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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方流行_Stars&People

봄날의 종현씨

새봄을 만끽하던 배우 홍종현의 오후는 시간이 멎은 초상화 같았다. 영원할 것 같은 아름다운 젊음은 치열한 사색을 머금은 채 프레임 안에 있었다.

2016.03.29

 

핑크 컬러 카디건은 Liful, 레드 와이드 팬츠는 Nohant, 화이트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마침 봄빛이 부유하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프 팬츠 차림으로 말리부 오렌지 한 모금을 입에 문 홍종현의 얼굴에서 나른한 표정이 피어나자 공간은 트로피컬 무드로 가득 채워졌다. 긴 햇살은 그의 우아한 몸짓만을 좇고 있는 듯 여린 볼엔 그림자가 자꾸만 너울거렸다. 본능적인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연속적인 리듬, 응시와 무념을 넘나드는 눈빛… 그에게선 믿을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한 여러 개의 얼굴이 보였다.


올해로 연기 경력 10년이 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을 되짚어준 홍종현의 필모그래피, <화이트 크리스마스>, <마마>, <위험한 상견례 2>, <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 속의 그는 모두 다른 얼굴로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놀라운 건, 조각을 닮은 얼굴과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단서가 그의 역할을 방해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10년을 했다. 지금 홍종현은 <보보경심: 려>라는 드라마에서 ‘고려 3황자 왕요’ 역할에 몰입 중이다. 악을 품은 영리한 황자, 훗날 누군가를 향해 칼을 겨누고 때론 회유를 거듭하는 젊은 야욕의 에너지를 그 누가 예상할 수 있을까?


비로소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레더 재킷을 입은 모습으로 마주한 홍종현은 도취적인 눈빛이 사라진 말간 얼굴로 질문을 되새겼다. 크지 않은 목소리, 간격이 일정한 말투는 한마디 한마디 허투루 내뱉는 법이 없었다. 오랜 생각은 긴 공백을 만들었지만, 고민과 책임, 노력이라는 그의 단어들은 결국 ‘초심’에 이르렀다. 스물일곱 배우가 되뇌는 초심의 의미는 넓고도 깊었다. 삐딱한 속내를 들춰보려 했지만, 홍종현이 지닌 모든 결들은 성숙한 면모가 길어 올리는 것이었다. 17세 연상 여배우의 남자로도 자연스레 의젓했던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홍종현이었다.

 

 

 

네이비 셔츠는 Sewing Boundaries, 블랙 팬츠는 Saint Laurent, 로퍼는 Cavalieni by Openershop, 브레이슬릿은 2Dello 제품

 

 

 

스트라이프 셔츠는 Beyond Closet, 팬츠는 TheSuit, 슈즈는 Heritage, 선글라스는 Muzik 제품

 

 

“생각은 시간을 거치면 오히려 흐릿해지는 것 같아요. 처음 드는 느낌이 반 이상은 맞는 것 같아 오래 고민하지 않는 편이죠.”

 

 

 

셔츠는 Calvin Klein Jeans, 스트라이프 팬츠는 TheSuit, 로퍼는 Brooks Brothers 제품

 

 

선택을 받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행복감과 자부심은 늘 있어요. 하지만 정답이 없는 분야다 보니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더 좋은 뭔가는 없을까? 그런 의심은 들어요.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그러는 것 같아요.

 

 

Q 화보 촬영은 좀 더 가볍죠? 영화나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느끼는 무게감보다는요.
A 보통은 화보 촬영이 더 편하죠. 아무래도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은 고민하는 시간이 많으니까요.


Q 오늘은 ‘봄날의 종현 씨’였네요. 따뜻한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뭐 하고 싶어요?
A 날씨 좋으면 일단 오토바이를 타고 운동하러 가거나 볼일을 보러 다닐 것 같아요. 늘 차로 움직이던 길을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 또 다른 느낌이 있잖아요. 걸어서 가는 것도 색다르고요. 그냥 그런 것 자체가 즐거울 것 같아요. 바람 맞는 것도 시원하고.


Q 촬영 없을 때 주로 오토바이 타는 걸 즐기나요?
A 예전엔 항상 밖에 나가서 활동적인 무언가를 했는데, 요즘은 반반인 것 같아요. 친구가 하는 가게 가서 밥 먹고 몇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쉬다 오기도 하고 그래요. 집에서 며칠씩 안 나오기도 하고요. 사실 좀 놀랐거든요. 나도 이럴 수 있구나.(웃음) 그러다가 또 나가서 놀기도 하고 그러는데, 아무래도 변해가는 과정 같아요.


Q 촬영 중인 드라마 <보보경심: 려>가 벌써 하반기 기대작으로 조용히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악역이라서 더 매력적이었나요?
A 단지 악역이어서라기보다는 제가 안 해봤던 캐릭터이기도 했고요.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기대 반, 걱정 반이에요.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지레 겁을 먹고 시작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글쎄요. 감독님만 믿고 있어요.(웃음)


Q 복잡한 인물일 거라 예상해요. 대립구도도 많을 테고요. 악역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둬요?
A 왜 그런 성격의 캐릭터가 되었는지 이해하고 내면으로 받아들인 다음에 촬영에 임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에서도 사람이 악해지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잖아요. 역할을 생각하면서 완전히는 아니지만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Q 누구와 가장 많이 부딪히게 되나요?
A 후반으로 갈수록 이준기 형과 대립구도가 많아질 것 같아요.


