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은근한 조명이 들어오며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야외 수영장.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이번에는 일본의 마쓰야마 지역에 특별한 호텔 하나를 탄생시켰다. 세토우치 아오나기가 그것. 한데 왜 마쓰야마였을까. 마쓰야마는 세토우치국제예술제의 성장과 함께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지역이다. 세토우치국제예술제는 세토우치 연안의 작은 섬(나오시마, 데시마, 오시마 등)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프로젝트로, 봄, 여름, 가을 총 108일간에 걸쳐 진행된다. 그러니 세토우치 해변을 끼고 자리 잡은 세토우치 아오나기 호텔에 쏠리는 관심은 당연한 결과다. 더구나 건축가가 안도 다다오 아닌가. 올 스위트 객실 7개로 이루어진 콘셉트 역시 특별함을 더한다. 개인용 풀장을 갖춘 모든 스위트룸에서는 이 지역 섬의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린다. 원래 이 건물은 17년 전에 지은 프라이빗 게스트 하우스로, 뮤지엄 공간으로 일부 활용되다가 안도 다다오의 손을 거쳐 얼마 전 호텔 간판을 달았다. 안도 다다오 건축물의 특징인 노출 콘크리트는 세토우치 아오나기에서도 드러난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그는 자칫 차갑고 이질적일 수 있는 노출 콘크리트를 차갑지만 차갑지 않은 풍경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이 바로 빛. 정원에서도, 레스토랑에서도, 심지어 프라이빗 사우나에서도. 회색 콘크리트에 드리운 그만의 작은 빛은 공간에 생명력을 더하며, 조용한 회상을 이끈다. 이는 세토우치 아오나기 어느 곳에서도 마찬가지다.    
 

1 안도 다다오의 트레이드마크인 노출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2 최소한의 가구로 미니멀의 극치를 보여주는 세토우치 아오나기.

1 수평선과 맞닿을 듯한 야외 수영장 ‘The Blue’.

2 미니멀한 가구는 자연과 마주하도록 배치했다.

가장 미니멀한 것이 가장 럭셔리한 것이다. ‘미니멀 럭셔리’를 콘셉트로 한 세토우치 아오나기의 정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먼저 모든 건물의 불필요한 가구와 장식은 과감하게 제거했다. 그에게 가장 빛나는 인테리어는 바로 ‘자연’이 아닌가.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최소한의 편의 시설 역시 그만의 이야기가 느껴진다. 휴양지 하면 으레 옵션처럼 따라붙는 선베드 하나 없는 미니멀한 수영장 2개를 시작으로 온천 저쿠지, 사우나, 레스토랑, 그리고 아트 갤러리까지. 특히 야외 인피니티 풀은 감히 세토우치 야오나기의 시그너처라 해도 무방하다. 바다를 향해 쭉 뻗은 구조가 인상적인 인피니티 풀은 밤이 되면 은은한 야간 조명과 함께 빛을 발한다. 붉은빛을 머금은 새벽녘의 인티니티 풀 역시 놓칠 수 없는 풍경이다. 그뿐 아니라 ‘The Cave’로 불리는 미래적인 수영장이 있는데, 개인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레스토랑에서는 현지 최고의 요리가 제공되는데, 요리보다 특별한 건 드라마틱한 디너의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폭포다. 물의 건축가로 불리는 안도 다다오답다. 낭만적인 폭포와 함께 즐기는 로맨틱한 디너는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맛난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세토우치 아오나기 호텔은 그가 우리를 향해 묻는 듯하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합니까?’라고.

1 자연을 벗 삼은 프라이빗한 사우나 공간.
2 안도 다다오 특유의 비움과 빛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가든.

3 레스토랑에서는 이 지역 최고의 음식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