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타던 차는 수동변속기가 달린 경차였다. 덕분에 수동변속기를 부담 없이 다룰 수 있었고 유지비가 낮아 어디든 마음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도로에서 늘 마주하는 경차 무시 풍조는 몇 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렇게 지쳐갈 때 즈음 예상치 못한 시기에 이 차를 만났다.

메르세데스 AMG A 45 4매틱과의 인연은 훨씬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봄 지인 추천으로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느낌은 ‘벤츠가 만든 랜서 에볼루션’이었다. 생기발랄한 움직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벤츠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고급스러운 움직임이 섞여 있었다. 처음 시승도 낯설지 않고 편했다.

올해 초 AMG A 45는 페이스리프트되면서 출력을 올리고 기어비를 조절하는 등 성능의 개선도 같이 이뤄졌다. 가격도 낮췄다. 호기심이 화근이었다. 얼마나 바뀌었는지 궁금해 시승했고 결심이 들었다. ‘지금이 아니라도 이 녀석을 꼭 사고야 말겠어.’ 늘어난 20마력과 변경된 기어비는 사실 큰 감흥을 가져다주지 못했지만 다시 맛본 그 생기발랄한 주행 감각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시승차에 내려서도 나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구매 결정을 내리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곧 이사를 앞두고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을 예상했다. 그리고 두 대의 차를 끌기엔 부담스러워 기존의 차를 처분해야 했다. 당시 쉐보레 카마로 SS도 장바구니에 같이 담겨 있었다. 두 차를 놓고 냉혹하게 비교했다. 결론은 역시 AMG A 45였다. 네바퀴굴림에 실용성 높은 해치백 그리고 삼각별이 주는 가치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구입 시기를 점치던 중에 매력적인 프로모션 소식이 들려왔다. 워낙 조건이 좋아 아내에게 시기를 앞당겨 구매하는 걸 승낙(?)받았다. 지난여름 그렇게 AMG A 45의 키가 내 손으로 들어왔다. 사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약 반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선택에 후회는 없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이따금 퇴근길에 날려버릴 수 있는 행복이 좋다. 연비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 평소엔 점잖게 운행한다. 차를 구매하고 직접 운행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AMG A 45는 얌전하게 운전할 때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MERC EDES-AMG A 45 4MATIC
가격 59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직렬 4기통 2.0ℓ DOHC 터보, 381마력, 48.4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무게 1600kg 휠베이스 2700mm 
길이×너비×높이 4350×1770×1435mm 연비(복합) 9.5km/ℓ CO₂ 배출량 183g/km 구입 시기 2016년 7월 총 주행거리 7100km 평균연비 9.9km/ℓ 월 주행거리 20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40만원(유류비), 4만원(주차비)

모터트렌드, 자동차, 수입차, 삼각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