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변북로, 한남동의 전경과 함께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내는 두무개다리 2 낮은 천장과 아치형 터널이 만드는 신비로운 분위기 덕분에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두무개다리
“이름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두무개다리는 옥수동과 한남동을 이어주는 터널이다. 길이가 무척 짧지만 들어서는 순간 낮고 묵직한 터널의 느낌이 운치 있다. 다리 내부를 달리는 것도 좋고, 강변북로를 달리며 이 다리를 감상하는 것도 멋지다.”
- DJ 소울스케이프(뮤지션)

두무개다리는 한남대교와 동호대교 사이 강변북로에 위치한 다리다. ‘한강과 중랑천의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이 지역의 옛 지명 ‘두무개’에서 이름을 따왔다. 터널 양옆이 아치형으로 뚫려 있어 빠르게 달리는 차들이 마치 영화 같은 풍경을 만든다. ‘서울 아름다운 길 10선’에 뽑히기도 했다.
A Seobinggo-ro, Yongsan-gu, Seoul

한남대교 다리 아래는 성당의 기둥처럼 생긴 교각이 늘어서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한남대교 다리 밑
“한강 다리를 지탱하는 콘크리트 교각은 무한히 반복되는 성당의 기둥처럼 보인다. 특히 한남대교는 기존 제3한강교 옆에 증축한 다리가 있는 구조다. 2개의 다리는 1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정오 무렵 그 틈 사이로 떨어지는 빛은 이곳을 서울의 ‘판테온’으로 만든다.”
- 유현준(건축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저자)

잠원한강공원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한남대교 다리 아래에 닿을 수 있다. 한남동과 신사동을 연결하는 한남대교는 건설 당시 ‘제3한강교’로 불리다 1985년 이름이 바뀌었다. 교통량 증가로 1996년 확장 공사를 하면서 두 종류의 다른 교각이 나란히 다리를 받치고 있는 독특한 풍경이 탄생했다.
A Jamwon-ro, Gangnam-gu, Seoul

다양한 꽃 모양을 형상화한 3개의 플로팅 아일랜드 세빛섬은 해 질 무렵 석양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세빛섬
“세빛섬은 인공적인 공간이지만 가빛, 채빛, 솔빛 3개 섬의 높낮이나 공간 구성이 조화로워 한강의 자연과도 잘 어우러진다. 섬과 섬 사이를 잇는 길을 걷다 보면 강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특히 해가 질 무렵 솔빛섬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가히 장관이다.”
- 김홍년(설치미술가)

반포대교 남단의 세빛섬은 2006년 서울시에서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한 복합문화 공간이다. 물 위에 뜬 ‘부체’ 위에 건물을 짓는 플로팅 형태의 건축물로, 다양한 모양의 꽃을 형상화한 3개의 섬과 미디어 아트 갤러리 예빛까지 총 4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올해 초 김홍년 작가의 전시   <날다 날다 날다>를 진행한 바 있고, ‘다 함께 숨 쉬는 꽃’이라는 주제를 담은 최정화 작가의 연꽃은 밤이 되면 은은한 도시의 불빛과 함께 강물 위로 화려하게 피어오른다.
A 683 Olympic-daero, Seocho-gu, Seoul

현재는 운행이 중단되어 그 터만 남아있는 수상택시 승강장

반포수상택시승강장
“2015년 ‘한강도시탐험’이라는 프로젝트로 관객을 태우고 한강 일대를 돌며 한강과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그 공연의 시작과 끝이 된 지점이 바로 반포수상택시승강장이다. 현재는 운항하지 않아 텅 빈 공간과 그곳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허락되지 않는 배를 띄우고 한강을 돌아보았던 일이 모두 흥미로웠다.”
- 안성석(전시 기획자)

한강 수상택시는 뚝섬, 잠실에서 여의도 구간을 오가는 출퇴근 셔틀과 관광 수단으로, 2007년부터 운항하다가 세월호 사건 이후 중단되었다. 잠실, 반포, 여의나루 등 총 열일곱 곳에 한강공원 승강장이 있으며, 승강장마다 높다란 푸른색 기둥 위에 귀여운 수상택시 조형물이 얹혀 있다. 저조한 이용률과 사업자 변경 등 여러 문제로 2년간 방치되었지만, 서울시는 운영 업체와 요금, 노선 등을 바꿔 올가을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A Sinbanpo-ro, Gangnam-gu, Seoul

자전거 라이더들의 휴식처이자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반포 미니스톱

반포한강공원 미니스톱
“라이더들 사이에서 ‘자덕(자전거 덕후)의 성지’로 불리는 반포지구 미니스톱, 일명 ‘반미니’에 가면 라이더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라이더들에게 훌륭한 휴식처일 뿐 아니라 신상 라이더 패션과 최신 기종의 자전거까지 한 번에 스캔이 가능하다.”
- 이희진(자유기고가, 초보 자덕)

