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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方流行_Stars&People

로타의 유명한 인생

로타(Rotta)라는 가명으로 사진을 찍는 최원석은 보기 드문 팬덤을 지닌 포토그래퍼다. 그는 유명해지길 꿈꿨고, 유명해져서 좋다고 말했으며, 더 유명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2016.08.16

 

Q <로타의 일본산책>은 출간 전에 이미 예약 판매로 1쇄가 매진됐다. ‘미소녀 포토그래퍼’가 인기에 편승해서 여행 사진집을 낸 거 아닌가?(웃음)

A 예전부터 일본에 가서 찍은 사진이 많아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늘 있었다. 그런데 인지도가 생겼고, 그런 상황에서 사진집을 내고 전시를 하면 확실히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다만 기대 이상의 반응이라 신기하다. 

Q 첫 사진집인 <Girls>를 내고 인지도가 수직 상승했다.

A 아무래도 사진집과 전시가 이슈가 된 타이밍에 설리 화보 이슈까지 겹쳐서 시너지가 난 거 같다.

Q 미소녀 콘셉트의 사진은 언제부터 찍었나?

A 오래전부터 진행한 작업이다. 다만 페이스북엔 공개하는 걸 싸이월드에 공개하지 못했던 건 그 당시엔 반응을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이런 사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한국에선 어려울 거 같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참고했다. 그러다 한 5년 전부터 타이밍이 괜찮다 싶어 조금씩 노출했지. 

Q 공연 사진을 찍으면서 포토그래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A 공연장에서 사진을 찍어 보니 현장감이 너무 좋았다. 지인이 공연장 스태프였던 덕에 무대 근처에서 촬영할 수 있어서 촬영하는 묘미도 있었고. 그러다 내 사진을 좋아하는 분들이 생겨서 적극적으로 찍게 됐고, 자연스럽게 일로 연결됐다. 페스티벌 촬영 의뢰를 받고, 뮤지션들의 앨범 재킷도 찍게 됐고.

Q 과거 싸이월드에서 본 클럽 사진들의 현장감이 인상적이었다.

A 클럽 촬영을 통해 빛을 쓰는 법을 익혔다. 빛을 잘 쓸수록 춤추는 모습도 역동적으로 잡히고, 예쁘게 나오니까. 사실 클럽 사진 찍는 사람이 꽤 많다. 그들보다 더 잘 찍는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열심히 찍었지.

Q 인정 욕구가 강한가?

A 흔히 말하는 ‘따봉충’이지.(웃음) 오래전부터 꿈은 하나였다. ‘유명해지고 싶다.’ 정말 소박하지 않나? 누군가는 세상을 위한 꿈을 꾸거나 대단한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떤 기준도 없이 그저 유명해지고 싶다니.(웃음) 

Q 유명해지니까 좋은가?

A 그만큼 재미있는 일이 들어오고,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니까. 사진을 찍는 덕분에 이와이 지 감독도 만났고. 물론 실력이 없었다면 그럴 기회가 없었겠지만. 

Q 설리에게선 직접 연락이 왔다던데.

A 사실 긴가민가했는데 만나보고 진짜인 걸 알았다. 페이스북에 있는 내 사진이 다 마음에 든다고, 그런 느낌으로 찍어보고 싶다고 하더라.

Q 서태지도 직접 연락을 했나?

A 그건 아니고. 어쨌든 공연 사진을 잘 찍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연락을 했는데, 결국 앨범 사진도 찍고, 인터뷰 기사를 비롯한 공식 사진도 찍게 됐지.

Q 무라카미 다카시가 SNS에서 로타의 사진집을 극찬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A 무라카미 다카시의 한국 전시를 촬영했는데, 내가 자기 전시를 찍었는지도 모를 거다. 만약 일본으로 찾아가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적극적으로 어필했다면 관계가 진전됐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 당시에 내가 너무 바빴다. 아쉽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언젠가 기회가 있을 거다.

Q 혹시 유명해져서 불편한 건 없나?

A 게임할 시간이 없어진 거?(웃음) 사람 만날 일이 많아지니까 개인 시간이 너무 없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니까 일일이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더라. 그래서 미안하다. 만나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집중할 기회가 적어지니까 오히려 친한 사람이 생길 기회가 더 없다. 아이러니하지.

 

 

 

 

Q 유명세를 얻으면서 과거에 ‘로타’라는 이름이 ‘로리타’와 ‘오타쿠’를 더한 이름이라고 언급한 방송 영상이 뒤늦게 발견돼 여성 중심의 커뮤니티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A 처음엔 괜히 그런 말을 했나 싶었는데 지금은 괜찮다. 사실 넓은 범위에서 보면 그렇게 이해해도 어색하지 않은 사진을 찍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반박하는 것도 이상하지. 다만 로리타를 의식하고 작업한 건 아니니까 그런 부분은 확실히 짚고 싶다.

Q 아무래도 말의 무게를 느꼈을 거 같다.

A 조심해야겠단 생각은 들었지. 솔직히 사진 콘셉트를 설명할 때조차 로리타를 언급해본 적도 없다. 그때 영상을 찍는 PD가 “로리타가 섞인 이름 아닌가요?”라고 장난스럽게 물어봐서 나도 장난처럼 대답해버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PD도 조금 얄밉네.(웃음) 물론 그때 현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했고. 사실 당시만 해도 로리타를 공격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일종의 콘셉트로 받아들이는 느낌이 강했지. 그래서 걱정조차 안 한 것 같다.

