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동반자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으면서 섬세하고 감성적인 ‘물건’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왕왕 말한다. 역시 사람의 손맛을 따를 만한 건 그 어디에도 없다고. 음식을 만드는 데만 손맛이 필요한 건 아니다. 물건을 만드는 데 쏟아부은 손맛과 솜씨는 따뜻하고도 유연한 질감을 지닌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최상의 가죽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에 자연스레 깃든 장인의 솜씨, 몽블랑의 예술과도 같은 가죽 제품은 그렇게 탄생하고, 제품은 세대의 한계를 넘어 영원할 것 같은 오라를 뽐내며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든다. 이탈리아 피렌체 몽블랑 펠레테리아 가죽 공방 안. 손때 묻은 도구가 가지런히 놓여 있고, 장인의 노련함이 공방 안을 가득 채운다. 예술의 경지에 이른 기술과 클래식한 디자인의 결합으로 완성된 제품이 마지막 손질을 기다리고 있다. 몽블랑은 1926년 가죽 제품을 론칭했고, 2006년 설립한 피렌체 몽블랑 펠레테리아 가죽 공방은 몽블랑 제품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며 퀄리티 높은 가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디자인과 기술의 창의적인 혁신을 모토로 몽블랑 고유의 이미지를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은 한곳에서 진행되며, 시제품부터 마지막 완제품까지 엄격한 공정을 거친다. 최신 테크놀로지를 도입한 기계와 아시아 지역의 습한 기후를 시험하기 위한 실험실, 그리고 제품 테스트를 위한 로봇 손 등이 있으며, 쉽게 버려지고 잊히는 소비를 위한 물건이 아니라 곁에 두고 오래오래 사용하는 인생의 동반자라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 가죽 제품의 멋과 그 멋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이 제품을 대하는 모든 이에게 전해지기를 기대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늘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는 것이다.

1 마지막 공정까지 섬세함을 잃지 않는 몽블랑 가죽 장인. 2 우아한 멋은 물론 실용성까지 겸비한 몽블랑의 가죽 제품들. 3 손끝에서 느껴지는 촉감을 이용한 가죽 선별 또한 장인들의 몫이다. 4 시간의 흐름과 함께 손때 묻어 있기에 깊은 오라를 품고 있는 도구들. 

새로운 모든 것을 觸하고 感하다

그냥 보고 스치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면 제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포용력도 커지기 마련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서 같은 테마로 선보이는 글로벌 프로젝트 행사인 ‘화이트 앤 블랙 위크’는 몽블랑의 신제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행사. 감각적 체험을 통해 범접할 수 없는 브랜드만의 파워풀한 제품력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이번 화이트 앤 블랙 위크에서 몽블랑의 주요 제품군인 시계, 필기구, 가죽 제품, 주얼리 등의 신제품을 살펴볼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처음 개척한 천재적 회화 기법인 ‘스푸마토’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마이스터스튁 스푸마토(Meisterstück Sfumato)’ 컬렉션. ‘연기처럼 사라지다’는 의미의 스푸마토는 색깔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섬세한 그러데이션과 미묘한 음영 효과를 통해 윤곽선을 구분할 수 없도록 부드럽게 표현한 기법이다. 마이스터스튁 스푸마토 컬렉션은 장인의 손길을 거쳐 탄생한 레더 제품 라인으로 세련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역사적인 예술 작품과 거장에 대한 경의와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레더 라인을 선보이는 몽블랑은 레더 디자인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1 솔리드한 디자인과 컬러 그리고 놀랍도록 가벼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방들. 2 가깝게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볼 수 있었던 몽블랑 제품 디스플레이. 3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시계 장인이 시계 제작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4 클래식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몽블랑의 새로운 워치 셀렉션.

한편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는 몽블랑 워치 섹션에서는 다양한 신제품뿐 아니라 전 세계 18개 한정 제품, 그리고 100분의 1초까지 잴 수 있는 시계 등을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브랜드의 근간인 필기구 제품군에서는 브랜드의 역사가 담긴 마이스터스튁 컬렉션을 포함해 올해 선보이는 다양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는 가죽 제품군에서는 스푸마토 컬렉션을 포함해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위한 나이트 플라이트 컬렉션, 가벼우면서도 물, 불, 열에 강한 익스트림 컬렉션뿐 아니라 여러 컬렉션의 브리프케이스, 백팩, 지갑, 명함지갑, 벨트 등을 선보였다. 몽블랑 이탈리아 가죽 공방에서 온 가죽 장인이 직접 참석해 몽블랑의 브랜드 헤리티지가 담긴 가죽 제품을 설명한 이번 행사는 최고의 장인 정신을 추구하는 몽블랑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열정’의 시간이었다. 

Interview with Giacomo Cortesi 

몽블랑의 한국 사랑은 유달리 깊고 진하다. 새 컬렉션 론칭을 알리기 위한 기념행사를 개최할 아시아 첫 행선지로 서울을 선택, 한달음에 달려온 레더 카테고리 매니징 디렉터 자코모 코르테시를 만났다. 

NEIGHBOR 새로운 컬렉션인 스푸마토(Sfumato)가 출시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이 컬렉션에 대한 당신만의 특별한 애정을 듣고 싶다.

CORTESI 어느 날 몽블랑의 CEO 제롬 랑베르가 기존 제품과 다른 최고급 레더 라인을 만들고 싶다고 했고, 나는 그 문제를 오랜 시간 고민했다. 우연히 방문한 박물관에서 스푸마토 기법으로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보게 되었고, 그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의 영감이 제품으로 탄생한 만큼 내게 더 특별한 라인이다.

NEIGHBOR 스푸마토 컬렉션에서 볼 수 있듯 예술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몽블랑의 정신이 멋지다. 앞으로도 이런 소통은 계속될 건지, 그리고 이번 회화적 기법 외에 시도하고픈 다른 예술적 테크닉이 있는지 궁금하다.

CORTESI 모든 제품이 예술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리미티드 에디션(문화예술 후원자상 펜과 작가 에디션 등)은 예술인을 직접 기리고, 제품 디자인도 예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는다. 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접목해 상품화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몽블랑은 제품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문화 활동을 펼치며 예술과 소통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이들에게 상을 주는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해마다 진행하고 있고, 몽블랑 문화예술 재단을 별도로 운영한다. 

NEIGHBOR 유수의 가죽 브랜드가 현존하는데, 그런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몽블랑 레더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CORTESI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죽 브랜드에서 일해봤지만, 몽블랑은 정말 특별하다. 패션 브랜드는 아니지만, 패션 브랜드 성향이 있는 제품을 론칭한다. 하지만 시즌별로 유행에 맞춰 제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의 의미를 가진 실용적이면서도 멋진 제품이 많고, 이런 가치를 고객과 공유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몽블랑은 다른 패션 브랜드와 차별화된다. 

NEIGHBOR 아시아 여러 나라 중 한국은 몽블랑 레더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 전개될 몽블랑 레더 제품의 사업 및 판매 전략을 알고 싶다.

CORTESI 한국은 몽블랑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다. 한국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데, 단순히 보이기 위함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좋은 가죽 제품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통해 각자에게 가장 필요한, 즉 실용적인 제품을 찾는다. 그런 요구에 부응하는 몽블랑 제품이 큰 사랑을 받기에 우리 역시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제품을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