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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ELECTRO SAPIENS

주변이 온통 전자장비다. 하지만 전기차는 아직 저 앞에 있다. 그때까지 우리를 책임질 현실적인 전기차가 여기 있다. 절반쯤 전기차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거의 전기차인 EREV 볼트다

2017.02.22

 

지난 2011년, 볼트는 데뷔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로선 흔치 않은 EREV(주행거리연장 전기차)였기 때문이다. 쉐보레는 볼트의 엔진이 완벽한 발전기라고 했다. 하지만 엔진이 구동에 미세하게나마 개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에서는 볼트를 EREV로 볼 수 없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최근 한국 땅을 밟은 볼트는 2세대다. 엔진과 배터리를 조금 개선했을 뿐, 구동 시스템은 이전과 거의 같은 모델이다. 그래서 난 더 기대를 했다. 수년 동안 이어져 온 논란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경험해본 볼트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주행 감각이 전기차에 한없이 가까웠다. 엔진 개입은 별로 흠잡을 거리가 아니었다. 따라서 나는 볼트를 EREV로 부르기로 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다. 언더보디를 시스템에 맞게 설계한 까닭에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나다. 현대차가 이전에 선보였던 하이브리드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프리우스와 어깨를 견줘도 좋을 정도. 비록 토요타에 비해 효율은 떨어지지만 단기간 안에 거미줄과 같은 토요타의 특허망을 피해 이 정도의 하이브리드카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아이오닉은 프리우스보다 못한 하이브리드가 아닌, 성격이 다른 하이브리드라고 할 수 있다. 

 

 

늘씬한 볼트, 실용성의 아이오닉
볼트와 아이오닉은 크기부터 비슷하다. 길이는 볼트가 110밀리미터 길지만 너비와 휠베이스는 아이오닉이 각각 35밀리미터, 6밀리미터 크다. 형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둘 다 토요타가 공기역학을 고려해 완성한 ‘프리우스 스타일링’을 따랐다. 실제 길이도 길지만 꽁무니가 조금 더 낮은 덕분에 볼트가 한층 늘씬해 보인다. 그런데 그릴과 앞 범퍼 공기흡입구에 붙인 크롬 패널은 아무리 봐도 한국 취향이 아니다. 반면 아이오닉은 모난 곳 없이 깔끔하다. 


볼트는 오펠이 개발한 신형 준중형 플랫폼을 밑바탕 삼는다. 신형 크루즈에도 쓰이고 있는 바로 그 물건이다. 물론 볼트에 맞게 수정 작업을 거쳤다. 배터리를 품은 높직한 센터터널이 대표적이다. 참고로 볼트는 이 때문에 4명만 탈 수 있다. 앞 센터콘솔이 센터터널을 타고 뒤 시트 방석까지 뻗어 나와 있다. 또한 볼트는 트렁크 턱이 높아 짐 싣기도 불편하다. 아이오닉의 플랫폼 역시 신형이다. 아반떼(AD)의 그것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배터리는 뒤 시트 바닥에 붙였다. 그래서 볼트보다 훨씬 여유롭다. 실용성은 누가 뭐라 해도 아이오닉의 승리다.


볼트의 실내는 의외로 크루즈가 아닌 말리부와 비슷하다. 레이아웃이 유사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같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간결한 계기판. 속도, 연료량, 배터리 상태, 동력 흐름 등 운전자가 꼭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다른 차에서는 보지 못한 장비도 있다. 스티어링휠 뒤쪽에 붙인 리젠 버튼이다. 회생제동 시스템만으로 속도를 줄이는 장치로 배터리를 더 적극적으로 충전할 수 있다. 완전히 멈춰 설 때까지 작동하지만 특성상 정지하자마자 다시 움직이기 때문에 정차를 하려면 적정 시점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줘야 한다. 또한 감도를 조절할 수 없는 ON/OFF 방식이라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오닉의 실내는 어떤 형제들과도 닮지 않았다. 큰 틀은 아반떼와 조금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아반떼, i30 등과 나눠 쓸 만도 한데 그것 참 희한하다. 파워트레인의 작동 현황은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이오닉에서 가장 마음에 든 기술은 ‘Driver Only’다. 공조장치를 운전석만 가동해 연료 소비를 줄여준다.

 

 

전기차나 다름없는 구성
볼트의 핵심은 역시 볼텍 유닛이다. 볼텍은 구동과 에너지 회수를 책임지는 두 개의 모터와 동력을 잇고 끊는 클러치, 그리고 전력을 변환하는 파워 인버터 등으로 구성된 동력 장치다. 1.5리터 가솔린 엔진은 주로 발전을 담당하며 때에 따라 구동력을 슬쩍 더하기도 한다. 


