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DAILY PICK_Car&Tech

클래식카 함정

클래식카에 관심이 많은 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돈을 벌려는 사기꾼들이 있다고 한다

2016.12.06

 

자동차 역사가 오래될수록 자동차를 수단으로 쓰는 것 이외에 목적이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차와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물론 어릴 때 꿈꾸던 멋진 스포츠카를 성인이 돼서 소유하거나, 운전 이외에 차를 꾸미고 가꾸는 데서 기쁨을 찾는 것이다. 이 중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많이 들은 소식은 올드카 혹은 클래식카에 대한 많은 사람의 관심이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차를 국내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늘었다. 국내에 공식 혹은 수입돼 판매된 적이 없는 차들이 자주 보인다. 우선 차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매우 반갑다. 책이나 인터넷 혹은 해외에 가서야 실물을 볼 수 있던 차들이 국내에서 돌아다닌다는 건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흥미로운 일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스러운 소식도 들린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클래식카에 대한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세계적으로도 어떤 차가 클래식카인지 명확한 규정이 없다. 영국은 1975년 이전에 만들어진 차에 대해 자동차세를 면제하며, 브리티시 모터 헤리티지 재단(British Motor Heritage Foundation)에서 생산 기록을 관리하고 이에 맞을 경우 인증서를 발행한다. 일본은 클래식카 랠리에서 1974년 또는 1979년 이전에 생산된 차에 참가 자격을 주는 식으로 클래식카로 인정하는 편이다. 미국은 미국 클래식카 클럽(Classic Car Club of America)과 미국 앤티크 자동차 클럽(Antique Automobile Club of America)에서 가늠하는 기준이 있는데, 가장 유연한 기준은 생산된 지 25년이 넘은 차 중에서 가치가 있는 경우에 이름을 올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차여야 한다는 것이다. 모터스포츠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거나 예술적이라고 평가받아야 한다. 또한 자동차 역사에서 분명한 획을 그었다고 많은 사람이 인정할 만큼 확실한 캐릭터가 필요하다. 무조건 오래됐다고 클래식카가 되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역사가 오래되지 않고 세계 기준에 맞는 클래식카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찾아보면 1950년대와 1960년대의 명차들이 한두 대 존재한다. 1970년대 이후와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있는 1980년대 차는 적지 않은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차들은 일반적인 중고차로 거래되지 않는다. 소수 마니아 사이에서만 조용히 거래될 뿐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세계적인 기준이나 가치 혹은 차의 상태와 상관없이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몇몇은 주행은 가능하지만 번호판이 없는 경우가 있고, 오리지널 상태에서 많이 벗어나 멋대로 개조된 것도 있다. 모두가 클래식카 혹은 올드카로서 가치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세워두고 관상용으로 쓰는 것은 자동차에 어울리지 않는다. 어쨌든 국내 법규에 맞춰 정식 등록된 차가 아니라면 도로를 달리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자유롭게 달릴 수 없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차들이 거래되는 것은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나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위해 차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애당초 국내 배출가스와 안전 기준을 맞추지 못할 차를 가능한 것처럼 속여 비용을 청구한다고 한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처음부터 비용을 정하지 않거나 등록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업체는 제대로 된 수입사 혹은 판매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편으로는 클래식카에 전혀 여지를 주지 않는 국내 법규를 문제 삼을 수도 있다. 이삿짐이 아닌 판매용으로 차를 들여오는 경우는 중고차 혹은 신차에 상관없이 무조건 2005년 이후의 OBD2가 적용된 전자제어 엔진과 그에 맞는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한다. 대부분의 클래식카에 적용되는 카뷰레터는 국내 인증을 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자동차 왕국이라는 미국도 오래된 차를 수입해 판매할 수 있게 시장을 개방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5년이라는 기준을 두고 그 당시의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최근에 닛산 GTR(R32)이 대상에 포함되면서 일본에서 중고차 가격이 크게 오르는 일도 있었다.


또 하나 큰 문제는 클래식카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클래식카는 당연히 불편하다. 그래서 일상용으로 쓰기 힘들어 개조의 유혹이 많다. 글러브박스 안에 카오디오 헤드 유닛 정도를 추가하는 것은 애교로 볼 수 있다. 도어 트림에 구멍을 내 스피커를 추가하거나 에어컨을 다는 것은 오리지널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심지어 휠과 타이어를 바꾸거나 안개등 같은 보조 램프를 더하기도 하는데 이쯤 되면 왜 클래식카를 타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30년 전에 나온 차에 지금의 편리함을 바라는 것 자체가 틀린 것이다.


차라리 국산차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국산 고유 모델인 포니가 본격적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한 것이 1976년이고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에 나온 차들도 종종 주변에서 보인다. 이때를 전후해 태어난 사람이라면 당시 우리 집의 첫 차였던 모델을 고르는 것이다. 기아 프라이드 1세대, 현대 포니 엑셀과 프레스토, 대우 르망 정도는 에어컨이나 파워윈도가 있다. 차체의 녹 여부를 잘 확인하고 서스펜션이나 엔진 기초 부품들만 수리해도 큰 비용 들이지 않고 클래식카 라이프를 시작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제대로 된 클래식카를 타려면 누군가가 이삿짐으로 가져와 번호판을 단 차가 시장으로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클래식카를 즐기기에 그다지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조금씩 클래식카 문화가 정착해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차를 소유하며 옛것이 주는 특별한 재미를 즐기고 있다.

 

 

모터트렌드, 클래식카, 자동차

CREDIT

EDITOR / 이동희 / PHOTO / 일러스트레이션 전호석 / MOTOR TREND

Twitter facebook kakao Talk LINE
  • · (주)가야미디어  
  • · 등록번호:인터넷뉴스사업자 서울, 자00454  
  • · 등록일: 2014년 3월 10일  
  • · 제호: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 · 발행인: 김영철  
  • · 편집인: 백재은  
  •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81길 6 06195  
  • · 연락처: 02-317-4800  
  • · 발행일: 2013년 8월 1일  
  •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재은  
  • · 사업자등록번호120-81-28164  
  • · 부가통신사업 신고 제 2-01-14-0017 호 통신판매신고 제 2009-서울강남-01075호  

Copyright kayamedia Corp.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