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3일, 강원도 인제 서킷에서 ‘2016 포르쉐 월드 로드쇼’가 열렸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PWRS)는 독일 포르쉐 본사에서 주관하는 대규모 드라이빙 이벤트로 20여 대의 포르쉐가 전문 인스트럭터들과 전 세계를 돌며 ‘포르쉐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한국에서는 포르쉐 코리아가 각 지역 딜러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 10일간 400여 명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서킷에서 온종일 각종 포르쉐를 타고 달리는 경험은 흔치 않다. 서킷 주행과 브레이킹 테스트, 드래그 레이스, 슬라럼 랩타임 등 프로그램만 봐도 다른 브랜드가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구성이다. 행사는 전적으로 고객 대상 프로그램이다(참가비 50만~60만원). 포르쉐 예비 오너나 포르쉐로 스포츠 포르쉐 체험 프로그램 PWRS는 다양한 포르쉐를 한자리에서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다. 본격적으로 운전 기술을 배우는 포르쉐 스포츠 드라이빙은 핀란드와 두바이에서 열린다.

포르쉐 체험 프로그램

PWRS는 다양한 포르쉐를 한자리에서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다. 본격적으로 운전 기술을 배우는 포르쉐 스포츠 드라이빙은 핀란드와 두바이에서 열린다.

드라이빙을 체험하려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통제된 환경에서 안전하게 다양한 포르쉐를 체험하는 것이 목적. 이런 행사를 통해 포르쉐는 세일즈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고객은 자신이 관심 있는 포르쉐를 서킷에서 경험할 수 있다. PWRS는 신차를 소개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엔 한국에 출시 전인 포르쉐 718 박스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그 밖에 911 GT3 RS나 카이맨 GT4를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드래그 코스에서 박스터 신형과 구형의 차이를 경험했다. 구형 박스터 GTS(981)와 신형인 718 박스터 S의 가속력 비교가 주제였다. 둘 다 론치 컨트롤을 작동한 상태에서 신호에 맞춰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곳에서 981 박스터 GTS(3.5리터, 330마력)가 아무리 빨리 출발해도 718 박스터 S(4기통 2.5리터 터보, 350마력)가 곧바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200미터 코스의 중간 지점부터 그대로 추월했다. 핸들링 섹션에서는 인제 서킷을 달리며 주요 라인업을 비교 체험했다. 그룹은 크게 2개로 2도어 그룹과 4도어 그룹으로 구성됐다. 여기서도 각 모델의 차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981 카이맨 GTS와 718 박스터 S의 비교가 흥미로웠다. 718 박스터 S는 카이맨 GTS보다 성능이 월등히 좋았다. 움직임은 한결 경쾌하고 정확했다. 고속 코너에서도 안정적이었다. 완전히 다른 시대의 차라는 소감이다.

슬라럼 코스에서 718 박스터S를 이용해 러버 콘을 요리조리 피해 달렸다. 718의 특성이 여실히 드러난 구간이다. 좁고 회전이 급한 코너에서 차를 밀어붙였을 때 앞머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응하는 것이 놀랍다. 하지만 반대로 엉덩이는 부드럽게 흘렀다. 

마지막 순서는 PWRS의 하이라이트, 택시 드라이빙이다. 5명의 인스트럭터가 전속력으로 운전하는 포르쉐에 동승해 차를 제대로 느낀다. 제비뽑기 방식이었지만 운 좋게도 911GT3 RS(500마력)를 골랐다. 그리고 인제 서킷의 모든 코너를 드리프트로 누볐다. GT3 RS의 움직임은 인상적이었다.

드리프트 중에도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원할 때는 언제든 미끄러짐을 멈추고 타이어 접지력을 살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 718로 마음을 흔들더니 GT3 RS라는 마지막 한 방으로 내 안의 방어선을 무너뜨렸다. 아, 다시 포르쉐 앓이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