Q 촬영 현장에서 사랑받기 위한 홍종현만의 필살기는 뭐예요?
A 무조건 인사는 잘하려고 노력해요. 제 성격상 먼저 다가서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저 사람도 분명히 애쓰고 있을 텐데, 나도 노력은 해야지’ 그런 생각을 해요. 현장에선 일단 잘 웃죠.(웃음)


Q 촬영 현장에서 마음으로 의지하는 사람이 있나요?
A 아무래도 동갑인 (강)하늘이하고요. 우빈이가 하늘이랑도 친구고 저하고도 친군데 중간에서 서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하늘이랑은 금방 친해졌어요.


Q 중학교 때 모델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본인의 어떤 잠재력을 봤나요?
A 제 딴에는 도전이었던 거죠. 예를 들어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은 당장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당시엔 모델이 몇년 안에 시험 가능한 도전 중 하나인 것 같아서 빨리 시작했어요. 생각은 시간을 거치면 오히려 흐릿해지는 것 같아요. 처음 드는 느낌이 반 이상은 맞는 것 같아 오래 고민하지 않는 편이죠.


Q 조숙하다는 소리 많이 듣는 편이에요?
A 네. 어렸을 때부터요. 워낙 어릴 때부터 일을 해서인지 친구들이 그렇게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했죠.


Q 그런 성숙한 면모가 캐릭터에서도 나오는 것 같아요. 드라마 <마마>에서 송윤아 씨의 남자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으니까요.
A 어쨌든 그것도 제가 살아온 환경 때문에 만들어진 어떤 모습이잖아요. 운이 좋았죠. 제가 잘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던 거니까요. 제 그런 모습을 보고 감독님이 선택해주신 것도 같고요.


Q 그 역할이 본인한테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A 지금 촬영하고 있는 역할(고려 왕)보다는요.(웃음)


Q 어느새 연기 생활 10년을 맞았어요. 연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많이 하나요?
A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만도 아닌데, 어쨌든 선택을 받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행복감과 자부심은 늘 있어요. 하지만 정답이 없는 분야다 보니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더 좋은 뭔가는 없을까? 그런 의심은 들어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그러는 것 같아요.


Q 가끔씩 겪게 되는 문제들에도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겼을 것 같아요.
A 예전엔 어떤 문제가 생기면 짜증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곤 했는데, 지금은 이왕 벌어진 상황을 어떻게 하면 나한테 도움이 되는 쪽으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요. 많이 얌전해진 것 같기도 하고.(웃음) 한편으로는 철드는 게 싫은 마음도 있어요.


Q 가장 욕심나는 게 뭐냐는 질문에 ‘배우로서 잘되는 것’이라는 짧은 대답을 한 적이 있어요. 제겐 아주 야심 차게 들렸어요.
A 야심 찬 거 맞아요.(웃음)


Q 잘된다는 게 어떤 거예요? 연기대상?
A 음, 물론 상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죠. 상… 받으면 좋겠네요.(웃음)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일을 하고 싶을 때까지 하는 것, 어떤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상황이 될 수도 있죠. 한편으론 일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했던 말 같기도 해요. 힘드니까 좀 쉬었다 가자는 생각이 들 때도 ‘내가 스무 살 때 무슨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었는지’ 다시 떠올리곤 하거든요. 어릴 때 치기 어린 마음으로 한 대답이긴 하지만 그것만큼 솔직한 말은 없는 것 같아요.


Q 최근에 본 작품 중 강렬하게 다가온 인물이 있다면요?
A 영화 <버드맨>에서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천성적으로 가식적인 꾸밈에 대한 거부가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솔직하기만 할 수 없는 게 배우잖아요. 끊임없는 오해를 처리하는 나름의 방식이 있나요?
A 지금은 받아들이려고 해요. 저한테 가장 자연스러운 행동이나 말임에도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잖아요. 상처까지는 아니라도 거기에 대해서 제가 받은 안 좋은 영향들은 다른 위로와 사랑으로 덮어버리려고 하죠. 절 사랑해주시는 분이 더 많으니까요.(웃음)


Q <우결>에서 그런 부분이 반반씩 섞여 있었던 것 같아요. 자기모습과 연출 사이?
A 사실 <우결> 촬영할 때 카메라가 저를 둘러싸고 있는 게 참 힘들었어요. 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하라는데, 카메라와 수많은 스태프들이 절 보고 있으니 너무 어색한 거예요. 나중에 제가 방송을 봐도 소극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카메라가 꺼지면 장난치고 노는 제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우니까 감독님이 “이렇게만 하면 되는데!” 그러시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 앞에선 여자친구한테 애교도 못 부리고 쑥스러워하는 타입이거든요 제가.


Q 홍종현이 갖고 있는 것과 홍종현에게 없는 것은?
A 갖고 있는 건 노력. 제게 아직 부족한 것은… 자신감? 아니 ‘뻔뻔함’이라고 하는 게 더 맞겠네요.(웃음)

 

 

 

레드 티셔츠는 Vanhart di Albazar, 팬츠는 Sewsing Boundaries, 슈즈는 EIRENE, 브레이슬릿은 Frica 제품

 

 

 

트렌치코트는 Instantfunk,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이비 수트는 Kinloch2

 

By Chun Heeran, Feature Editor
Interview by Park Sunyoung
Styling by Kim Seajun(fix)
Hair by Eunjin(yoning)
Makeup by Dogyeong(yoning)
Fashion Assistant Editor Shin Hyunjin
Location Moonshine

 

 

CREDIT

EDITOR / 전희란 / PHOTO / Choi Yongbin / 東方流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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