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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Lifestyle

큐레이터의 이상한 친구들

미술계를 움직이는 것은 큰손 컬렉터가 아니라 마땅히 이들이어야 한다.

2016.06.13

화이트 큐브 안팎의 판을 짜는 큐레이터와 그 판 위에서 멋지게 춤추는 작가들.
가장 가까이에서 작가들의 팔팔 뛰는 심장을 목도하는 큐레이터, 그들이 편애하는 작가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인간의 삶, 그 이면의 치열함을 아름답게, 때론 잔혹하게 풀어내는 미술이라는 이름의 성지. 그 고매한 성지에서 고군분투 중인 큐레이터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작가 친구는 누구입니까?’ 그들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답을 보내왔고, 그들을 주목해야 할 이유 역시 명백했다. 독특한 상상력과 현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미래에 대한 진지하고 유쾌한 반전, 무엇보다 조금은 이상한 큐레이터의 작가 친구들. 반가운 ‘손 인사’를 건네달라는 갑작스러운 제안에 그들은 기꺼이 손을 들어 보였다. 큐레이터와 작가라는 이름으로 만난, 그들의 ‘손’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작을 보았다.

 

 

  아라리오뮤지엄 류정화 & 이동욱  

 

 

 

  아뜰리에 에르메스 김윤경 & 양아치  

 

 

 

  국제갤러리 김정연 & 정연두  

 

 

 

 

 

 

 

 

“2010년 처음 만났으니 올해로 7년째네요.”

이동욱 작가와 아라리오뮤지엄 부디렉터 류정화.

 

당시 류정화는 아라리오갤러리로 막 이직한 참이었고, 유독 눈길이 간 소속 작가 중에 그가 있었다. 이동욱, 그가 누군가. 통조림 안에 든 사람들, 인간의 머리 모양을 한 츄파춥스, 유리병 안에 갇힌 사람들. 그를 대중에게 인지시킨 건 손톱만 한 크기의 인간 군상을 조각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한데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안쓰럽다 못해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유리병 안에 갇힌, 혹은 단절된 것들. 주변의 하찮은 것에 관심이 많아요.” 통조림, 소시지, 장난감 등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 그는 이렇듯 주변의 작고 하찮은 소재를 스컬피(점토의 성격을 띠는 플라스틱)라는 독특한 재료를 통해 작고 정교한 조각으로 탄생시킨다. 그런데 그는 왜 이토록 작은 사물에 천착하는 걸까. “조소를 전공하지 않아서인지 작은 작업을 할 때가 편해요.” 사실 그의 전공은 회화지만, 인간의 내밀한 이야기를 정교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평면과 입체의 간극 따위는 없어 보인다. 손톱만 한 크기지만 이동욱의 그것들은 결코 왜소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내면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화려하게 치장한 듯 보인다. 그 속에서 문득 인간의 애잔한 모습 역시 발견된다. 그리하여 이동욱이 만든 소인국 앞에선 누구라도 쉽게 자리를 뜰 수 없다.   
“작업도 물론이지만 사람이 너무 좋아요. 다만, 확실한 뒷받침이 필요한 사람이랄까요?(웃음).” 에둘러 말할 것 없이, 이동욱은 아이디어는 많은데 시간이 좀 걸리는 사람이라고 류정화는 덧붙인다. 이동욱에게 류정화는 아이디어의 늪에서 늑장을 부릴 때 곁에서 일명 ‘쪼임을 줄 수 있는’ 미술계의 솔직한 친구다. “저렇게 웃어 보이지만 심지가 있으셔서…. 작가님은 엄살을 부리지만 결국 해내는 스타일이에요.” 느리지만, 마지막에 터트리는 전형적 예술가 타입. 그래서 그의 작업은 마지막 최후의 완성본이 나왔을 때 비로소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돌은 자연적이고 서로 나름의 규칙이 있어요. 똑같은 게 하나도 없죠. 강해 보이지만 쉽게 깨지고.” 이동욱은 요즘 돌에 푹 빠졌다. 6월 9일부터 8월 6일까지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릴 개인전 <모두 다 흥미로운> 때문이다. “돌이 좋아서 시작한 작업이에요. 돌을 무더기로 쌓아서 작업해요. 일종의 돌들이 그린 그림이랄까요?” 그가 돌을 모은 지는 2년 정도. 하지만 그는 거창하게 모았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한다. 특정한 목적과 기간을 두고 작정하고 모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찮은 돌. 그러나 그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 예쁘고 모두 다 흥미롭다. 그리하여 전시 제목도 ‘모두 다 흥미로운’이다. 인간 조각에서 돌로, 그 형태는 달라졌지만 하찮은 것에 눈길을 던지는 따스한 시선만은 여전하다.  
“진짜 예쁜 거, 아니 정확히는 정말 아름다운 걸 만들어달라고 주문했어요.” 류정화가 이토록 이동욱에게 강조하는, 특별한 전시가 오는 10월 1일 제주 아라리오 동문모텔 II에서 열린다. 그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대규모 개인전. 연악하고 예민한 살덩어리 누드 인물 조각, 일상의 오브제 등 그의 10년은 그 형태는 다르지만 종국엔 하나로 연결돼 있다.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 “인간 이동욱 역시 만족스럽지 않은 인간이죠.” 그가 말하는 이상적 인간이란, 도움이 되는 인간. 하나 그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인간이었고, 그 애잔한 인간사와 고민이 그의 작품 속에 숨어 있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데, 아직까지 흥미 있는 걸 찾지 못했어요. 그렇다고 조급한 건 아니고요. 앞으로 또 10년 후. 길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작가, 그리고 미술이란 게 찍어내듯 직조할 수 없는 것. 그는 느리지만 작고 소외된, 그것들과 함께 천천히 걸어갈 것이다. “같은 70년생 세대가 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그들이 미술의 주역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류정화의 바람처럼 같은 ‘7’의 세대라는 공통점을 가진 둘 사이엔 이렇듯 암묵적 응원도 존재한다. 이 작은 거인들이 전하는 에너지를 타고 맑은 미풍이 분다.   