아이오닉의 파워트레인은 1.6리터 밀러 사이클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사이에 전기모터를 끼워 넣은 구조다. 전기모터 독재 체제의 볼트와 달리 엔진이 구동을 주도하고 전기모터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볼트 새 배터리의 무게는 183킬로그램으로 이전보다 약 10킬로그램 가볍다. 셀을 288개에서 192개로 줄였기 때문이다. 대신 효율을 약 12퍼센트 개선해 EV 모드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89킬로미터로 늘렸다. 배터리 충전 용량은 18.4kWh로 아이오닉의 배터리(1.56kWh)보다는 한참 크고 아이오닉 EV(28kWh)보다는 조금 작다. 


충전은 완속과 이동식만 지원한다. 규격은 국내 표준으로 자리 잡은 J1772 5핀 타입1이며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까지 완속 충전기로 약 4시간 30분, 이동식 충전기로 약 9시간이 걸린다. 충전기를 꼽으면 실내 화면을 통해 암페어를 설정할 수 있는데, 기본은 무조건 8암페어이며 12암페어 모드는 옵션으로 준비된다. 


12암페어 모드를 사용할 땐 허용 전류부터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인 전력 환경에선 10암페어 이상을 당겨쓰면 과부하로 인해 전류가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단골 충전 장소가 10암페어 이상을 지원한다면 등록을 통해 그 위치에 가면(GPS로 인식한다) 기본 충전 전력이 12암페어로 바뀌게 설정할 수도 있다. 


기본 모드에 두고 이동식 충전기로 3시간 동안 충전한 결과, EV모드 주행가능거리가 0에서 16킬로미터까지 충전됐다. 영하 5℃ 이하의 날씨라서 실제 주행거리가 이를 한참 밑돌 줄 알았는데, 히터를 켠 상태로 엔진의 도움 없이 무려 18킬로미터가량을 달렸다. 


아이오닉은 당연히 외부 충전이 필요 없다. 발전기와 회생제동으로 스스로 배터리를 채운다. 볼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소형 배터리라 충·방전이 빠르다. 배터리가 방전돼도 가다 서다를 조금만 반복하면 금세 충전된다. 모터의 출력 역시 차이가 크다. 아이오닉은 32킬로와트에 불과하지만 볼트는 48킬로와트 모터와 87킬로와트 모터가 힘을 합해 총 111킬로와트의 출력을 뿜어낸다.

 

 

충전 환경이 관건
볼트의 가장 큰 매력은 가속 감각이다. 엔진 작동과는 상관없이 항상 전기모터로 달리기 때문에 매끈하되 아주 화끈하다. 날씨가 아주 춥거나 배터리가 바닥난 경우가 아니라면 시동을 거는 법도 없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전기모터로만 달린다. 


그러나 볼트는 스스로 배터리를 거의 충전하지 못한다. 엔진이 만든 전기는 배터리를 거쳐 바로 모터로 공급된다. 볼트의 하이브리드 복합연비(17.8km/ℓ)가 아이오닉(20.2km/ℓ, 17인치 기준)에 못 미치는 결정적인 이유다. 볼트의 엔진은 가속페달의 미세 조작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일정 수준 이상을 밟아야 rpm을 단계별로 높인다. 엔진이 구동에 개입할 땐 가속 감각이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여전히 전기차의 감각이다.


반면 아이오닉은 일반적인 가솔린 차와 비슷하다. 전기모터 덕분에 초반 반응이 굉장히 경쾌하긴 하지만 기어를 갈아타고 이에 따라 엔진 회전수가 오르내린다. 저속 또는 탄력 주행 시에만 전기모터로 달릴 뿐 본격적인 EV 모드도 없다. 게다가 엔진 소리도 꽤 칼칼하다. 기본적으로 회전수가 높은 밀러 사이클 방식인 데다, 사운드를 강조하겠다며 흡기필터를 실린더 헤드 바로 옆에 붙였기 때문이다. 소음을 완전히 잠재울 수 없다면 사운드로 승화시키자는 작전인데, 이게 하이브리드카에 어울리는지는 의문이다. 


거동은 아이오닉이 훨씬 안정적이다. 볼트는 코너에서 무게가 느껴진다. 타이어 세팅도 문제다. 볼트의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A/S 타이어는 40kg·m가 넘는 토크를 감당하지 못한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어김없이 헛바퀴를 돌리고 심할 때는 연기까지 내는데 이에 대한 옵션도 없다. 반면 아이오닉에는 프리미엄 타이어인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가 선택 사양으로 준비된다. 


볼트는 배터리를 충전했을 때 100퍼센트 활용할 수 있는 차다. 따라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방전된 상태, 즉 엔진이 켜진 상태에서는 연비가 아이오닉만도 못하다. 물론 충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지비가 줄어든다. 참고로 볼트는 1kWh의 전기로 약 5.3킬로미터를 달린다(복합 기준).


국내에서 볼트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구분된다. 아직 EREV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구매 보조금은 500만원이다. 반면 하이브리드 구매 보조금은 100만원. 취득세 감면, 세제 혜택 등을 전부 꼼꼼하게 따져본 후 옵션을 비슷하게 맞추면 아이오닉보다 볼트가 약 500만원 비싸다. 만약 두 차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의 사용 환경이 이만큼의 가격 차이를 만회할 수 있을지도 반드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전기차, 볼트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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