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는 단순히 크기를 줄여 연비만 높인 차가 아니다. 크기 외에 각종 부품과 소품에서도 비용을 줄여 다소 저렴한 판매가격에 내놓는 것이 경차다. 때문에 경차는 다른 차종에 비해 성능과 승차감 등이 비약적으로 좋아지기 힘들다. 기아의 신형 모닝은 어떨까? 과연 기아차 말대로 ‘차급을 뛰어넘는 성능과 승차감’을 지녔을까? 

기아는 우선 휠베이스를 15밀리미터 늘렸다. 최대한 경차 규정 한계까지 차체를 빵빵하게 키워 경차의 최대 약점인 작은 크기를 어떻게든 해소하려는 의도다. 그리고 “경차 최고 수준의 안락성”이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신형 모닝은 여전히 작고 좁다. 

앞 시트가 짧아 허벅지를 받쳐주지 못해 체중이 엉덩이로 집중된다. 시트 쿠션도 얇다. 이런 시트는 오래 앉으면 엉덩이가 아프다. 다행히 무릎 공간은 넉넉하다. 휠베이스가 늘면서 뒷자리 레그룸이 20밀리미터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릎이 앞 시트에 닿는다. 신형 모닝은 쉐보레 스파크보다 모든 면에서 크다. 기아는 이 점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경차의 최대 약점인 크기를 다소나마 해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차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더불어 기아가 강조한 것은 주행성과 안전성. 이전보다 초고장력 강판 사용량을 두 배 늘렸고 8미터만 사용했던 구조용 접착제도 67미터나 사용했다. 단단해진 보디는 주행성에서 바로 표시가 났다. 좌우 움직임이 안정적이고 스티어링도 자연스럽다. 다만 승차감이 예전에 비해 더 단단해졌다. 보디뿐만 아니라 서스펜션도 단단해졌다. 리바운드도 없고 출렁이지도 않는다. 토크 벡터링도 있어 경쾌하게 움직이지만 승차감이 좋지 않다. 사실 경차는 여유 공간이 없어 크고 긴 서스펜션을 넣을 수 없다. 따라서 승차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모닝은 실내를 키우기 위해 서스펜션 공간까지 할애한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서스펜션 움직임이 적다. 큰 충격에선 차체가 크게 요동칠 정도로 충격에 미흡하다.

1.0리터 3기통 엔진은 76마력을 낸다. 이전보다 2마력 줄었지만 실용 구간에서의 토크를 늘렸다. 가속이 느린 건 여전하지만 연비를 생각하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형 모닝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5.4킬로미터로 쉐보레 스파크(리터당 15.2킬로미터)보다 약간 높다. 실제 주행에선 리터당 17.4킬로미터를 냈다. 느린 차를 빠르게 달리기 위해 재촉했던 걸 감안하면 훌륭한 연비다. 경차 최고의 장점인 효율성이 더 좋아진 것이다. 
신형 모닝은 동급에서 가장 크고 기름을 가장 조금 먹는다. 에어백이 7개나 되고 긴급제동, 전방 추돌 경보, 직진 제동 쏠림 방지 등의 안전장비도 갖췄다. 또 조용하고 잘 달린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쉐보레 스파크와의 비교치일 뿐이다. 모닝은 경차다. 소형이나 준중형의 그것을 모닝에서 탐할 순 없었다. 경차는 경차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기아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