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의 출력 전쟁이 여전히 뜨겁다. 특히 대형 고급 세단 분야가 도드라진다. 2000년대 초반 에는 아우디 RS6나 BMW M5, 캐딜락 CTS V같은 스포츠 세단이 394~444마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이들의 후속은 현재 552~640마력을 낸다. 물론 우리는 이런 미친(?) 선택을 언제나 존중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640마력 세단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예상과 달리 실제로 꽤많은 사람이 현실과 타협한 얌전한 차를 원한다. <모터 트렌드>가 이번에 석 대의 스포츠 세단을 비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독일을 대표하는 차는 2016년형 아우디 S6다. 사실 M 스포트 패키지의 BMW 550i나 AMG가 튜닝한 메르세데스 벤츠 E 400을 초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S6를 선택한 것은 최고의 균형감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444마력을 발휘하는 V8 트윈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고급스러움과 세련된 주행 성능, 그리고 운전의 즐거움을 제대로 표현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2016년형 캐딜락 CTSV 스포츠는 믿음이 가는 스포츠 세단이다.420마력을 발휘하는 V6 트윈터보 엔진, 잠재력이 뛰어난 깃털같이 가벼운 섀시, 넋을 쏙 빼놓을 정도로 멋진 외모를 갖췄다. 이 조합은 2년 전 <모터 트렌드> ‘올해의 차’ 경합에서 우승을 차지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지금도 꼭 타봐야 하는 차라고 생각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차는 2016년형 렉서스 GS F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아우디 RS7이나 캐딜락 CTS V와 비교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차는 본격적인 V8 슈퍼 세단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GS F를 V8 슈퍼세단들과 비교하는 것은 바주카포 싸움에 물총을 가져가는 것과 같다. 반면 S6와 CTS V 스포트에게는 GS F가 만만치 않은 도전자다.

석 대의 경쟁 모델은 모두 다른 공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룹에서 가장 출력이 높은 렉서스 GS F는 렉서스의 모 회사인 토요타의 DNA에 따라(고성능 터보를 혐오한다) 자연흡기 방식의 5.0리터 V8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467마력(53.8kg·m)으로 8단 자동변속기가 뒷바퀴로 출력을 전달한다. 캐딜락은 크고 무거운 차를 만들어 파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CTS V 스포트는 약간 다르다. 비교적 작은 엔진을 바탕으로 가벼움이라는 개념을 앞세운다. 엔진은 3.6리터 V6 트윈터보로 경쟁 모델 중 배기량이 가장 작지만, 토크(59.4kg·m)는 막강하다. 렉서스처럼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모든 출력이 뒷바퀴로 보내진다. 아우디 S6는 다른 두 라이벌과 다른 동력계통을 가지고 있다. 4.0리터 V8 트윈터보와 함께 7단 듀얼클러치와 네바퀴굴림이 조합된다. 출력은 두 라이 벌의 중간인 444마력(56.1kg·m)이다.

이 세그먼트의 차들은 고급스러움과 고성능이라는 조건을 내세운다. 따라서 가장 빠른 랩타임이나 가장 높은 횡가속력을 기록한차가 승자는 아니다. 하지만 ‘고급스러움’은 곧 편안함이고 ‘균형’은 트랙에서 최고의 조종 성능과 연결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미국 LA의 어느 시골길에서 시작해 고속도로를 통과한 후 폰타나 테스트 트랙에서 계측 테스트로 평가를 마무리했다. 시승 코스는 실제로 이 차를 운전하는 ‘부유한 누군가’를 상상하며 짰다. 대부분을 시내 운전에 비중을 두었고, 가끔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며 차 주인의 ‘일상 탈출’을 흉내 냈다.

3위 아우디 S6

시작부터 S6는 다른 두 차와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유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캐딜락이나 렉서스보다 훨씬 더 성숙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18년 된 조니 워커 골드와 12년 된 조니 워커 블랙의 차이를 생각해보라. 블랙은 골드와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성숙도는 디자인에서부터 알 수 있다.

“기술적이면서 스포티하고 세련됐다. 마치 노스페이스 후드티셔츠 같다.” <모터 트렌드> 편집장 에드 로의 평가다. 숙성된 네바퀴 굴림 기술을 쓰는 S6는 시승 첫날 만났던 폭우 속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V8 트윈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조합도 무시할 수 없는 구성이었다. 컴포트 모드에선 조용했고, 다이내믹 모드에선 몸 안의 모든 세포가 깨어나서 요동쳤다. 변속기는 매우 빠른 변속으로 차를 꾸준히 이끌었고, V8 엔진은 풍부한 토크를 끊임없이 제공했다. “이 엔진은 스트레스가 없는 듯해. 감명받았어!” 수석 피처 에디터 조니 리버먼이 말했다. 8기통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완벽하게 짝을 지었다는 평이다.