 

 

 

10년 지기 동갑내기지만 아직도

양 선생님, 김 선생님으로 호칭하는 양아치 작가와 김윤경 큐레이터.

 

“공부를 마치고 2006년 귀국했는데, 양아치 작가는 당시 말 그대로 핫한 작가였죠. ‘굉장히 이상한 작업을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착한 작업은 아니었으니까요.” 그 당시만 해도 미디어 아트와 현대미술의 중간이 없던 시기. 더구나 미디어 아트 하면, 비디오 작업이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이다. 그 무렵 등장한 양아치 작가의 그것은 그야말로 ‘이상한’ 작업이었다. “해킹 하면 범죄 행위라 인식되던 시기였죠. 그런데 그런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미술 작업을 해보자 싶었죠.” 인터페이스 속 네트워크의 질서와 그것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에 관심이 많던 양아치는 CCTV를 이용한 작업을 비롯해, 미디어 아트의 보존 문제, 남한과 북한 사이의 문제를 다룬 ‘미들 코리아’ 등 자신만의 독자적 길을 걸어왔다. 양아치라는 이상한 이름처럼 말이다. “몇 개의 별명 중 하나예요. 어떤 분야에선 <구운몽>의 주인공인 양소유로 쓰기도 하고, 제 별명만 15개 정도는 될 거예요.” 별칭 15개 중 미술에 관한 일을 할 땐, 양아치로 변신한다. “롤링스톤스처럼 진짜 하기 나름이죠.” 그러고 보니 세계적인 록 밴드 롤링스톤스도 ‘구르는 돌들’이 아닌가. “양아치 옹. 양아치 선생님. 천대받던 ‘양아치’가 선생님 소리를 언제 들어보겠어요?” 옆에 있던 김윤경이 웃으며 거든다.
“2008년 몽인아트센터에서 김 선생님이 큐레이터로 일할 때 이수경 작가의 전시를 기획한 적이 있는데, 그 전시를 보고 ‘언제고 김 선생님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양 선생님, 김 선생님이라 서로 존대하지만 이들은 70년생 동갑내기 친구. 아직 둘이 손잡은 기발한 전시는 때를 기다려야겠지만, 대신 책으로 먼저 만날 수 있다. “몽인을 그만두고 2001년 1인 출판사를 냈어요. 올해부턴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큐레이터 일까지 맡으면서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지요.” 김윤경은 2001년부터 총 다섯 권을 시리즈로 출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여름이면 두 번째 책이 나올 예정이다. “세 번째 책의 마지막 일곱 번째 파이널 작가로 양아치 작가를 인터뷰할 생각이에요. 책의 내용은 미래에 대한 얘기?” 이번 3권의 주제와 아이디어를 준 것도 양아치란다. 이 귀한 프로젝트 서적이 우리나라에서만 소진되는 게 아깝던 차에 큰맘 먹고 국영문으로 제작해 해외 발간도 앞두고 있다.   


