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핑(Wrapping)의 사전적 의미는 ‘포장 재료나 포장’을 말한다. 무언가를 감쌀 수 있는 물건 혹은 행동을 일컫는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차 표면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부터 보디 색상을 바꾸거나 보호 필름을 붙이는 행위 모두가 해당된다. 원래 래핑은 자동차를 위한 기술이 아니었다. 건물 옥외광고에 뿌리를 두고 오랜 시간 발전했다. 초기엔 각종 빌보드(미국에서 1835년에 생긴 개념으로 도로나 벌판에 세우는 야립 간판)나 지하철 역사, 버스 정거장 등에 광고를 효과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래핑을 이용한 광고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 것은 1880년대다. 포드나 켈로그 같은 미국의 대규모 회사들이 래핑을 이용해 광고에 적극적이었다.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버스나 택시, 자동차, 보트, 기차 외부에 붙은 광고가 그때부터 자리 잡은 것이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모터스포츠를 시작으로 래핑이 사용됐다. 레이스카의 보디 패널에 스폰서 로고를 붙이고, 눈에 잘 띄는 문양을 넣어 시선을 끌었다. 같은 원리로 최근 미국에는 자기 차에 래핑 광고를 붙이고 돈을 받는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에 래핑이 접목된 것은 19세기부터였다. 당시엔 마차와 기차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을 통틀어 래핑이라고 했다. 그래서 자동차 래핑은 본디 차체에 페인트를 칠하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페인팅은 작업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됐다. 이미지의 표현도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1990년대 말부터는 차체에 비닐 시트지를 직접 씌우는 방식이 주목을 받았다. 비닐 시트지를 이용한 래핑은 작업 시간이 크게 줄어들 뿐 아니라, 제거도 쉬웠다. 특히 레이스카나 버스 등에 붙은 광고는 지속적으로 교체해야 하므로 내구성이 좀 떨어져도 비닐 시트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시장에 래핑 수요가 늘면서 래핑의 소재와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부착과 제거가 쉬운 형태로 변했고, 내구성도 좋아졌다. 차의 모양에 맞게 정교하게 작업하기 위해 열을 가하면 유연하게 변형되는 소재로 만들어졌다. 래핑 소재의 발달은 이후 자동차 튜닝과 드레스업 산업도 발전시켰다. 예전엔 차의 색을 바꾸려면 도색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래핑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페인팅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언제든 떼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전용 프린트 기계로 데칼을 만들어 개성을 표현할 수도 있다. PPF(페인트 프로텍션 필름)라는 두꺼운 필름을 입혀 차체 표면을 보호하는 목적으로도 쓰인다. 하지만 기술과 소재의 발달에도 여전히 래핑은 일반인들이 접하기에 부담스럽다. 가격도 비싸고, 도장 면이 깨끗한 신차에만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최근엔 스프레이 타입의 래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 국내에 선보인 아트랩 래핑 스프레이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고무 성분을 포함한 고분자 페인트 방식으로 원하는 부위에 가볍게 뿌려서 래핑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치 얇은 시트지 필름을 보디에 입힌 것처럼 깔끔하게 처리된다. 스프레이 타입이기 때문에 자동차 보디 전체를 칠하는 것은 무리지만 엔진 커버, 프런트 그릴 정도는 쉽게 색을 바꿀 수 있다. 특히 휠처럼 굴곡이 심한 부분에서 래핑 효과를 줄 수 있다. 이처럼 고분자 페인트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뿌리는 타입의 래핑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아이템이 대중의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스프레이 래핑에 도전하다
1 아트랩을 가지고 스페어타이어 래핑에 도전해봤다. 먼저 스프레이를 뿌릴 도장 면을 깨끗하게 닦는다. 2 색을 바꾸고 싶은 곳을 제외하고 꼼꼼히 마스킹한다. 마스킹을 잘할수록 나중에 비닐 필름을 제거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3 도장 면에서 10~20센티미터 떨어져서 가볍게, 여러 번 나눠 스프레이를 뿌린다. 이때 용액이 흘러내리거나 뭉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조금씩, 반복적으로 뿌린다. 4 첫 번째 도장 후 5~10분 말린다. 그리고 4~6회를 더 뿌린다(이때 난로 등을 이용해 살짝 열을 가하면 더 잘 굳는다). 최대한 두껍게 뿌릴수록 내구성이 좋아지고, 뜯어낼 때도 쉽게 떨어진다. 5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