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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Lifestyle

오피스 디자인의 미래

지금 가장 세계적인 건축 사무소 MVRDV의 신사옥을 통해 엿본 개방과 공유의 디자인.

2016.09.09

 

MVRDV는 네덜란드의 세 젊은 건축가-비니 마스(Winy Maas), 야코프 판레이스(Jacob van Rijs), 나탈리 더프리스(Nathalie de Vries)-가 시작한 건축 사무소다. 이들은 건축 강국인 네덜란드에서 거장 렘 콜하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건축에 관련된 모든 요소를 데이터화해 설계에 반영하는 치밀함을 무기로 내세운다. 기발한 형태와 자유자재의 컬러 사용도 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아니 쉽게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결과물이 그들의 손에서 연이어 탄생했다. 거대한 젠가 형태의 노인 아파트 보조코(WoZoCo)로 열렬한 호응을 얻었고, 레고로 쌓아올린 스페인의 산치나로(Sancinarro), 거대한 배를 연상케 하는 실로담(Silodam) 등이 실험적이고 의미 있는 걸작으로서 여전히 회자된다. 그리고 또 하나 걸작이 될 가장 최근작.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새롭게 둥지를 튼 자신들의 신사옥이다.
“우리가 그리던 완벽한 모습이 실현됐다.” MVRDV의 공동 대표인 야코프 판레이스가 새 사무실을 세상에 공개하면서 뱉은 말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세계적인 건축 사무소라고 해도 업무 환경이 의외로 평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의 새 사무실은 마치 지난 23년의 건축 경험을 집약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포트폴리오를 펼쳐든 느낌을 자아낸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직원이 늘어나면서 부득이하게 이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이전 사옥에서 성공적이었던 디자인은 그대로 가져오고, 곳곳에 다소 발칙한 시도와 디테일을 덧붙였다. 신사옥의 무대는 1952년 탄생한 창고 건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네덜란드 건축가가 디자인한 건물의 구조는 그대로 살리면서 그 안에 MVRDV만의 DNA를 불어넣었다. 창업자 셋은 물론, 4명의 디자이너까지 건축가 총 7명이 신사옥의 설계에 동원되었을 정도니 그 정성과 관심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

 

 

 

1 2층에 위치한 대규모 공식 회의실. 햇빛이 잘 드는 사무실에서 선명한 주황색이 더 밝게 빛난다.

2, 3  1952년대의 창고 건물을 생동감 있게 변형한 MVRDV HOUSE의 밤과 낮.

 

디자인 콘셉트는 신사옥의 이름에서 단번에 눈치챌 수 있다. ‘MVRDV HOUSE’, 말 그대로 MVRDV의 집이라는 뜻이다. 모든 사원에게 집과 같은 공간이 되겠다는 포부일까? 그 진위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곳에는 집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것-거실, 주방, 침실에 가까울 정도로 널찍한 소파, 라운지, 운동 시설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야근을 종용하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고, 집처럼 편안한 공간 안에서 각자의 업무 스타일에 맞는 효율적인 움직임이 가능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MVRDV HOUSE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이들이 추구하는 개방과 공유의 가치를 여실히 볼 수 있다는 점이다. MVRDV는 개방된 오피스와 최근 화두인 공유 공간이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구획화된 오피스 디자인에 의구심을 가져왔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로 꼽힌 MVRDV의 ‘빌라 VPRO'만 봐도 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네덜란드 힐베르숨 방송국의 본사인 빌라 VPRO에서는 사무실 내부와 외부의 뚜렷한 경계가 없다. 칸막이로 구획한 곳도 없을뿐더러, 콘크리트 판을 접은 방법을 활용해 기둥마저 없앴다. 이번 신사옥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칸막이를 없앤 것은 물론이고, 하물며 프라이빗한 회의 공간마저 전부 투명 유리문으로 경계를 덜어냈다.

 

 

 

1 칸막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개방형 오피스.

2 MVRDV HOUSE의 디자인을 담당한 세 주역.

3 30m 길이의 식사 테이블에서 펼쳐지는 스스럼없는 수다마저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

 

어떤 순간에든 ‘커뮤니케이션’의 힘을 믿는 MVRDV. 커뮤니케이션이 사고의 속도를 가속화해준다고 단언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소통을 장려한다. 공식적인 미팅뿐 아니라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대화마저 중요한 소통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일하는 곳과 쉬는 곳을 배타적으로 구분하기보다 회사 전체를 광의의 미팅 장소로 꾸몄다. 모든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탁 트인 사무실 옆에 마치 ‘인형의 집’처럼 꾸며진 각각의 방은 특정 테마에 따라 저마다 컬러와 형태를 지니고 있다. 워크숍을 위한 화이트보드 벽을 설치한 드로잉 룸, 대규모 공식 회의를 위한 푸른색 프레젠테이션 룸,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라운지, 테니스 룸 등 선택지도 다양하다. 30m에 이르는 긴 식사 테이블 또한 직원들과의 아이디어 공유와 소통을 위한 공간이다. 개방과 공유의 시대, MVRDV의 신사옥은 오피스의 미래를 제시한다. 자, 당신은 새로운 사무실 환경에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CREDIT

EDITOR / 전희란 / PHOTO / OSSIP VAN DUIVENBODE /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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