“저는 큐레이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큐레이터는 정황, 상황 등을 잘 파악해야 해요. 머릿속 작업을 시각화하는 미술이라는 특성상 호흡이 안 맞으면 전시는 불가능해요. 그런 의미에서 작가도 운이 필요하죠.” 양아치의 말마따나 위대한 예술가는 꿈을, 이상을 현실화하고 사람을 움직이지만, 그런 예술가를 독려하는 건 큐레이터다. “작가 역시 내가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해요. 이렇게 볼 게 많은 시대에 대중이 전시를 찾아간다는 건, 그 자체로 중요한 선택입니다. 그러니 그 정도의 값어치는 해야죠. 식당에 가서도 내가 이 돈을 지불하고 먹을 가치가 있나를 판단하잖아요. 미술도 이렇게 무작정 쏟아내도 될 일인지 생각해봐야 해요. 자신이 없다면 굳이 안 내도 되고요.” 양아치는 미술에 ‘잉여 경제’라는 말을 대입했다. 식당, 화원에 남아도는 재료처럼 미술 역시 지나치게 쏟아져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 필요한 만큼 생산해야 하며, 잉여 미술은 미술에게도 작가에게도 서로 민망한 일이라고. “미술을 관상용, 보기에 예쁘고 화려하고 집 안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것 정도로 생각하죠.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 ‘우와’ 하고 감탄할 만한 거대한 작품. 이런 것들이 현대미술이라고 오해받는 게 안타깝죠.” 남들이 생각지 못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철학과 고민을 풀어가고 있는 양아치. 김윤경이 자신 있게 그를 추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두 개의 작업을 진행 중인데, 하나는 스크린을 키워드로 한 것이고, 두 번째는 세운상가 근처에 작업실 터를 잡은 뒤 떠오른 주제를 다룰 생각이에요. 한국의 근현대인데요. 세운상가-대림상가-여의도 개발-한강-한강도로-경인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과정이랄까요. 여의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근현대 하이 모드가 무너지는 시기로, 이러한 한국적 하이 모더니즘에 대해 다뤄볼 생각이에요.” 그들의 말처럼 미술은 전시가 아니라 ‘어떤 삶의 리허설’이다. 일종의 ‘삶 들여다보기’. 미술이 그 안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양아치’스러운 누군가가 필요하며 김윤경은 오늘도 또 다른 양아치를 찾아 나선다. 

 

 

 

 

인연의 시작은 2010년.

“제가 국제갤러리에서 어시스턴트로 일을 막 시작한 무렵이었어요.”

 

