈은 이름만 되살린 것이 아니었다. 달리는 감각도 20세기 말 미국차의 여유로움 그대로다. 크고 묵직한 차체를 받치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서스펜션 덕에 풍성하고 매끄러운 승차감이 일품이다. 그렇다고 조종 성능이 크게 부족하지도 않다. 


서인수 기자는 “울퉁불퉁한 바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끈하게 달리네”라고 했다. 김선관 기자는 “기함답다”는 한마디로 모든 것을 요약했다. 나도 동감이다. 승차감과 거주성에서 컨티넨탈은 링컨의 기함이라는 자리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다만 아쉬운 것은 넘치는 출력에 비해 살짝 부족한 안정감이다. 트윈터보 엔진을 풀가동하면서 급가속할 때는 파워보트처럼 앞머리가 들리고 운전대가 가벼워진다. 코너에서도 차체의 움직임이 불필요하게 커져서 심리적으로 긴장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바퀴 접지력이나 실제 주행 안정성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 컨티넨탈의 아쉬운 안정감의 요인 중 하나는 가변식 파워스티어링이다. 두 바퀴 살짝 넘는 정도만 돌아가는 운전대가 차체 움직임을 격하게 만들어 부드러운 서스펜션에 부담을 주곤 했다. 게다가 스티어링 칼럼에 모터가 장착된 방식이어서 감각이 부족하다는 것도 불안감에 일조했다.


그렇다면 승자는 누굴까? 확실히 개인 취향이 좌우할 듯하다. 하지만 확실한 차이가 하나 있다. 불안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안정적인 차와 처음부터 믿음직한 차의 차이는 크다. 비록 승차감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이해하기 쉽고 믿음직한 CT6의 손을 들어주는 이유다.

 

주행 성능과 테스트 결과
두 모델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매우 다르다. 캐딜락 CT6는 3.6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세로로 배치하고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 뒷바퀴굴림 기반 네바퀴굴림이다. 반면, 링컨 컨티넨탈은 3.0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가로로 배치한 앞바퀴굴림 기반의 네바퀴굴림에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즉 파워의 절대량에서는 컨티넨탈이 우세하지만 동력 전달 과정은 CT6가 나은 점이 많다는 뜻이다. 그리고 차체에 알루미늄을 64퍼센트나 사용한 CT6가 컨티넨탈보다 거의 200킬로그램이나 가볍기 때문에 실제 마력당 무게비(컨티넨탈 5.46킬로그램, CT6 5.74킬로그램)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성능은 역시 컨티넨탈이 우세했다. 가속성능은 사실 출력보다는 토크에서 좌우되는데 터보 엔진인 컨티넨탈이 월등했던 것. 하지만 CT6가 출발부터 시속 40킬로미터까지는 앞서나갔던 점은 인상적이다. 8단 기어로 가진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덕분이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컨티넨탈은 발진 시 앞머리가 들리면서 앞바퀴의 접지력이 약간 떨어지기도 했다. 컨티넨탈의 6단 자동변속기도 직결감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결국은 힘이 이겼다. 시속 50킬로미터에서 추월한 컨티넨탈은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을 5.96초에 주파하며 6.71초의 CT6를 눌렀다. 추월 가속에서도 컨티넨탈이 우세했다. 


그러나 두 차의 가속성능엔 수치 이상의 차이가 있다. 높은 출력으로 더 빨리 달린 건 컨티넨탈이지만 사실 이 모델이 가장 좋아하는 상황은 두툼한 토크를 만끽하며 묵직한 차체를 밀어붙이는 파워 크루징이다. 2.1톤이 넘는 차체를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만끽하고 오르막도 마치 평지처럼 달리는 넉넉함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급가속과 감속이 많아지면 차체의 움직임이 복잡해지고 6단 자동변속기도 허둥대는 모습을 낸다. 반면 CT6의 엔진은 최대토크가 5300rpm에서 나오는 고회전형이다. 따라서 엔진을 열심히 돌리며 달려야 즐겁다. 섀시와 엔진 모두 스포츠 성향으로 일관된 것. 따라서 적당한 커브가 연속되는 고속국도가 CT6에 잘 어울린다. 물론 2톤에 육박하는 5.2미터짜리 대형 세단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겠지만.


