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의 끝판왕 두둥! 볼보 크로스컨트리의 끝판왕 V90 크로스컨트리가 온다고?

고백하건대 크로스오버 자동차 성애자다.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차가 볼보 크로스컨트리로 불리던 V70 XC와 A6를 기반으로 했던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였다. 마치 전생에 부부였던 것처럼 보자마자 끌렸다.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는 V70 XC로부터 이어진 XC70의 후손이다. 스바루 아웃백, 아우디 올로드 콰트로와 함께 크로스오버란 장르를 개척한 볼보 크로스컨트리의 직계 혈통이란 얘기다. 사실 외모만 보면 왜건도 아니고 SUV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혹자는 “이 애매한 생김새는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런 생김새 때문에 세상 어느 곳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세단이 험로를 누비는 것이나 SUV가 세찬 커브를 내지르는 건 쉬운 일도 아니고 어울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V90 크로스컨트리는 두 곳 어디에 있어도 그럴싸하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실력을 갖췄을 걸로 기대된다. 볼보는 V90 크로스컨트리를 공개하면서 “시속 200킬로미터 이상의 고속주행까지 고려해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했다”며 “험로든 고속도로든 어떤 환경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주행을 약속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XC70의 정통성에 최근 볼보가 강조하기 시작한 역동성까지 스민 셈이다. 험로 주파 능력이야 이미 전 세대 모델들을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세련되기로는 역대 크로스컨트리 모델 중 최고다. 사실 1세대인 V70 XC부터 3세대인 XC70까지는 많이 투박했다. 마치 기능성에만 초점을 둔 것 같은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V90 크로스컨트리는 다르다. 토마스 잉엔라트 볼보 디자인 총괄이 “평범한 날들은 끝났다”고 선언한 이후 선보인 말쑥하고 강인한 얼굴과 늘씬하고 탄탄한 몸매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심지어 완전히 새로워진 볼보 중 가장 훌륭한 외모를 가진 건 V90 크로스컨트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약간 들린 차체는 늘씬한 몸매를 더욱 강조하고, 차체 아래를 빙 두른 보호대와 장식은 강인한 인상에 거친 매력까지 더했다.

실제 주행성능은 타봐야 알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S90과 XC90을 통해 V90 크로스컨트리와 같은 구성의 파워트레인을 이미 경험해봤다. 짐작건대 이런 파워트레인이라면 V90 크로스컨트리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매섭기보다는 부드럽고, 거칠기보다는 차분했던 반응이 그런 믿음을 갖게 한다. 그리고 또 하나. B&W 오디오는 신형 볼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생생하고 풍부한 사운드는 최고급 세단을 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지나친 극찬 아니냐고? 아니다. 이건 꼭 들어봐야 한다. 그래야 안다.

참, 2017년에 출시될 차 가운데 주목하는 모델이 두 대 더 있다. 그중 하나는 현대 i30 N, 다른 하나는 메르세데스 AMG E 63  4매틱이다. i30 N에서는 현대가 다졌을 내실이 기대된다. 더불어 현대가 지향하는 고성능의 색깔과 방향이 궁금하다. E 63 4매틱을 기대하는 이유는 딱 하나, 드리프트 모드다. 드리프트가 뭐 그리 대수냐고? 드리프트를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 이 정도면 뭐 대충 알겠지? 글_고정식(<카미디어> 기자)

모터트렌드, 자동차, 볼보, 크로스컨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