벌써 10년 넘게 국제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자리를 지킨 정연두 작가의 입장에서 김정연은 까마득한 후배인 셈. 그런 후배가 어느덧 국제갤러리 소속의 작가 군단을 책임지는 디렉터로 성장했으니. “큐레이터는 세 부류가 있어요. 첫 번째는 작가를 발로 차며 ‘너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말하는 부류, 두 번째는 적당한 거리를 두는 부류, 세 번째는 작가의 역량을 오히려 끌어내리는 경우죠. 김정연 큐레이터요? 어려워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스타일이죠(웃음).” 한데 정연두처럼 자신의 입지를 굳힌 작가도 큐레이터의 역량이 전시에 영향을 미칠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인근의 미술관에서 이를 주제로 한 전시 제안이 들어왔어요. 사전 조사도 할 겸 그곳을 찾았는데, 담당 큐레이터가 제 손을 잡고 자꾸 어디를 가자는 거예요. 가서 보니 어느 고등학교의 연극 공연장이더군요. ‘나를 여기 왜 데려왔지?’ 싶었죠.” 서툴지만 후쿠시마 원전을 소재로 한 아이들의 공연을 보며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내가 다뤄야 할 본질이 무엇인가.’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줄 수 있는 큐레이터를 만나면 작가로서도 그야말로 행운이다. 그렇다고 큐레이터와 작가 사이가 마냥 돕고 격려하는 관계일 수는 없다. “약간의 평행을 유지해야 할 때도 생겨요. 저희는 작가와 기관 사이의 중간자 입장에 놓일 때가 많은데, 되도록 작가의 시선에서 촉각을 세우고 작가가 어느 지점을 짚어내고 싶은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김정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연두가 두둔하듯 말을 잇는다. “미지근함과 차가움이 있어야 순환이 되듯, 항상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정연두는 요즘 5월 말 시작될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한국관 초대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태다. 이번 작업은 미국이면서도 미국이 아닌 다민족 사회의 단면을 설치 영상으로 담아낸 <식스포인트>의 연장선. “2010년 뉴욕 작업 후 서울로 돌아오면서 <식스포인트>의 한국 버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러던 차에 제안을 받았는데, 4년 동안 만든 작품을 5개월 만에 만들어달래서 당혹스러웠죠.” 이번 <베니스건축비엔날레>의 주제는 ‘용적률 게임’. 그는 지난 1월부터 신길동, 미아동 등 재개발 현장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이야기를 담았다. “10분 정도 밥 먹고 온 사이에 건물 하나가 사라지는 현장을 목도했죠. 어릴 적 어머니가 처음 만들어준 스테이크의 기억이 담긴 집, 자기 방, 더구나 침대를 가진 오빠가 마냥 부러웠던 동생 등 우리가 익숙한 집 너머 안쪽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한국 특유의 압축 성장의 현장인 재개발 지역. 그는 건축적으로 거리를 둔 채, 그곳 사람들의 삶을 묵묵히 담아냈다. “사진의 레이어를 일일이 따서 3D로 구현한 10~12분짜리 영상 작업으로, 그들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겹쳐질 거예요.” 녹슨 철물, 깨진 벽돌 등 누군가에게는 익숙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묘한 경계. 과연 베니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 역시 궁금하다. 그러나 그는 이 궁금증을 베니스 현장에서 직접 풀 수는 없다. ‘탈북자’를 주제로 한 다음 프로젝트 때문.


“인천에서 열릴 디아스포라영화제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예요. 파리에서 그곳 이주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 적 있는데, 정작 한국 새터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낼 생각은 못했죠.” 그는 자신의 아이와 함께 탈북자 모임의 야유회를 찾아가며 그들의 입을 통해 탈북 과정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탈북 과정을 들으면 얼핏 드라마 같아요. 진짜 자기 얘기인지, 교육 때문인지 헷갈리는 얘기도 많고요.” 그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처음엔 행복하지만, 3년 내에 남한을 벗어나고 싶다는 것. 물론 그가 말하려는 건 정치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그저 개인의 삶에 담긴 이야기를 담담히 담아낼 뿐이다. “작업할 때는 적극적으로 만나지만 사교성이 뛰어난 사람은 절대 아니에요.” 그런 탓에 김정연 디렉터와의 소통 수단 역시 이메일일 때가 많고, 답변이라야 늘 단답형일 때가 많다고 그는 웃는다. 그가 믿는 건, 한 가지. 묵묵한 신뢰다. 서울행 KTX를 놓쳐 둘이서 부산 달맞이고개를 함께 걸었던 기억, 1시간 30분 동안 히치하이킹을 해 오프닝 행사에 달려온 따뜻한 배려. 김정연의 묵묵한 마음과 정연두의 듬직한 믿음이 있어 이들은 작가 선생님을 넘어  ‘친구’라는 이름으로 지금 여기에 서 있다. 

CREDIT

EDITOR / 설미현 / PHOTO / 고영훈 /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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