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PHIN  vs. SUlWHASOO

서울에서 파리지엔을 만나는 법

남들 다 가는 공중목욕탕을 지극히 꺼리는 탓에 심지어 혈육과도 가본 적이 없다. 헐벗은 몸을 타인에게 보이는 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고, 프라이빗함 따윈 포기하라는 노골적인 압력은 더더욱 싫다. 이런 태생적 유난병이 사회물 먹고, 때 좀 탔다고 평탄해졌을 리 만무하다. 그간 호텔 스파만을 고집한 이유기도 하다. 스파의 퀄리티는 물론 안락한 시설, 무엇보다 나의 부끄럽고 긴장된 몸에 ‘편안함’을 장착해줄 프라이빗한 서비스. 그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순 없었다. 달팡의 플래그십 스파인 ‘인스티튜트 달팡 서울’. 파리 상류층 여성의 시크릿 플레이스인 달팡 스파가 이곳 서울, 그것도 청담동에 두 번째 둥지를 틀었다. 작년 1월에 오픈했으니 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식물성, 웰빙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달팡이 아닌가. 화이트 톤의 깔끔함과 편안한 휴식이 느껴지는 인테리어. 마치 파리지엔의 우아한 아파트에 초대된 기분이랄까? 여느 스파와 다른 이곳의 특징이라면 짜여진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원하는 코스를 맞춤으로 구성할 수 있다. 피부 타입 체크는 필수, 특별히 심신의 릴랙싱을 도와줄 8가지 타입의 향이 준비됐다. 달팡의 시그너처 향이 인기라지만, 상큼함으로 기분을 업시켜줄 시트러스 향을 택했다. 그러곤 내 체형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잡아주는 아쿠아 베드에 누워 90분간 솜털 같은 잠을 청했다. 가끔씩 전해오는 야무진 손맛과 혈점을 쥐락펴락하는 부드러운 터치, 싱그러운 향만이 이 고요한 힐링 타임을 함께했다. 촉촉하다 못해 오일리한 민낯과 가벼워진 어깨와 데콜테 라인을 자랑하며 문을 나온 순간, 파리지엔이 된 것처럼 당당히 거리의 빛과 마주했다. 잠깐의 착각도, 나만의 ‘시크릿 플레이스’로 남아주길 바라는 이기심도, 잠시 접어둬야겠지?

DARPHIN 따뜻하고 섬세한 꽃 향기가 나는 달팡 인스티튜트의  아로마테라피 필수 제품. 아로마틱 에센셜 오일 엘릭시르.

왕비가 부럽지 않은 90분

설화수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행사 때부터 꼭 한번 와봐야지 생각했던 설화수 스파. 한국적인 멋과 향이 강한 지하 1층과 상대적으로 모던하고 캐주얼한 느낌의 4층 두 가지가 있는데, 나는 지하 1층의 프리미엄 한방 스파를 선택했다. 네 가지 아로마 중 선호하는 향을 고르고 피부 타입을 체크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샤워실까지 갖춘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룸으로 들어가 가운으로 갈아입었다. 아기 살결처럼 보드라운 가운의 촉감, 옷장 속 휴대폰 충전선, 화장대 위 렌즈액과 렌즈통 등.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놀라웠지만, 고객의 편의를 배려한 섬세함은 더 큰 감동이었다. 마사지 받는 내내 설화수 화장품 특유의 한방 향이 코끝을 맴돌았는데, 평소 설화수 특유의 한방 향을 좋아하던 터라 기분 좋게 마사지를 즐길 수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마사지의 강도였다. 보통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테라피스트의 손맛보다는 제품 사용에 집중하는데, 설화수 스파에서는 약한 경락 수준의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설화수 스파 역시 설화수 제품을 사용한다. 90분 동안의 인텐스 진생 저니 프로그램이 끝나고 파우더 룸에 들어가 거울을 봤다. 근래에 볼 수 없었던 환한 피부 톤에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파우더 룸에서 설화수의 메이크업 제품으로 단장을 마치고 다시 사무실로 향했다. 웰컴 드링크를 마실 때부터 스파를 나설 때까지 숨은 1초까지 살뜰히 대접받은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들르게 될 것 같다. 내년 어버이날에는 엄마와 시어머니께 설화수 스파 상품권을 선물해드려야겠다. 현금보다 더 좋아하실 것 같다.

SULWHASOO 깊어지는 주름을 예방하는 인삼 성분의 안티에이징 제품. 자여진에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