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NEW 5 SERIES 스포티함, 우아함,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한 뉴 5시리즈. 전장 4,935mm, 전폭 1,868mm, 전고 1,466mm로, 이전 세대에 비해 차체는 커지고 실내는 더욱 넓어졌다. 새롭게 장착된 BMW 트윈파워 터보 엔진으로 역동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MERCEDES-BENZ THE NEW E-CLASS 10세대 더 뉴 E-클래스는 감성적 디자인과 고품격 인테리어의 결합으로, 매혹 그 자체다. 후미로 이어지는 감각적인 쿠페형 루프와 긴 보닛은 역동적인 실루엣을 만들어내며, 짧은 오버행과 긴 휠베이스 등 감각적이고 다이내믹한 디자인 철학이 엿보인다. 이전 모델 대비 휠베이스는 65mm, 전장은 43mm 길어졌다.    

 

마침내 BMW가 왕좌에서 내려왔다. 2009년 이후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수입차 시장 1위를 메르세데스-벤츠에게 넘겨준 것이다. 예상은 했다. 신모델로 가득한 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하여 BMW는 황혼기에 접어든 모델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믿었던 7시리즈의 부진도 아쉬웠다. 그러나 승부가 갈린 곳은 모델 수명을 다한 5시리즈와 신형 E-클래스의 격차에 있었다. 비록 520d가 수입차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지만 전체 판매량에서는 약 1만7000대였던 5시리즈가 약 2만1000대의 E-클래스보다 무려 6000대나 적었던 것. 작년 두 브랜드의 차이 8000대의 7할 이상이 여기서 나온 셈이다. 

그래서 뉴 5시리즈는 BMW에게 매우 중요하다. 지난 1월 4일부터 예약을 받고 이달부터 출고를 시작하는 뉴 5시리즈가 E-클래스에게 통쾌한 복수전을 펼칠 것인지에 따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한판 승부가 결정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그리고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길게는 10년을 좌우할 대결전이다. 하지만 회사나 시장이 어쩌고 하는 따분한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핵심은 ‘나라면 5시리즈와 E-클래스 중에서 어느 것을 살 것인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오늘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두 모델을 평가할 생각이다. 난 올해 쉰 살이 되었고, 내 또래가 이 두 모델의 중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고 싶은 차는 무엇일까?
 

디자인
E-클래스. 그래, ‘중(中)자 벤츠’ 맞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세단 3종이 너무 닮기는 했다. S-클래스를 대자, C-클래스를 소자 벤츠 세단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그게 어때서? 뉴 S-클래스가 처음 나왔을 때 입이 떡 벌어진 기억을 잊어버렸나? 이전의 어떤 모델에서도 보지 못한 황홀한 인테리어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그 디자인 DNA가 C-클래스를 거쳐서 E-클래스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좋은 것을 굳이 다르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만큼 지금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의 디자인은 매혹적이다.
5시리즈. 이젠 BMW도 마찬가지다. 뉴 5시리즈도 안팎 모두 7시리즈와 똑 닮은 ‘중자 BMW 세단’이니까. 그래서인지 다소 여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E-클래스에 비해 5시리즈는 더 묵직하고 남성적이다. 실내도 더 보수적이다. 그래서 정장 차림으로 이용할 비즈니스용 세단으로는 5시리즈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7시리즈도 그랬듯이 뉴 5시리즈를 옆에서 보면 그냥 보수적이지는 않다. 길게 쭉 뻗은 보닛과 뒤쪽으로 치우친 루프 라인이 은근히 공격적이다. BMW의 야성이 숨어 있구나. 그래서 시작부터 우리나라용 5시리즈는 모두 M 스포트 패키지가 기본인 모양이다. 하지만 여전히 감성적인 면이 조금은 아쉽다. 내가 넥타이 매는 것을 질색해서 그런가?

