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만에 호시절 피부로 되돌리다 내 피부가 가장 빛난 때는 미모 업그레이드가 주요 일정이었던 결혼식 한 달 전이다.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최상급이었던 피부는 식 당일의 고된 일정을 보내면 아주 빠른 속도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 후, 줄곧 그때의 보드랍고 환했던 피부를 그리워했다. 내 피부에 ‘특별한 한 방’이 필요한 때가 왔다고 생각하며 연세손유나클리닉의 피부과 원장 손기영을 찾아갔다. 그가 추천한 시술은 ‘젠틀맥스 토닝’과 ‘물광 레가또’. 관리실에서 간단히 클렌징을 받고 시술실 의자에 누웠다. 젠틀맥스 토닝은 두 가지 다른 파장의 레이저를 피부에 쐬는 시술이다. 1단계는 진피층 콜라겐 재생을 유도해, 피부 탄력을 강화하는 과정이다. 2단계는 피부 표피 색소 층에 작용하는 파장을 이용, 거뭇한 잡티를 옅게 한다. 각각 5분 정도 소요되며, 통증 또한 가정용 제모 기기의 따끔함보다 약한 수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색조, 탄력, 주름, 혈관, 제모, 모공 등 거의 모든 피부 고민에 효과를 볼 수 있다니 약간 의심스럽기도 했다. 야외 활동은 고사하고 시술 후 한동안 집 안에서 식구 보기도 부끄러웠던 피부 변태 과정(번데기가 나비로 변하는 과정)이 없다는 점도 놀라웠다. 안정성 역시 뛰어나다고. 잡티 제거 레이저로 널리 알려진 IPL은 받는 사람에 따라 효과의 격차가 큰 시술이다. IPL은 말하자면 넓은 파장대의 복합적 빛을 의미하는데, 자칫하면 숨어 있는 기미의 활성화나 색소 침착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젠틀맥스 레이저는 특정 파장대의 빛 한 가닥을 이용하는 레이저 시술로, 환자의 질환 정도나 피부 고민 유형에 알맞은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 IPL이 큼직한 대포라면 젠틀맥스는 다양한 총을 사용하는 저격수인 셈. 순식간에 레이저 시술이 끝나고, ‘물광 레가또’의 시간이 왔다. 레가또는 초음파 진동을 이용, 모공을 통해 약물을 진피층까지 밀어넣는 것을 의미한다. 히알루론산과 보톡스를 섞은 약물을 주입하는데, 히알루론산은 진피층에 머무르며 보습 효과를 나타내고, 보톡스는 미세 표정근을 마비시켜 모공을 좁아지게 하고 잔주름을 펴는 효과가 있다고. 총 15분이 채 걸리지 않은 시술이 끝나고 거울 앞에 섰다. 시술 후 5일이 지나자 피부 톤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요즘은 퇴근 후 화장을 지우고 스킨케어할 때가 하루 중 가장 즐겁다. 그리웠던 그 피부를 다시 만났으니까.