Q 그로 인한 여파가 있었을까?

A 사실 사진집이 나오기 전에 <프로듀스 101>에서 촬영을 제안해왔다. 걸 그룹 ‘여자친구’의 소속사에서도 제안했고. 그런데 로리타 이슈가 나오고 다 무산됐지. 그런데 최근 ‘아이오아이(I.O.I)’와 광고 촬영을 진행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거 같다.

Q 안티 팬의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두둔해주는 이도 상당히 많았다.

A 나를 대신해 싸워주는 팬이 생겼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사실 논쟁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부정적인 의견도 존중하고, 억울한 건 전혀 없다. 그냥 이렇게 찍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주기만 하면 된다. 보고 말하는 건 좋다. 하지만 내 사진도 안 보고 나를 욕하는 사람이 있다면 화가 날 것 같다. 모르고 욕하는 거니까. 내 사진을 알고 욕하는 건 상관없다.

Q 일본에선 이런 사진이 흔하다는 식으로 폄하하는 이들도 있더라.

A 한때 우리나라 만화가들이 대부분 일본 만화처럼 그릴 때가 있었다. 그래서 일본 만화를 따라 한다는 비난도 많았는데 지금은 다 제 식대로 그린다. 나도 처음엔 일본 그라비아 톤을 따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별로 신경 쓰이진 않았다. 영향을 받은 거지, 베낀 게 아니니까. 사실 요즘 우리나라 포토그래퍼들이 어떤 사진을 찍는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말도 많이 듣는데, 최소한 ‘이거 로타가 찍은 거네’라고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내 자신감이다. 내 느낌은 존재하는 거니까.

Q ‘로타’라는 이름은 본래 로봇 캐릭터를 구상하며 만든 이름이라고 들었다. 정확한 의미가?

A 특별한 의미는 없다.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로봇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로봇’이 연상되면서도 귀여운 이름을 짓고 싶었다. ‘로’로 시작되는 두 글자의 귀여운 이름을 짓고 싶었는데 ‘로타’ 하니까 괜찮게 들렸다.

Q 그 캐릭터는 어떻게 됐나?

A 넥슨에서 개최한 공모를 위해 만든 건데 떨어졌다. (웃음) 그런데 최근 넥슨과 미팅이 있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좋아하더라. 그림으론 인연이 없었지만 사진으론 인연이 생겼다.

 

 

 

 

Q 일러스트를 그리다 사진을 찍게 된 계기는?

A 대학생 시절에 제대한 뒤 처음 ‘똑딱이’를 잡았는데 여자친구를 찍어주다 보니 더 예쁘게 찍어주고 싶더라. 그러다 더 좋은 장비로 찍어보니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오는 걸 알게 돼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장비병’이 생겼다. 그런데 점점 잘 찍는단 소리를 듣게 되면서 피사체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실력이 늘면서 기회로 연결됐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그림을 그린 이유나 사진을 찍는 이유에 차이는 없었다.

Q 차이가 없다는 의미는?

A 그림을 시작한 것도, 사진을 시작한 것도 내가 표현한 걸 남들이 좋아하게 만들겠단 마음이었다. 중·고등학생 때 그림을 열심히 그린 것도 좋은 반응을 얻는 게 좋아서였는데 카메라를 잡았을 때도 비슷한 욕구가 있었던 거지. 

Q 사진 찍는 일을 업으로 삼게 될 거라 확신한 건 언제였나?

A 재미있게 하면 대가가 있을 거란 생각은 했지만 사진작가가 될 거란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취미로 공연을 찍다 보니 일이 됐고, 서태지 사진까지 찍었다. 미소녀 콘셉트가 좋아서 촬영했는데 일로 이어지더니 설리한테 연락이 왔다. 신나게 하다 보면 뭔가 되겠단 생각은 했지만 돈과 연결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다만 좋아하는 만큼 최선을 다했지.

Q 한 인터뷰에서 ‘점잖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변태라서 이런 사진을 찍고 있는 거 아닐까’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스스로 변태라고 생각하나?

A 변태가 아닌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리고 변태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지만 유쾌하고 재미있는 단어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박찬욱 감독도 변태적인 성향이 있을 거다. 젠틀하고 고급스러운 언변을 구사하지만 머릿속엔 변태적인 상상력이 있으니까 그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거지. 나도 사진을 통해 내 안의 변태적인 특성을 드러내는 셈이고. 하지만 그걸 저질스럽게 표현하고 싶진 않다. 다만 다른 사람보다 상상력이 떨어질 수는 있어도 표현력은 좋다고 생각한다.

Q 혹시 새로운 미소녀 사진집을 출간할 계획은 없나?

A 6월 말에 나온다. 소니뮤직과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진행 중인데 사진집을 넣은 CD 2장으로 된 컴필레이션 앨범을 발매한다.

Q 특별한 목표는 없을까?

A 잠깐, 고민 좀 해보고. 음, 요즘 해외에서도 조금씩 인지도가 생기는 거 같은데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유럽 쪽에도 알려지고 싶은 거?

Q 역시 더 유명해지는 건가?

A 그렇지.(웃음) 

CREDIT

EDITOR / 민용준 / PHOTO / 로타 / 東方流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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