토크벡터링 기능을 갖춘 네바퀴굴림은 코너에서도 진가가 발휘했다. S6는 절대 미끄러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으로 코너를 돌았다. 어떤 속도에서든 물리법칙과 씨름하지 않았다. 그저 유연하게 도로를 지배했다. 하지만 문제는 느릿느릿하게 반응하는 스티어링이었다. “스티어링이 너무 여유를 부려. 컴포트 모드에서는 마치 스티어링휠과 타이어가 단절된 것처럼 느껴지고,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너무 무겁게 반응해.” 리버먼이 불평했다.

에어 서스펜션도 코너링에선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서스펜션의 안락함에 비교 되는 탄탄한 섀시가 곧 끈적끈적하고 인공적인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의 느낌을 도드라지게 할 뿐이었다. CTS와 GS와 비교하면 특히 저속에서 이런 이질감이 강했다.

반면 S6는 직선에서 차를 이해하기 가장 쉬웠다. “이 차는 완벽한 장거리 투어러야.” 온라인 에디터 스테판 오그백 부가 말했다. “긴직선에서 아주 높은 속도로 순항할 때 마치 안방에 있는 것처럼 편안해,” 테스팅 디렉터 킴레이놀즈도 이런 주장에 동의했다. “장거리를 운전하기에 아주 만족스러워. 편안한 승차감과 힘이 좋은 엔진에 더해 실내도 안락해.” 아우디의 실내 패키지는 석 대의 경쟁차 중 가장 매력적이고 고급스럽다. 품질 좋은 가죽과 최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S6는 테스트 트랙에서 꾸준한 성능을 냈다. 네바퀴굴림 덕분에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이 3.8초로 가장 빨랐다. 400미터 도달 시간은 12.4초(시속 179킬로미터)였다. 비록 후반에 약간 가속이 늘어졌지만 이 또한 경쟁자 중 가장 빨랐다. 대신 8자 코스 성능은 우리가 도로에서 느꼈던 단점으로 인해 그룹에서 약간 뒤처진 24.9초(평균 0.77g)로 가장 느렸다. 평균 횡가속도도 0.91g로 가장 낮았다.

우리는 S6를 즐겼지만, 이 차의 본질은 너무 직선 달리기에만 집중된 듯했다. 따라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스포츠 세단은 아니었다. 장거리 순항 능력, 멋진 실내와 최신형 장비, 뛰어난 엔진 성능 등에서는 충분히 할 말이 많겠지만, 균형감 부분에서는 다른 두 대의 경쟁자가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2위 렉서스 GS F

렉서스가 코너를 돌아 나왔다. 크게 벌어진 공기 흡기구와 나이키 로고 같은 데이라이트가 번쩍였다. 렉서스 GS F는 S6의 반대쪽 스펙트럼에 놓여 있다. 아우디는 안락함을 강조하는 반면 GS F는 스포티함에 집중한다. 스포트와 스포트 플러스 모드에서 5.0리터 V8 엔진이 폭격기같이 공격적인 소리를 내며 덤빈다. 8단자동변속기는 가속페달 변화를 감지하며 빠르게 반응한다. 이 차는 공격적인 모드에서 느낌이 좋다. 엔진의 풍부한 토크를 변속기가 이어갈 때마다 행복감이 늘어간다. 엔진은 레드 존까지 노래한다. “훌륭한 엔진이야.” 리버먼이 말했다. “RC F 덕분에 렉서스를 사랑하게 됐고, GS F 덕에 그 사랑이 더 깊어졌어.”

정상적인 속도에선 GS F는 스릴이 약하다. 스티어링의 반응은 노멀 모드에서도 날카롭다. 반면 가속페달과 변속기의 감각은 약간 실망스럽다. 기본 세팅에서는 스로틀 응답성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려고 애쓴다. 변속기는 필요할 때 1단을 겨우 내리고, 3단계를 한 번에 내리기를 망설인다. “순항할 때는 완전히 다른 차야. 노멀과 에코 모드일 때 변속기는 돌덩이 같아.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1초 이상을 킥다운을 하지 않고 버텨.” 로가 말했다.

이런 늘어지는 반응은 갑자기 앞차를 추월하고 싶을 때 엄청 길게 느껴졌다.

렉서스는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차를 만들기에 능숙하다. GS F의 서스펜션은 스포츠 세팅에 완벽하지 못했다. 이 서스펜션은 아우디나 캐딜락과 달리 조절식이 아니다. 공장에서부터 세팅이 고정된다. 다시 말해 캘리포니아의 안 좋은 도로 환경에서는 승차감이 좋을 수 없다. 노면이 거친 구간에서 서스펜션은 때때로 이상하게 반응했다. “댐퍼가 진동과 충격을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머리가 흔들리고 배가 실룩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질 정도야. 내 배는 그리 나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지.”로가 투덜거렸다.

승차감은 적당히 단단한 편이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세팅에 가장 가까웠다. 그런데도 GS F의 서스펜션은 도로의 불완전함을 온전히 가리지 못했다. 너무 짧은 기어비의 스티어링 반응도 문제였다. 직선으로 달릴 때 운전자가 차선에 머물기 위해 계속해서 스티어링휠 각도를 수정해야 했다.

