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SLS라는 이름은 벤츠 오너뿐만 아니라 자동차 오너들에게도 로망인 경우가 많다. 트럭 세계에도 모든 트러커가 갖고 싶은 대상이 있다. 이름은 모를지라도 ‘사람 머리통보다도 큰 벤츠마크를 단 트럭’하면 “나 그 트럭 봤어!”라고 할 사람 많을 거다. 다임러 트럭의 악트로스다. 트럭도 차인 만큼 출력이 어떻고 최고속도는 얼마이며 ‘제로백’은 몇 초가 걸리는지 따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단순 수치 나열은 트럭 운전자 입장에서 볼 때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트럭 가지고 드래그 레이스를 할 것도 아니고 꼬부랑길에서 와인딩을 즐길 것도 아니니까. 

대신 트럭을 운전하는 ‘기사’ 혹은 ‘사장님’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연비다. 물류 운송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 바로 기름값이기 때문이다. 악트로스의 400리터 연료탱크를 가득 채운다고 했을 때 그 비용은 70만원(경유 리터당 1750원 기준)으로, 기름탱크를 가득 채우면 약 1400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 이 기름을 가지고 되도록 멀리 가야 주머니로 들어오는 돈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니 혈안이 될 수밖에. 모든 트럭 회사가 연비 올리는 데 용을 쓰는 동안 다임러 트럭은 편의사양에 관심을 돌렸다. 유지비 다음으로 트럭 운전자가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내 몸이 얼마나 편하게 장거리를 가느냐?’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리빙 콘셉트’악트로스는 세면대, 전자레인지, 냉장고와 침대까지 갖췄다. 

갖가지 편의사양이 추가된 트럭 

메르세데스 벤츠가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 이미지를 반사적으로 누리던 다임러 트럭은 이 럭셔리 트럭에 한 가지 색깔을 더 입혔다. ‘모바일 리빙 콘셉트’가 그것이다. 장거리 운송용 트럭은 대개 구입 후 애드온(Add on)이 흔하다. 운전자 취향에 따라 필요한 편의사양을 추가하는데 모니터나 간이침대, 드물기는 하지만 화장실을 설치하기도 한다. 모바일 리빙 콘셉트 악트로스는 트럭만 전문적으로 개조하는 독일의 MOTIS(Modular Truck Interior System)가 실내에 갖가지 편의사양을 추가했다. 다수의 수납공간은 물론이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세면대를 갖췄으며 전기열선이 깔린 고급 접이식 침대까지 머리공간에 갖췄다. 이 정도면 감히 주거공간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리나라는 사통팔달로 도로가 잘 뚫려 있고 고속도로에는 휴게소와 기사 쉼터까지 갖춰져 있는데 굳이 이런 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인위생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편의장비들이다. 누구나 다 쓰는 비누와 수건이 있는 공동 샤워장과 내 피부에 맞는 나만의 세면용품으로 잘 꾸며진 세면대 중 무엇을 고르겠는가? 또 누가 잤는지도 모를 여관방 이불과 나만 덮고 자는 사각거리는 베개, 담요가 있는 침실 중 어디에 눕겠는가? 내 몸을 위한 위생의 중요성쯤은 이미 인식하고 있을 트럭 오너들의 심중을 다시 꿰뚫은 다임러의 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