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SAN LEAF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요즘은 날씨 변덕이 심하다. 얼마 전 갑작스러운 눈 소식에 뜻하지 않은 눈길 주행을 경험했다. 언덕길에서 미끄러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에코 모드를 켜고 가속하니 예상보다 노련하고 차분하게 눈길을 빠져나왔다. 부쩍 늘어난 자신감에 첫 장거리 주행에 도전했다. 목적지는 강릉. ‘전기차는 오로지 도심 주행용’이라는 선입견을 깨보고 싶었다. 서울에서 강릉까지 충전이 가능한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았다. 덕평, 문막, 횡성, 평창이다. 집에서 덕평, 그리고 덕평에서 각 휴게소까지 거리는 약 50킬로미터다. 전기차로 장거리 주행은 ‘무리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무모한 도전’은 아니다.

문막을 지나 평창까지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평지보다 배터리 소모가 체감상 두 배 이상 많다. 문막을 제외한 세 곳에 모두 들러 잠깐씩이라도 충전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내리막길이니까 반대로 배터리 소모가 최소화될 것 같다. 더욱이 고속도로 충전소에서는 아직 무료로 충전할 수 있으니 대단한 이득이다. 통행료만으로 강릉 여행이 가능한 셈이다. 환경부에서 설치한 급속 충전기는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강릉에 도착해서 미리 점찍어둔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주말 오전의 여유를 만끽했다. 예전 같으면 주말에 여유 있게 바다에 와서 호사스럽게 커피를 마시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던 모습이다. 하지만 리프가 생기면서 내 라이프스타일에도 분명 변화가 일고 있다.

돌아가는 길은 문막까지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다. 40년 운전 경력의 아버지 조언에 따라 D와 B 모드를 사용했고 추가로 내리막에서 중립(N)에 놓고 관성으로 주행했다(아버지는 지난달 <모터 트렌드>에 실린 롱텀 기사를 읽으신 후 부쩍 리프에 관심이 높아졌다). 중립에서는 전기차의 특징인 회생 제동이 멈추었지만, 수 킬로미터가 이어진 내리막에서 배터리를 단 1퍼센트도 떨어트리지 않았다. 덕분에 단 30퍼센트의 배터리만 사용하고 평창에서 문막까지 약 80킬로미터를 달렸다. 마우스같이 생긴 기어노브는 변속을 한결 수월하게 해준다. 이유 없는 디자인이 없다더니 일반 기어노브와 비교해 잦은 기어 조작에 참 편리하다. 그렇게 강릉까지 왕복 2만원의 통행료만으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거리 주행 후 차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먼지를 뒤집어쓴 리프를 정성스럽게 세차하고 왁스까지 발라줬다. 다시 반짝거리는 차를 보고 있으니 웃음이 절로 난다.

가격 5480만원 레이아웃 앞 모터,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AC 동기식 전기모터, 109마력, 28.6kg·m 변속기 1속 자동 무게 1520kg 휠베이스 2700mm 길이×너비×높이 4445×1770×1550mm 배터리/용량 리튬이온/24kWh CO₂ 배출량 0g/km 구입 시기 2015년 12월 총 주행거리 2200km 평균연비 5.5km/kWh 월 주행거리 197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4만원(충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