제동시험은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중량도 가볍고 탄탄한 섀시가 강점인 CT6가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는 링컨 컨티넨탈의 제동거리가 짧았다. 제동 안정성에서는 뒤가 들리고 노즈 다이브가 심한 컨티넨탈보다 차체가 전체적으로 가라앉는 느낌의 CT6가 우세했지만 어쨌든 제동거리는 컨티넨탈이 짧았다. 제동 시 타이어 소음을 일으키는 CT6가 정지 마찰력을 최대한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실상은 과도한 타이어 미끄러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모델의 성능시험은 인간의 감각과 기계상의 수치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독자의 선택은 무엇일까? 믿을 수 있는 아쉬움인가? 아니면 약간 허술한 최선인가? 나는 선택할 수가 없다. 상황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컨티넨탈은 최대한 화려하게 치장했다. 크롬 사용량이 많아 블링블링하다. 다만 시트가 편하지 않다.

 

 

운전석과 실내 공간
“도어 열림 버튼이 어디 있죠?” 김선관 기자가 컨티넨탈의 도어 안쪽을 더듬으며 말했다. “가운데에 있잖아.” 잠시 밖으로 나갔다 다시 운전석에 앉은 김선관 기자가 이번엔 주변을두리번거리며 말했다. “이 차, 기어 레버가 없어요.” “센터페시아에 있잖아!” 뒷자리에 앉은 나와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동시에 외쳤다. 링컨 모델의 버튼식 기어 레버는 나 역시 익숙지 않다. 처음 모는 사람이라면 출발조차 하지 못할 거다. “그래도 새 차 타는 기분이 마구 들지 않아? 많은 게 새로워서.”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컨티넨탈에서 가장 새로운 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앞 시트다. 나비 날개를 양쪽으로 펼쳐놓은 것 같은 등받이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독특한 건 허벅지 부분을 좌우로 나눠 따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링컨은 허벅지부터 등받이, 허리까지 모두 다르게 세팅하면 30가지로 시트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새로운 시트인데 정작 앉는 기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승차감이 딱딱한 것도 아닌데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요. 게다가 왜 서른 가지나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김선관 기자의 말에 이진우 기자도 거들었다. “쿠션이 너무 빵빵해. 그래서 불편한 느낌이 커.” “포근하게 몸 전체를 감싸는 느낌보다 여러 개의 손이 몸을 받치고 있는 느낌이야. 강력한 가속력을 몸으로 받아낼 때 시트가 탄력적으로 가속도를 흡수해주는 느낌은 좋지만, 그래도 몸 전체가 야구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아직 더 익숙해.”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좀 더 푸근한 CT6의 앞 시트에 엄지를 들었다. 다른 기자들 역시 별다른 기능은 없지만 몸이 그대로 파묻히는 CT6의 넓은 시트를 칭찬했다. 디자인이 열 배는 더 근사한 컨티넨탈의 앞 시트는 기본기를 잘 갖춘 CT6의 평범한 앞 시트를 이기지 못했다.


컨티넨탈의 실내는 확실히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류민 기자는 견고한 금고 문을 여닫는 것처럼 ‘철커덕’ 하고 열리는 도어를 마음에 들어 했다. 김선관 기자는 컨티넨탈의 깔끔한 인포테인먼트와 터치감이 좋은 모니터를 칭찬했다. “CT6는 모니터 해상도가 너무 구려요.” 나 역시 화사한 컨티넨탈의 실내가 검은색 일색의 CT6 실내보다 다섯 배쯤 맘에 들었다. “그래도 전 차분한 CT6의 실내가 훨씬 근사해 보여요. CT6는 컨티넨탈처럼 대놓고 치장하지 않고 은근히 멋을 부렸어요. 하지만 배려는 부족한 듯해요. 비상등이 멀리 있다거나, 오디오 볼륨 조절 버튼이 터치 방식인 것들이요. 사용자의 편의성 따위는 별로 고려하지 않은 티가 팍팍 나요.” 류민 기자의 말에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이렇게 정리했다. “CT6의 실내는 고급스럽고 기능적이며 안락해. 무뚝뚝한 분위기가 아쉽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만듦새와 몸이 느끼는 질감은 아주 좋아.” 실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뒷자리에 대한 의견은 하나로 모아졌다. “컨티넨탈의 뒷자리는 그야말로 광활해. 내가 사장님이라면 이런 뒷자리에 앉고 싶을 것 같아.” 이진우 기자는 무릎공간에 여유가 넘치는 컨티넨탈의 뒷자리를 칭찬했다. “컨티넨탈은 앞 시트를 뒤로 끝까지 밀어도 뒷자리 무릎공간에 여유가 있어요. 하지만 헤드룸은 조금 갑갑해요. 반대로 CT6는 뒷자리 무릎공간이 여유롭지 못한 대신 머리 위쪽 공간을 파서 헤드룸이 넉넉해요. 음, 둘 중 하나의 손을 들라면 전 컨티넨탈을 택하겠어요. CT6의 좁은 뒷자리는 ‘플래그십에 어울릴 만한 뒷자리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하거든요.” 김선관 기자 역시 넉넉한 컨티넨탈의 뒷자리를 마음에 들어 했다. “컨티넨탈의 뒷자리가 좀 더 넉넉한 건 사실이지만 앞뒤로 슬라이딩이 되지 않는 건 불만이야. CT6는 슬라이딩이 되는데….”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등받이만 움직이는 컨티넨탈의 뒷자리에 불만을 보였다. 하지만 훨씬 넉넉하다는 덴 동의했다. 뒷자리는 컨티넨탈의 승리다. 


