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준다는 건 기쁜 일이다. 상을 받는다는 건 더 기쁜 일이다. 재규어가 지난해 8월 ‘재규어 디자인 헤리티지를 재해석하라’는 주제로 ‘카 디자인 어워드’를 시작했다. 쉽게 말해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이다. 재규어는 차세대 자동차 디자이너를 발굴한다는 취지에 맞게 참가자를 2년제 이상 대학 재학생과 휴학생으로 제한했다. 재규어가 공모전을 연다는 소문은 국내외 디자인 관련 대학에 퍼졌고, 40여 대학 학생들이 100점이 넘는 작품을 접수했다. 심사는 여섯 명의 국내 심사위원과 재규어 글로벌 디자인 팀이 맡았다. 이들은 브랜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디자인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콘셉트가 얼마나 훌륭한지, 완성도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고려해 13개 팀을 선발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세 팀을 ‘톱 3’에 올렸다.

지난해 12월 3일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이 공모전의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행사가 열렸다. ‘톱 3’에 오른 세 명의 참가자는 100여 명의 기자와 학생들로 빼곡한 호텔 행사장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했다. 자신이 디자인한 작품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재규어 디자인 디렉터 이언 칼럼도 참석했다. 우승자를 축하하고 시상하기 위해서다. 영국 디자인 스쿨의 여름 학기 프로그램 수강권과 재규어 본사 디자인 스튜디오 견학, 장학금 200만원이 걸린 1등은 이성낙 학생이 디자인한 C-X100에 돌아갔다.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에서 운송디자인을 배우고 있는 그는 재규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콘셉트카를 주제로 잡고, C-X75를 잇는 의미로 C-X100을 디자인했다. 심사위원들은 재규어 브랜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재해석한 그의 작품에 높은 점수를 줬다.

2등은 홍익대학교에 재학 중인 윤규일 학생이 디자인한 A.I.81 콘셉트가, 3등은 한양대학교에 재학 중인 주동만 학생의 B 타입이 차지했다. A.I.81 콘셉트는 인공지능 로봇을 품었다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돋보였고, B 타입은 블랙홀을 모티프로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1~3등이 발표되고 13명의 수상자들은 모두 연단에 올라 상을 받았다. 웃음 가득한 젊은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그들 가운데 미래의 이언 칼럼이 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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