 

얼굴의 숨은 미운 구석 지우기 어떤 신시술을 소개하면 좋을지 고민해봤지만, 딱히 이렇다 할 새로운 성형외과 시술이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원장님을 만나서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재돈성형외과의원으로 향했다. “성형외과에서 추천할 만한 남몰래 예뻐지는 새롭고 간단한 시술이 뭐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서재돈 원장은 “성형외과에서는 수술을 해야지”라 답했다. 이어서 “이 기자는 눈 밑에 지방부터 빼야 해”라며 큼직한 손거울을 쥐여줬다. 사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남들보다 눈 밑 지방이 볼록 튀어나왔다는 것을. 여행 사진을 볼 때마다 지우고 싶었고, 이 아이 백 때문에 더 피곤해 보인다곤 생각했지만, 하고 싶은 1순위 성형 수술은 분명 아니었다. 보통 성형 하면 떠오르는 건 쌍꺼풀이나 코 높이기 등 얼굴을 더 예쁘고 화려하게 만드는 수술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 그렇다. 문제를 해결하는 수술이 아니라 평범한 부위를 더 돋보이게 하는 수술이 우리가 생각하는 성형이다. 서재돈 원장은 성형외과의 본래 목적에 충실한 제안을 한 것이다. 문제가 있는 부위를 바로잡는 것. 혹부리 영감의 혹을 떼는 분야가 바로 성형외과 아닌가. 갑작스러운 수술 제안에 많이 두려웠지만, 10분 정도 걸리는 ‘수술인 듯 시술 아닌 시술 같은 수술’이라는 원장님의 설명에 용기를 냈다. 수술명은 ‘눈 밑 지방제거술’이다. 울퉁불퉁하거나 처진 눈 밑 지방을 제거하는 수술로, 눈 밑 잔주름, 다크서클을 교정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약한 수면 마취제를 맞고, 수술이 시작됐다. 완전히 잠들지는 않고 약간 몽롱해지는 정도의 마취제였다. 약 기운 때문인지 아프다기보단 이따금 눈이 따갑다고 느껴졌다. 수술 후 눈 밑에 붙여준 반달 모양의 듀오 덤 테이프 빼고는 수술 자국 같은 것은 없었다. 눈꺼풀 안쪽을 통한 지방 제거술이라 겉으로는 아무 흔적도 남지 않는다. 열흘이 지나자, 왜 원장님이 이 수술을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림을 예쁘게 고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연필을 들고 선을 추가하거나, 지우개로 필요 없는 선을 지우거나. 때론 지우개가 연필보다 더 큰 힘을 발한다.   
 

이제는 토끼 이빨과 완벽하게 헤어질 시간 의도치 않게 자꾸 결혼 이야기를 하게 돼 유감이지만, 나는 폐백 대추 씨 쟁탈전에서 신랑은 대추 씨 꼬리도 구경 못하게 만든 건장한 앞니의 소유자다. 어릴 때 교정을 받긴 했지만, 남들보다 좀 큰 앞니 덕에 치아 라인이 매끄럽지 않은 것이 흠이다. 한마디로 트렌디한 치열이 아니라는 것. 확실히 요즘 교정 치료는 예전보다 미용 치료에 가깝다. 서울리마치과 손민경 실장은 라미네이트, 올세라믹 같은 치아를 갈고 세라믹을 씌우는 방법도 있지만, 치아가 멀쩡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술은 아니라고 했다. 미용 목적으로 추가 교정을 받고 싶은 사람, 가벼운 부정교합을 교정하고 싶은 사람, 앞니 몇 개만 교정하고 싶은 사람에겐 ‘투명 교정’을 권유한다고. 치아와 꼭 맞는 플라스틱 틀이 보철기를 대신하는 교정법으로, 식사하거나 양치할 때를 제외하고 자는 시간을 포함, 하루 20시간 이상을 사용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치과에 들른 첫날 치아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치아 본을 떴다. 열흘 후, 내 치아를 똑 닮은 투명 틀니 같은 교정 장치를 받았다. 치아 사이를 조금씩 갈아내고 드디어 장치와 하나 되는 순간. “생각보다 아플 거예요~”라는 장연주 원장님의 충고가 있었음에도, 예상치 못한 고통에 나도 모르게 “악!” 소리를 내고 말았다. 어린 시절 보철 교정기보다 백 배는 세련된 외모지만, 고통은 비슷했다. 이 투명하고 예쁜 치아 고문기는 2주에 한 번씩 바뀐다. 점점 목표하는 모양의 장치로 바꾸는 것인데, 앞니 교정은 6개월 정도면 충분하다고. 투명 교정 장치는 치아 미백 틀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아직 눈에 띄게 치열이 변하진 않았다. 하지만 시작이 반 아니던가. 앞으로 6개월, 티 안 나게 교정하고, 티 나게 예뻐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