플래그십 세단답게 두 차 모두 편의장비가 풍성하다. 모든 시트에 열선과 통풍 기능은 물론 안마 기능이 담겼다. 스티어링휠은 열선 기능을 품었고, 뒷유리에는 햇빛을 가려주는 선셰이드도 달렸다. USB 포트도 넉넉하다(컨티넨탈은 앞자리에 두 개, 뒷자리에 두 개가 있고, CT6는 앞자리에 두 개, 뒷자리에 네 개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영어로 말해야 알아듣는 컨티넨탈의 싱크 3는 불만이다. 반면 CT6의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휴대전화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메시지를 읽어주거나 모니터에 띄운다)은 꽤 쓸모 있다. 어색하게 단어를 끊어서 이상하게 들릴 때도 있지만. 서인수    

 

연비
당연히 컨티넨탈의 연비가 더 좋을 줄 알았다. 차체 길이가 70밀리미터가량 짧고 엔진 배기량도 약 0.6리터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CT6가 훨씬 더 효율적이었다. 표시연비는 약 10퍼센트, 계기반 평균연비는 20퍼센트 정도 높았다. 동급이라고 하기에는 작지 않은 차이였다. 따라서 연비 항목의 트로피는 CT6가 가져갔다. 


컨티넨탈의 연비 패배 주요 원인은 제원표만 보고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컨티넨탈의 무게는 2145킬로그램. CT6에 비해 무려 195킬로그램이나 더 무거웠다. CT6가 차체의 64퍼센트를 알루미늄으로 빚어 무게를 덜어내긴 했지만 사실 CT도 컨티넨탈에 비해 가벼운거지 꽤 무거운 편에 속한다. 길이 CT6보다 85밀리미터가 긴 제네시스 EQ900 3.3T AWD(19인치 휠, 5인승)와 비슷한 수준이니 말이다. 


그래도 10퍼센트가 넘는 연비 차이는 납득하기 힘들었다. 무게당 마력비가 컨티넨탈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컨티넨탈은 트윈터보 엔진이고 CT6는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이다. 컨티넨탈은 3500rpm에서, CT6는 5300rpm에서 최대 토크를 쏟아낸다. 낮은 RPM(실사용 영역)에서 높은 토크를 낸다는 건 그만큼 저항이 적어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실사용 영역에서 컨티넨탈의 저항이 적으니 효율성도 컨티넨탈이 높아야 한다. 실제 가속 감각 역시 컨티넨탈이 훨씬 가볍고 경쾌했다.  


게다가 컨티넨탈은 앞바퀴굴림 기반 네바퀴굴림이고 CT6는 뒷바퀴굴림 기반 네바퀴굴림이다. 컨티넨탈과 같은 시스템은 구조가 간단해 가벼울뿐더러 평소에 앞바퀴만 굴려 저항까지 줄인다. 반면 CT6의 시스템은 무겁고 언제나 네 바퀴 모두에 동력을 전달해 효율이 떨어진다. 


