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이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기아 니로가 올해의 친환경차가 될 수 있지?’라고 말이다. 니로가 시장을 선도하는 엄청난 친환경 기술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니까. 국내 시장엔 니로보다 연비가 좋은 차도
있고 최첨단 친환경 기술을 가진 차도 많다. 그러면 왜 기아 니로가 <모터 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친환경차’가 됐을까?

<모터 트렌드>는 니로의 상품성과 판매량에 주목했다. 이 차는 현대 아이오닉과 플랫폼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 대부분의 부품을 공유한다. 그러면서 차체 부피를 키워 실용성도 높였다. 국내 판매되는 B세그먼트 SUV 중에서 가장 크다. 또 뒤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넣어 승차감이 좋다. 특히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보다 차체가 무거워서인지 좀 더 묵직하면서 탄탄한 승차감이다. 디젤이 아닌 휘발유 엔진으로 소음과 진동이 적고 가속에선 전기 시스템이 힘을 보태 가속력이 부족하지 않다. 편
의 및 안전장비도 동급에서 가장 많다. 물론 가장 비싸기도 하다.

기아 니로는 높은 상품성으로 월 2000대 내외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10월엔 1668대가 팔렸다. 니로의 모태가 된 아이오닉은 725대가 팔렸다.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도 니로가 1만5465대가 판매되면서 먼저 출시된 아이오닉(8056대)을 멀찍이 따돌렸다. 동급에서 가장 비싼데도 판매량이 적지 않은 건 친환경차 혜택(취득세 140만원, 개별소비세 100만원, 구매보조금 100만원 등등)도 큰 몫을 차지했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 아이오닉도 하이브리드 혜택을 받는데 판매량이 니로의 절반도 안 되는 것일까?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소형 SUV 판매량이 아주 높다. 소형 SUV는 차체가 작아 운전이 편하다. 일반 해치백이나 세단보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 더 멀리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짐공간이 넓고 시트를 접을 수 있어 실내를 다양하게 쓸 수 있다. 물론 차체가 무거워지고 공기저항이 더 많아 연비가 떨어지고 가격도 높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소형 SUV가 지닌 여러 장점이 이를 상쇄하는 것이다.

니로는 높은 상품성과 친환경차 혜택 그리고 소형 SUV 트렌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꽤 많이 팔리고 있다. 연비가 리터당 19.5킬로미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킬로미터당 75그램이다. 동급의 어떤 차보다 연비가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니로의 판매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모터 트렌드>가 니로를 ‘올해의 친환경차’로 뽑은 이유도 니로가 완벽한 친환경차여서가 아니라 높은 상품성으로 판매량이 높기 때문이다. 인류가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넣은 친환경차도 팔리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친환경차는 단순히 연비가 높아서 되는 게 아니다. 높은 연비뿐만 아니라 상품성도 높여야 한다. 그래야 많이 팔려 친환경차로서의 소명을 다하는 거다. 니로는 올해 출시된 SUV 중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이런 의미에서 니로의 ‘올해의 친환경차’ 수상은 정당하다.

올해의 콘셉트카 제네시스 뉴욕 제네시스 브랜드가 나아갈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콘셉트카가 주목받은 건 전시를 위한 쇼카가 아니라 앞으로 나올 G70 등에서 구현될 디자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