반포한강공원 미니스톱 1층에는 스낵과 음료를 비롯한 다양한 편의용품을 판매하고, 야외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한강을 찾는 이들의 쉼터로 이용된다. 2층 카페에서는 언제나 옳은 ‘치맥’과 커피,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인테리어는 근사한 구석 하나 없는 동네 호프집 같지만, 해 질 무렵이나 늦은 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한강의 야경이 일품이다.
A Sinbanpo-ro, Gangnam-gu, Seoul/ 122-1 Jamwon-ro, Seocho-gu, Seoul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성산대교 밑
“집 근처 한강공원에서 자주 조깅을 하는데, 반환점이 되는 곳이 바로 성산대교 밑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망원한강공원 잔디밭에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맥주 마시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이 풍경 또한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조명을 받아 성산대교가 아름답게 빛나는 밤이 되면 자꾸만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 알타임 조(그래피티 아티스트)

성산대교 북단 아래에 있는 망원한강공원은 마포구 주민들의 참새 방앗간 같은 공간이다. 한강시민수영장과 야구장, 테니스 코트, 수상 레저 등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라뱃길, 행주산성 등으로 향하는 길목이라 라이더들에게도 인기가 높고, 봄가을에는 다양한 뮤직 페스티벌도 열린다.
A Maponaru-gil, Mapo-gu, Seoul

한때 강남 개발 공사로 사라졌던 섬 저자도가 같은 자리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저자도
“저자도는 압구정동에 아파트 단지를 세울 때 이곳의 모래를 채취하면서 사라졌다가 다시 생겨난 섬이다. 한강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당시 소개했던 곳이기도 한데, 지금은 잡목과 새들의 쉼터로 남아 있다. 옥수동 부근 강변과 서울숲에서도 저자도의 근사한 풍경을 볼 수 있다.”
- 정혜정(일러스트레이터)

옥수동과 금호동 남쪽에 있던 동서 2km, 남북 855km 길이의 모래섬. 닥나무가 울창해 ‘저자도(楮子島)’라고 이름 붙었다. 조선 시대에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고 사람이 살기도 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로 본래의 풍경을 잃은 뒤 1970년대 강남 지역 개발로 흔적마저 사라지게 됐다. 그러다가 2011년, 저자도가 있던 자리에 모래가 쌓이면서 섬 형태가 수면 위로 다시 나타났다. 성동구 주민들의 요청으로 섬 복원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A Ddukseom-ro, Seongdong-gu, Seoul

1 수변 생물이 자라는 폐쇄형 늪지 지역에서는 야생 자연이 만든 낯선 한강을 만날 수 있다. 2 콘크리트로 덮여 있는 산책로 대신 키 큰 갈대가 우거진 흙길

한강난지생태공원
“서쪽에 있는 한강공원이 거의 끝나는 지점부터 파주 방향으로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한강의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잘 정돈된 편의 시설 대신 잡풀이나 습지, 갈대 등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것. 특히 노을이 질 무렵 배를 타고 이곳을 바라보면 쓸쓸한 느낌이 드는 동시에 나 자신과 가까워지는 기분이 든다.”
- 신현림(시인)

난지캠핑장과 가양대교 사이에는 생태습지원과 생태섬, 폐쇄형 늪지 등 난지생태공원이 이어져 있다. 난지생태공원이 속한 난지한강공원은 한강 변의 쓰레기 매립장이던 난지도와 주변을 가꿔 만든 공원이다. 뒤로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이 펼쳐져 있고, 공원 안에는 목책 길을 따라 갈대와 연못이 조성되어 있다. 이 부근의 강변에는 모래사장과 자갈밭, 뻘 등 때 묻지 않은 오래 전 한강 변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A Hangangnanji-ro, Mapo-gu, Seoul

농구장, 축구장, 육상 트랙까지 넓은 체육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망원유수지 체육시설
“음악 작업을 하다가 곡이 잘 써지지 않을 때면 야외로 나가 운동을 하곤 하는데, 망원유수지 초입에 넓은 운동장이 있어 매우 유용하다. 조용하고 한적해서 친구 없이 홀로 농구를 해도 별로 부끄럽지 않다.”
- 육중완(밴드 장미여관 보컬)

망원유수지 체육시설은 마포구 최대 규모의 체육 시설이다. 실내에서는 배드민턴, 볼링, 헬스를 즐길 수 있고, 야외에는 널찍한 운동장과 육상 트랙, 농구장, 축구장이 마련되어 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대시설 모두 쾌적한 편이고,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A 190 Worldcup-ro 25-gil, Mapo-gu, Seoul

좁고 아담한 산책길이 이어지는 한강철교 부근에는 한강의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강철교 아래 갈대 숲
“요즘은 한강 변이 대부분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예전과 같은 자연스러움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끔 한강으로 촬영하러 나가면 딱딱한 시멘트 바닥 대신 야생의 잡풀이나 갈대가 많은 공간에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한강철교 근방에는 아직 콘크리트로 덮이지 않은 갈대 숲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어 위안이 된다.”
- 김현성(사진가, <오, 보이!> 발행인)

한강철교 남단부터 동작대교 방향으로 이어지는 강변은 다소 소박한 산책길이 길게 이어진다. 아담한 길 양옆으로 키 큰 갈대가 늘어서 있어 낭만적인 한강철교를 배경으로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특히 한강대교 중간에 있는 노들섬에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화와 나무, 넓은 갈대 숲이 펼쳐져 있다.
A Nodeul-ro, Dongjak-gu,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