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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Stars&People

딱 보면 압니다

세상의 모든 차를 알고 싶은 김건 군을 만나 스무고개를 했다

2016.05.19

 

스무고개가 시작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질문은 20개. 그 안에 이 아이가 생각한 차를 맞혀야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국산차인가요?” “네. 현대차가 만듭니다.” “배기량이 2.0리터를 넘나요?” “딱 그 정도입니다.” “SUV인가요?” “아니요, 세단입니다.” “정답! 쏘나타입니다.” “땡,틀렸습니다.” “뭐라고요?” “정답은 밍투입니다.” 밍투는 현대차가 지난 2013년에 중국 전용으로 출시한 쏘나타 아래 등급의 전략 모델이다. 난 12살 김건 군과 이러한 스무고개를 두번이나 더 했다. 저 멀리 BMW 5시리즈 한 대가 주차하고 있었다. 뒤에 달린 엠블럼을 보지 않는 한 정확한 모델명을 유추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데 김건 군이 자신 있게 답했다. “520d랑 528i는 휠 크기와 모양이 다른데 방금 저 차는 528i가 확실해요. 딱 보면 알아요.” 확인 결과 그 아이의 말이 맞았다.

김건 군은 얼마 전 영재를 소개하는 방송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28층 높이에서 신호 대기 중인 차종의 이름은 물론 자세한 사양까지 맞혔다. 전문가도 식별하기 어려운 CCTV영상 속에서 차의 불빛 모양과 아주 사소한 특징 하나로 차의 종류와 연식까지 구분해냈다. 심지어 본인이 태어나기 훨씬 전 모델의 휠과 범퍼 특징까지도 알고 있었다. 김건 군 어머니가 전국 각 경찰서에서 온 메일을 보여주며 말했다. “방송이 나간 후 이렇게 전국 경찰서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메일이 오고 있어요. 뺑소니 사건인데 차종을 알려달라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 충북 청주에서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오던 20대 가장을 치어 죽게 한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 때도 김건 군은 용의자 차량이 윈스톰이라는 걸 알고 경찰에 제보했다.

김건 군의 자동차에 대한 애착은 어려서 부터(?) 남달랐다. 집에 누가 오는지 주차할 때 들리는 엔진음으로 알아맞혔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그랜저 TG 240, 삼촌은 모닝을 끌었는데 밖에서 차 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었어요.” 더 놀라운 건 이때가 김건 군이 세 살 남짓 됐을 때라는 것이다. 다른 또래 아이들이 TV에서 뽀로로를 볼 때 김건 군은 창밖을 내다보면서 지나가는 자동차를 구경했다. 지금도 아빠와 드라이브하며 지나가는 차종을 맞히는 게 가장 재밌다. 모르는 차가 있으면 주변 어른들에게 물었고 한글 역시 자동차 브랜드와 모델명으로 배웠다. 처음엔 그냥 남자아이의 성장 과정이겠거니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천재성은 빛을 발했다.

방송사의 도움으로 급기야 영재 테스트를 받았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김건 군은 관찰력과 순간 암기력, 판단력이 아주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기억은 상위 1퍼센트, 처리 속도는 상위 0.6퍼센트다. IQ는 143으로 영재 수준이다. 이런 재능이 자동차 쪽으로 특화돼 더욱 발달한 것이다. 카레이서 혹은 경찰이 되고 싶은 검건 군의 꿈은 아직 모호하다. 하지만 특출한 재능과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 이 순수한 마음이야말로 살아가면서 가장 큰 에너지가 되어 줄 것이다.

CREDIT

EDITOR / 조두현 / PHOTO / 조혜진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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