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쌍용은 장사를 잘했다. 12월은 창사 이래 최다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고, 연간 15만대를 돌파하며 2002년 이후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티볼리의 힘이 컸다. 티볼리는 2015년 대비 34.7퍼센트 증가한 8만5821대(수출 포함)가 팔려 쌍용차의 판매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코란도C는 초라했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8951대로 전년(1만5677대) 대비 판매량이 43퍼센트나 빠졌다. 수출 물량까지 더해도 1만5000대가 되지 않는다. 

코란도C가 안 팔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티볼리 때문이다. 두 차의 상품가치 평가에서 많은 소비자가 티볼리를 선택한 탓이다. 그래서 쌍용은 코란도C에 티볼리의 스타일을 입혔다. 인기몰이에 동참시키고 싶었나 보다. 그릴 모양을 티볼리처럼 바꿨다. 그리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추가했다. 헤드램프 안에 11개의 LED 라이트를 넣었다. 앞모습만 보면 거의 새 차 같다. 이전보다 확실히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하지만 전체적인 차체 비율이 티볼리보다 좁고 높은 느낌이다. 

높은 느낌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시트 포지션이 아주 높다. 트럭에 앉은 것 같은 높이이자 운전 자세다. 플라스틱 재질을 많이 사용한 실내는 투박하고 구성은 고루하다. 계기반도, 모니터도 작다. 그나마 시트와 안전벨트 등을 붉은색으로 한 레드 패키지가 있어 다행이다. 이것까지 검은색이었다면 더 오래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운전감각도 젊지 않다. 엔진은 2000년대 디젤 엔진 소리가 난다. 가속이라도 할라치면 귀가 고생이다. 그래도 엔진 진동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최고출력은 178마력. 배기량(2.2리터)에 비해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문제는 반응이다. 초반 움직임이 굼뜨다. 그나마 아이신제의 6단 자동변속기가 최대토크(40.8kg·m) 구간(1400~2800rpm)을 잘 찾아들어가 다행이다.  

핸들링은 반응이 늦을뿐더러 운전대가 늦게 돌아온다. 이건 마치 프레임 보디 오프로더 감각이다. 코너에선 나도 모르게 운전대를 안쪽으로 조금씩 더 돌리게 된다. 앞바퀴 그립이 약해 노즈가 슬금슬금 밖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직진 주행 성능은 나무랄 것이 없다. 하지만 시속 150킬로미터 이상으로 올라가면 안정감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체에서 들리는 풍절음이 커지는 것으로 보건대 매끈하지 못한 하체 때문에 바람이 차체를 흔드는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코란도C는 탈수록 2000년대 초반 프레임 보디 오프로더를 타는 느낌이 들었다. 2017년에 판매되는 모노코크 섀시 SUV에서 어떻게 이런 느낌이 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쌍용차는 모노코크 뼈대를 놓고 강철 프레임 SUV 만들듯 한 건 아닐까? 코란도C는 쌍용차 최초의 모노코크 SUV다. 

코란도C가 티볼리보다 나은 건 찾기 힘들다. 뒷자리가 아주 근소하게 넓고 등받이가 뒤로 17.5도 젖혀지는 정도. 쌍용은 얼굴 성형으로 어떻게든 코란도C 부진을 만회하려 하지만 이번 생에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공간 활용성이 높다. 트렁크 용량이 486리터이고 시트를 접으면 1312리터가 된다. 바닥도 평평하다.
 

SPECIFICATION SSANGYONG KORANDO C AWD EXTREME EDITION
기본 가격 3047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직렬 4기통 2.2ℓ DOHC 터보 디젤, 178마력, 40.8kg·m  변속기 6단 자동 공차중량 1730kg 휠베이스 2650mm 길이×너비×높이 4410×1830×1715mm 복합연비 11.8km/ℓ CO₂ 배출량 163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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