주차 브레이크처럼 몇 가지 찾기 힘든 버튼 디자인을 제외하면, 실내의 분위기는 만족스럽다. 모든 소재는 깔끔했다. 빨간 가죽 시트도 멋졌다. “8만5000달러 수준의 자동차 같아. 내비게이션 스크린을 너무 가까이 보지만 않으면 말이지.” 로의 평가였다. 싸구려 내비게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렉서스의 스크린과 인포테인먼트, 아직 개발 중인 마우스 같은 조이스틱 컨트롤은 좋은 실내 분위기를 망쳤다.

렉서스는 GS F를 시장에 내놓으며 완벽하게 성능에 집중했다. 이 차는 이번 테스트 때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에 4.4초가 걸렸고, 400미터를 12.8초(시속 181킬로미터)로 통과했다. 쉽게 말해 그룹에서 가장 빨랐다. 8자 코스의 기록은 24.3초에 0.81g였다. 뒤 디퍼렌셜 을 ‘슬라럼 모드’에 두면 드리프트하기도 쉬웠다. 레이놀즈는 드리프트가 너무 쉬워서 한계를 지나쳐 오버하기 쉽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GS F를 1위로 고려했지만 결국 고속도로에서 성능과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GS F는 CTS V 스포트보다 빠르지만 1만4000달러 만큼 더 값어치 있지는 않았다. 그게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라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난 GS F가 좋아. 하지만 이 차를 살 돈이면 640마력의 CTS V를 살 수 있어!”

1위 캐딜락 CTS V 스포트

캐딜락이 대박을 쳤다. 석 대 중 가장 완벽한차는 캐딜락 CTS V 스포트였다. 너무 부드럽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았다. 균형이 딱 좋았다. 일반 도로에서 CTS는 안락한 승차감과 날선 핸들링 솜씨를 자랑했다. 자기유동식 쇼크 업소버는 포장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도 잘 달렸다. 그리고 두툼한 스티어링휠을 통해 도로와 타이어가 만나는 상황을 훌륭하게 전했다. “캐딜락이 드디어 물침대 같은 감각을 버렸어. 갑자기 어떻게 이렇게 멋진 스티어링 감각을 만들었는지 믿을 수 없어. 이 차는 절대 부드럽거나 가벼운 감각의 차가 아니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감각을 잘 실현하지.” 로가 말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변속기였다. 업데이트된 프로그램으로 무장한 8단 자동변속기에 모두가 감동했다. 변속은 이전보다 분명 빠르고 민첩했다. 게다가 V6 트윈터보의 토크 커브를 모두 이용할 줄 알았다. “이 차를 운전하는 것이 정말 좋았어. 스티어링 감각이 얼마나 좋은지 계속해서 강조해도 모자랄 정도야. 이를 표현할 단어가 많지 않아. ‘환히’ 정도일까?” 리버먼은 이미 V 스포트에 푹 빠져버렸다.

V 스포트는 고속도로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조용했다. 고속에서도 노면과 잘 달라붙었다. 빠른 속도에서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줬다. 마그네틱 서스 펜션은 노면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도 안락함은 놓치지 않았다. “서스펜션이 고속도로에서 제대로 활약해. 잔 충격을 전달하지 않고 잘 흡수하거든.” 온라인 에디터 에릭 아야파나의 의견에 모두가 동의했다. 비록 뒷좌석은 경쟁 모델 중 가장 좁았지만 앞좌석 운전 자세는 가장 편안했다. 캐딜락의 CUE 인포테인먼트 시 스템은 예상보다 직관적이지 않았다. 그래도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만회했다.

GS F와 비교하면 출력이 47마력 낮지만, 가속 계측 결과는 꽤 인상적이다.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에 4.7초, 400미터 돌파에 13.1초 (시속 175킬로미터)가 걸렸다. 8자 코스에서는 24.7초에 평균 0.80g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이 차는 석 대의 스포츠 세단 중 가장 빠른 차는 아니었지만 드라이빙의 재미, 안락함, 고급스러움, 최종 가치 면에서 가장 균형적이었다. 그동안 캐딜락을 무시한 사람이라도 분명 놀랄 수준이었다. 운전자 중심의 자동차고 동시에 고급스러운 크루저였다. 캐딜락 CTS V 스포트는 아직 ‘세계의 기준’에 오르진 못했지만 우리가 볼 때는 굳세게 나름의 길을 가고 있다.

1위 캐딜락 CTS V 스포트

GM은 최근 많은 상을 받았다. 좋다. CTS V 스포트같이 환상적인 차를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면 그 칭찬은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2위 렉서스 GS F

이번 비교 시승이 성능에 초점을 둔 것이었다면 GS F가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3위 아우디 S6

S6는 우리 입맛과 달리 너무 부드러웠다. 물론 고급스럽고 안정적인 주행성능은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