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산 소형 트럭에 포터와 봉고만 있어 지루하다. 모델 변경도 없고 심지어 고를 색상도 충분치 않다. 모든 게 독과점 시장 탓이다. 현재의 포터 디자인은 엔진이 운전석 아래 있어 공간효율 면에서 유리하다. 주차공간을 조금 차지하면서 넓은 적재함에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회전반경도 작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차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블랙박스로 찍은 자동차 사고 화면을 TV에서 자주 보면서 이제는 엔진이 앞에 달린 보닛형 트럭을 탈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코란도 스포츠 같은 차를 말이다. 운전석 앞으로 크럼플 존이 없는 포터는 전방 추돌에 취약하다. 싸다는 이유로 봉고를 타면서 이렇게 위험에 내몰릴 수 있나 싶었다. 엔진 앞으로 운전석이 놓인 트럭은 미국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형태다.

코란도 스포츠는 4도어지만 2도어 트럭도 필요하고 좀 더 경제적인 모델도 있었으면 한다. 많은 동남아 생산 소형 트럭들이 엔진을 앞에 달고 있다. 유럽에는 승용차 뒷부분을 개조한 많은 소형 트럭이있다. 르노에 픽업트럭 알래스칸이 새로 나오고, 값싼 트럭 더스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GM도 제3세계를 위한 소형트럭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미국시장용으로 보닛형 트럭을 만들고 싶어 한다. 한국에 좀 더 많은 종류의 보닛형 픽업트럭이 나오고 트럭용 튜닝 부품이 많아져 많은 젊은이가 트럭을 찾는다면, 그것이 바로 자동차 문화의 업그레이드다. 중요한 것은 그 보닛 트럭이 포터만큼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포터 대신에 타는 차가 돼야 한다. 현대 리베로는 그러지 못했다. 국내 수입된 포톤 튠랜드라는 중국제 픽업트럭은 미제 엔진과 독일제 변속기 등을 쓰다 보니 코란도 스포츠만큼 비싼 차가 됐다.

지금도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생산된 3세대 포터에 미련이 남는다. 미쓰비시 델리카 트럭으로 만든 2세대 포터의 앞 패널 하나를 바꾸었을 뿐인데, 디자인에 생동감이 넘쳤다. 정말 신의 한 수 같았다. 동그란 눈망울을 대할 때면 애정이 솟구쳤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소형트럭 시장이었지만 사랑스러운 차였기에 불만이 없었다. 이제 그런 차의 보닛형을 원한다.

2 요즘 개인적인 필요 때문에 기아 카니발과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에 관심을 갖는다. 현재의 스타렉스가 언제 나왔나 따져보니 벌써 10년 전이다. 그런데 모양은 변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다. 역시 시장 독점의 결과다. 다행인 것은 모양이 괜찮아서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높이 앉는 운전자세가 하나의 장점으로 볼 수 있으나 무게중심이 높을 수 있다. 또 운전석이 다소 좁아 보인다. 나온 지 오래돼 언제 새 차가 나올지도 불안하다. 카니발은 최신의 더 바랄 것 없는 디자인을 가졌다. 다만 미국 시장에 맞춘 차라 크기가 지나치다. 너비가 스타렉스보다 넓어 엉덩이가 유난히 크고 둔해 보인다. 좀 더 경쾌한 몸매를 그려본다. 그동안 기아 레이를 타면서 주차가 편했기에 카니발의 커다란 덩치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가 관건이다.

자주 하는 얘기지만 9인승과 11인승은 최고속이 시속 110킬로미터에 제한되는 것이 문제다. 승용차와 같은 속성의 미니밴에 시속 110킬로미터 속도제한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 국산 미니밴만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다는 법도 너무 창피하다. 외국에서 대한민국 차만 그곳의 버스전용도로를 달릴 수 없다고 하면 분통이 터질 거다. 잘못된 법 아래 유리창을 짙게 틴팅하고, 운전자 홀로 탄 국산 미니밴만 버스전용차로를 질주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안전벨트와 헤드레스트가 없는 보조의자를 가운데 두고 9인승, 11인승이라 우기는 승합차, 그래서 안전이 걱정되는 차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미니밴에 6명 이상이 탄 차는 거의 본 적이 없다. 9인승 이상만 달릴 수 있는데 의자 수를 줄여 내부를 안락하게 개조한 카니발도 많아졌다. 모두가 법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라도 준법정신을 흐리는 지금의 국산 미니밴 옹호법은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참에 6명 이상이 탄 차는 모두 버스전용차로를 달리게 하는 게 좋겠다. 6명 이상이 탄 모든 종류의 차,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버스전용 차로를 달려도 교통체증 문제는 없을 것이다. 6명은 적은 인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니밴은 물론 맥스크루즈같은 7인승 SUV도 6명이 탔다면 허용돼야 한다. 차종이 아니라 인원수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물론 단속은 철저히 해야 한다.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차는 유리창 틴팅을 하지 않은 차로 제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