장비 및 기술
기술에 관한 한 요즘 차들은 특기할 만한 차이를 찾아볼 수 없다. 5시리즈와 E-클래스도 그렇다. 부분 자율 주행이 가능한 주행 보조 장치가 빼곡하고 스스로 사고를 방지하는 능동적 안전 장비도 그렇다. 5시리즈가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시스템’, E-클래스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로 거의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자동 주차나 LED 헤드라이트도 디테일에서만 다를 뿐 거의 같다. 엔진이 모두 터보 직분사 방식이라는 점에서 트렌드에 충실하다. 이름도 비슷한 E300과 530i가 이젠 모두 4기통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이다. 다만 이전 세대부터 숙성된 5시리즈의 그것이 좀 더 완성도가 높고, E-클래스의 신형 엔진은 다소 건조한 듯하지만 경쾌하고, 9단 자동 변속기는 가끔 허둥대지만 엔진의 힘을 옹골차게 바퀴로 전달하는 직결감이 상쾌하다. 
두 회사가 표방하는 철학의 차이는 인간과 기계의 접점이 되는 휴먼-머신 인터페이스에서 드러난다. E-클래스는 마치 하나의 화면처럼 연결된 계기반과 중앙의 디스플레이로 첨단이지만 우아한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반면, 5시리즈는 i-드라이브, 터치스크린, 그리고 제스처 컨트롤 등 현존하는 모든 인터페이스와 더욱 강력해진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첨단을 추구한다. 즉, 적용 가능한 기술과 장비에 관한 한 거의 차이가 없다. 

안락함과 승차감
E-클래스는 매우 경쾌하다. 가볍다고 느낄 정도다. 지금까지의 벤츠 모델이 대부분 안정적이지만 굼뜨다는, 그래서 시내보다는 고속도로에 어울린다는 고정 관념을 완전히 뒤집었다. 하지만 4기통 엔진은 숙성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아직 5시리즈를 타보지는 못했지만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최근 승차감은 BMW가 더 고급스럽다. 그리고 7시리즈에 적용된 35up 플랫폼은 차분함과 명료한 조종 감각으로 대단히 인상적이다. 5시리즈는 카본 코어가 없지만 그 본성을 버리지만 않았다면 승차감은 5시리즈가 더 좋을 듯하다. 타보면 알겠지만 내 주관적 예측이 거의 정확하리라 자신한다.

가격
가격표상으로는 520d의 6630만원부터 530d의 8790만원의 5시리즈보다 E-클래스가 E200 아방가르드의 6090만원부터 E400 4매틱 익스클루시브의 9800만원까지 아래위 폭이 넓다. 하지만 진실은 숫자 뒤에 있다. 520d와 경쟁 모델인 E220d는 6600만원대로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런데 5시리즈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시스템과 M 스포트 패키지가 모두 기본이다. 즉, 5 시리즈의 가격이 최소 1000만원 정도 저렴한 셈이다. BMW 코리아가 얼마나 이를 악물고 5시리즈를 준비했는지 알겠다.

최후의 선택은? 
작년, 1위 수성이 어려워진 BMW 코리아는 힘든 결정을 했다. 판매 실적을 내려놓고 과도한 할인을 억제하는 판매 정상화 정책에 집중한 것. 즉, 판매량보다 영업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뜻이었다. 이는 바로 뉴 5시리즈의 정상적인 판매를 위한 사전 준비였다. 그래서인지 1월 10일 현재 1주일 동안 사전 계약된 대수는 1000대 남짓.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BMW는 가격 할인 대신 파이낸셜 패키지 등 보다 고차원적인 프로그램으로 차라는 하드웨어와 패키지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프리미엄 세일즈이다. BMW 코리아의 노력은 눈물겹다. 하지만 아직 5시리즈에게 아쉬운 것이 있다. 차가 좋다는 것도,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E-클래스처럼 한눈에 나를 사로잡는 무엇이 5시리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나와 같은 중장년 고객은 어렵게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촌철살인의 메시지로 나를 넘어뜨려봐라. 5시리즈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슬로건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E-클래스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라이벌이 있다는 것은 모두에게 행복한 일이다. 당사자에게는 지옥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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