연비 차이가 이처럼 컸던 데는 컨티넨탈에 무게만큼 큰 핸디캡이 또 있기 때문이다. 바로 변속기다. 컨티넨탈의 변속기는 자동 6단, CT6는 자동 8단이다. 1.00:1이 되는 기어가 컨티넨탈은 5단이지만 CT6는 6단이다. 즉, CT6가 엔진의 토크 밴드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면 CT6가 시속 20킬로미터부터 거의 시속 10킬로미터 단위로 기어를 갈아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CT6의 효율은 저속에 한정돼 있다. 저회전 토크가 부족하기 때문에 7~8단 기어비를 크게 낮추질 못했고 항속 시 가속페달에 조금만 힘을 줘도 바로 시프트다운을 시도한다. 도심 연비는 컨티넨탈에 비해 10퍼센트 이상 높지만 고속 연비는 컨티넨탈과 비슷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만약 링컨이 최고출력 욕심을 버렸더라면 결과는 조금 달랐을지 모른다. 사실 393마력이나 내는 3.0리터 V6 엔진은 흔치 않다. AMG C 43나 BMW M2의 3.0리터 6기통보다도 고성능이다. 수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터보차저를 키울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저회전 영역에서 힘이 부족해졌다. 컨티넨탈의 가속 특성이 과격해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목표 출력을 낮췄으면 효율을 더 높이고 감각도 더 매끈하게 다듬을 수 있었을 텐데 여러모로 아쉽다. 컨티넨탈에 이렇게 높은 출력이 꼭 필요했을까? 류민

 

 

구매와 소유 비용 
CT6와 컨티넨탈의 기본 가격은 각각 7880만원, 8250만원이다. CT6와 컨티넨탈의 최상위 모델인 플래티넘과 프레지덴셜이 시승차로 왔다. 각각 9580만원, 8940만원이다. 기본 가격은 컨티넨탈이 더 높지만, 최상위 모델의 가격은 CT6가 더 높다. 가격이 비슷해 취등록세와 공채 비용(할인)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원래 공채 비용은 엔진 배기량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배기량이 2000cc가 넘으면 3000cc든 3600cc든 공채 매입율이 같다.
캐딜락은 신한캐피탈, 링컨은 아주캐피탈에서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할부 이율은 각각 5.78퍼센트, 6.91퍼센트다. 다만 링컨은 아주캐피탈을 이용할 경우 별도 할인이 있으니 눈여겨봐야 한다. 캐딜락은 여러 캐피탈 중 그달에 가장 좋은 조건의 할부 프로그램을 소개해준다. 보통 5퍼센트 중후반이라고 한다.


보험료 역시 비슷하다. 눈에 띄는 항목이 있다면 바로 자기차량손해다. 차 가격이 높은 CT6 보다 컨티넨탈이 약간 더 비싸다. 전년도 보험 처리된 실적을 가지고 금년도 보험료율을 결정하는데 금년도 CT6와 컨티넨탈의 보험료율은 각각 4등급, 1등급이다. 보험료율은 등급 숫자가 클수록 보험료가 낮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지난해에 링컨 브랜드의 사고 수리로 나간 비용이 캐딜락보다 높다는 뜻이다. 


주요 소모품 비용도 컨티넨탈이 더 높지만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포드와 링컨 서비스 센터는 시간당 공임을 받는다. 컨티넨탈은 배기량 2000cc 이상으로 시간당 6만6550원이다(선인 모터스 서비스센터 기준). 소모품 교환 정비시간이 사이트에 명시돼 있다. 사실 공임은 브랜드별로 다르고, 서비스 센터별로 다르고, 작업해주는 사람마다 다르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교환 혹은 정비 비용을 지불하고도 꺼림칙하다. 공임을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시승차 모두 최상위 모델이다. 그만큼 더할 옵션은 없다. 기본 모델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컨티넨탈 프레지덴셜은 기본 모델인 리저브에 외관 색상, 시트 재질과 패턴, 휠 등이 추가됐다. 류민 기자는 “나한테 큰 쓸모가 있어 보이진 않아. 성능이 더 좋아진 것도 아닌데 가격 차이는 700만원이나 해. 난 리저브로 할래.” 모두가 류민 기자의 의견에 동의했다. 실제로 컨티넨탈 고객 80퍼센트 이상이 리저브를 구매한다. CT6의 기본 모델인 프리미엄과 플래티넘의 가격 차이는 무려 1700만원이다. 파워트레인은 같다. 옵션으로만 1700만원을 채웠다. 20방향 시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헤드업 디스플레이, 보스 파나레이 스피커, 뒷좌석 디스플레이 등을 더했다. 중간 트림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마음이 CT6로 갔다가 가격을 들으니 마음이 흔들리네.” 이진우 기자의 말이다. 현재 컨티넨탈을 받으려면 2~3개월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CT6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 프로모션 할인 폭도 꽤 크다. 얼마나 할인해주냐고? 직접 전시장에서 듣기 바란다. 할인 폭이 엄청나 놀라 자빠질 수도 있다. 김선관

