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피자 DRU

배달계의 알파고라고 해야 할까? 도미노피자 호주법인이 자율주행 로봇으로 피자 배달에 나선다. 이름은 DRU다. Domino’s Robotic Unit의 앞글자를 땄다. 머리글자를 모았지만 알파벳을 따로 읽는 건 아니다. 우리 발음으로 ‘드루’ 정도로 부르면 되겠다. 드루는 현재로 다가온 미래다. 우선 6개월간 시험운용에 나설 계획이며 총 2년간 실전 활용에 가능하도록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여기에서 개선은 단순히 기술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법률, 보험, 사고처리, 유지 지원망 확보등 총괄적인 걸 말한다.

한편에서는 피자 배달 사원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미노피자 호주법인 돈 메이지 대표는 “현재 전기자전거와 모터사이클, 자동차 등 총 세 가지 형태로 배달하고 있다”며 “드루는 여기에 하나 더 추가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말 참 조삼모사다. 드루가 보급된다는 건 신규 고용을 억제한다는 얘기 아니겠는가.

아무튼 메이지 대표는 드루를 신속하고 안전한 배달꾼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그런데 그의 야심이 무섭다. 30분 배달 보증도 아니고 3-10 전략이다. 3분 안에 피자를 만들어 10분 안에 전달한다는 거다. 냉동 피자도 아니고 3분 안에 조리를? 그리고 그 핵심이 드루란다. 드론 아니냐고? 아니다. 드루 맞다. 최고 속도가 시속 20킬로미터인 그 드루. 이러다 ‘DRU resigns’를 외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드루를 실제 개발한 건 호주의 로봇회사 마라톤 로보틱스다. 자사의 자율이동 표적 로봇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물론 제안은 도미노 피자에서 했다. 네바퀴굴림 방식으로 주파 능력을 향상시켰고 안정성을 더했다. 기본적으로는 GPS의 신호를 따르지만 스스로 장애물 이나 지형을 감지할 수 있다. 물론 피해가는 것도 자신이 판단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주문자의 휴대전화로 발송된 보안코드를 입력해 피자를 꺼낼 수 있다. 국내 도입은 가능할까? 휠체어로 다니기도 쉽지 않은 여건의 인도와 이면도로를 갖고 있는 한국이다. 더불어 계단과 둔덕이 많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 아파트도 엄청나게 많다. 이 정도는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월마트 WAVE 콘셉트 트럭

월마트 하면 단순히 유통회사라고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육상 물류회사다. 대형 트랙터 보유대수만 6500여 대에 고용된 기사만 7000명이 넘는다. 이들은 미국 내에서만 약4800개의 마트 및 물류기지를 오가며 매일 운송한다. 1명당 연평균 주행 거리는 약 16만 킬로미터다. 모든 월마트 트럭이 1년간 주행하는 거리를 어림잡으면 지구를 총 2만8000바퀴 도는 것과 맞먹는다. 때문에 운송 효율은 월마트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유류비와 환경오염에 대한 고민이 모두 깊다. 그러던 중 나온 게 월마트 트럭이다. 정식명은 월마트 WAVE 콘셉트 트럭(Walmart Advanced Vehicle Experience Concept Truck)이다. 트럭 전문회사 피터빌트가 트랙터 제작을 맡았으며 터빈 제조사인 캡스톤이 참여해 엔진 효율을 높였다. 트레일러 제작사 그레이트 데인은 화물칸을 만들었다. 16미터나 되는 세계 최대의 한판짜리 탄소섬유를 이용했다.

물론 트랙터 차체도 탄소섬유로 만들었다. 이렇게 줄인 무게가 무려 1800킬로그램이다. 초소형 마이크로 터빈을 쓰고 전기모터를 함께 돌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넣어 효율을 끌어올렸다. 유선형 차체 설계로 공기저항마저 20퍼센트 낮췄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월마트도 당장의 상용화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의 제시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어쨌든 육상 물류가 많은 특성상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을 다음 세대에 전가하진 않겠단 방침이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

드론은 더 이상 낯설고 신기한 수단이 아니다. 이미 취미용으론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상업 및 공익적 활용도 실증 단계에 있다. 하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달랐다. 당시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드론을 이용한 배송 시스템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발표한 것도 대단한 혁신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업체가 드론의 상업적 이용을 모색 중이다. 심지어 월마트나 구글, DHL의 드론 활용 전략 방안은 아마존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반면 드론의 상업적 이용에 대한 규제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는 아직도 2년 전에 머물러 있고 다른 업체들도 실험만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이 강원도 지역에서 긴급구호품 전달용으로 시험운용하고 있는 게 그나마 대표적인 사례다. 국토부는 오는 2020년까지 드론의 상업화를 준비하겠단 방침이다. 상업적 드론 이용에 가장 큰 걸림돌은 안전성이다. 추락만 문제가 아니다. 비행기의 엔진에 빨려 들어갈 가능성도 상존한다. 실제 2014년 3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드론과 항공기의 비정상적인 접근이 보고되기도 했다. 감지 및 회피 기술이 아직 미약해 더욱 위험하다.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높다. 보이지 않는 하늘 속 카메라로 누구든 감시당할 수 있다. 그걸 단속하고 규제하는 게 아직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아마존은 규제 완화를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 해 의회 로비에만 100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다. 지난 3월 미국 상원에서도 관련 법안을 마련 중이란 보도가 나왔다. 다만 노력은 아마존이 하고 구글과 DHL이 최대 수혜자가 될 거란 전망도 있다.

대한민국 배달의 차는?

대한민국 배달의 근간은 누가 뭐래도 모터사이클이다. 가장 큰 이유는 ‘스피드’다. 빠르다. 교통 정체가 심하고 골목이 많은 국내 도로 여건상 모터사이클보다 빠른 배달 수단은 쉽게 찾기 어렵다. 더불어 구입 및 유지 비용이 저렴하다. 원동기 면허 취득 가능 연령도 만 16세 이상으로 비교적 낮다. 덕분에 청소년 아르바이트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속도전 말고 다른 걸 고려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배달원의 안전 문제는 지난 2011년 2월,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한 배달 사원이 버스와 충돌하는 사고로 사망하면서 간신히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수 있었다. 배달 속도 경쟁을 부추겼던 모 피자 브랜드의 30분 배달보증제가 폐지된 것도 이때다. 미국 본사는 안전을 이유로 1993년 이미 폐지한 걸 18년이나 더 유지했던 셈이다. 환경오염 문제도 마찬가지다. 모터사이클의 배출가스 기준은 여전히 유로3다. 이미 유로6를 충족하고 있는 자동차와는 질소산화물 기준으로 6배도 넘는 차이다. 모터사이클의 배출가스 기준은 2017년에야 유로4로 강화된다. 그나마도 지난해 7월에야 뒤늦게 결정됐다. 정기검사를 시행해 모터사이클 배출가스 수준을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도 2013년부터였다. 하지만 50cc 미만은 아직도 정기검사 대상이 아니다. 취득 등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정기검사를 시행하더라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독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