 

최종 결론
우리는 두 대의 미국산 럭셔리 기함의 변화에 자못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변화는 예상했지만 변화의 폭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컸다. 그리고 변화는 긍정적이다. 
또렷한 핸들링과 빠른 엔진 반응, 단단하고 야무진 움직임 등 CT6의 주행 특성은 독일차를 연상케 했다. 그러면서 빠르되 과하지 않고, 정확하지만 신경질적이지 않은 적절히 절제된 움직임을 냈다. 반면 링컨은 그들이 가장 잘하는 걸 더 잘하기 위해 노력했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컨티넨탈은 모든 면에서 부드럽고 온화하다. 탑승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마음에 든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달리고 빠르게 차를 세웠다. 
캐딜락은 뚜렷하고 확고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곳에 닿기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링컨은 그들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다. 방식과 방법은 달랐지만 두 차 모두 우리에게 부활의 징조를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건 브랜드 부활이다. 부활은 현재의 안주가 아닌 미래의 진보다. 그래서 우리는 두 차의 현재보다 미래 역량을 가늠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테스트 결과에서 컨티넨탈이 우위에 있었지만 실질적인 주행품질과 감성에선 CT6가 더 명확한 감각을 전해주었다. 5미터가 넘는 차가 운전자가 원하고 예상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었던 건 단단한 섀시가 주는 엔지니어링에서 기인한다. 만약 캐딜락도 링컨처럼 3.0리터 트윈터보 엔진(410마력)을 얹은 모델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테스트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기함이 변했다는 건 브랜드가 변한다는 뜻이고 앞으로 출시될 모델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말이다. 즉 캐딜락은 단단한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미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링컨의 제품력은 인정하지만 캐딜락에 비해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또 앞바퀴굴림 플랫폼만으로는 럭셔리 시장에서 분명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우리는 두 브랜드가 보여준 미래 비전과 역량에서 조심스럽게 캐딜락의 손을 들어줬다.  이진우

 

CT6
나윤석 캐딜락은 21세기 럭셔리 시장을 주무르는 독일의 엔지니어링 정공법과 강렬한 디자인을, 링컨은 미국적 여유로움에 현대적 색채를 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나의 선택은 역시 엔지니어링. 주행 성능의 기본기가 우수한 ‘과잉살상용 섀시’의 소유자인 캐딜락이다. 조금만 더 숙성되면 아주 괜찮은 작품이 나올 듯. 미래가 기대된다.


이진우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인 국내 도로 여건을 생각해보자. 일자로 쭉 뻗은 도로가 많은가? 구불구불한 길이 많은가? 풍요로움이 주는 낭만보다는 짜릿한 긴장감과 일말의 성취감을 탐하련다. 


류민 하나하나 뜯어보면 컨티넨탈이 더 좋은 차처럼 보인다. 그런데 모든 걸 조합해 보면 의외로 매력이 크지 않다. 안팎 디자인은 투박하고 주행감각도 느슨하다. 내가 젊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김선관 지난달 오른쪽 뇌와 왼쪽 뇌가 혈투를 벌였다는 김형준 편집장의 말을 이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부가 좀 칙칙하면 어떻고, 외모가 좀 투박하면 어떤가? 잘만 달리면 됐지. 재미는 두말하면 잔소리.

 

CONTINENTAL
서인수 세상에 딱 두 대의 차만 있다면 난 컨티넨탈을 고르겠다. 새롭고 폼 나고 고급스러우면서 안락하고 경쾌한 대형 세단이니까.

 

 

캐딜락, 링컨, 대형세단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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