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주의 사계가 거울처럼 담기는 건축

2 거대하고 강렬한 콘크리트 구조물 백-월(Back-Wall),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 몽상 드 애월의 본관이 어우러져 하나의 설치미술이 됐다. 3 아트 앤 크래프트의 앤티크, 빈티지 가구로 꾸민 실내 공간 4 볕 좋은 날엔 통창이 통째로 열려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진다.

몽상 드 애월(Monsânt de Aewol)은 붐빌 이유가 없는 날에도 늘 붐빈다. 카페 앞에 붙는 어떤 이름 때문이다. 이 공간을 기획한 그 슈퍼스타의 정체를 밝히기 전에 당신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육중한 철문을 열면 가장 먼저 빛나는 네온사인의 메시지를 만난다. “I promise to love you.” 이 달콤한 사랑 고백은 데이미언 허스트, 사라 루카스와 이름을 나란히 하는 YBAs 소속 아티스트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의 작품이다. 당신이 앉을 자리를 찾아 헤매다 지나친 오브제 중엔 장 프루베(Jean Prouve)의 작품도 있다. 구석의 낡고 허름한 소파 위 그림은 현대미술가 게르하르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오리지널 페인팅이다. 몽상 드 애월은 제주의 한적한 촌에 뉴욕, 런던의 갤러리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무심하게 전개한다.

당신 앞에 놓인 따뜻한 그 커피는 ‘마이크로 랏(Micro Lot)’ 방식으로 재배한 원두를 블렌딩한 것. 마이크로 랏은 지금 세계 커피 신을 휩쓰는 ‘스페셜티’ 커피의 생산 방식보다 좀 더 까다롭게 극소량만 재배하는 원두를 뜻한다. 예민한 미각을 가졌다면 제주산 한라봉으로 만든 마말레이드와 주스, CIA 출신 셰프가 창작한 눈오름 피자와 프렌치 선셋 토스트의 맛도 예사가 아님을 눈치챌 수 있다.  

몽상 드 애월의 하이라이트는 건축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플랫폼_에이(Platform_a)’를 이끄는 건축가 한진철은 몽상 드 애월을 제주의 황홀한 풍경을 담는 거울로 만들었다. 바다의 하루를 온전히 기록하는 파사드의 유리 통창은 카페 안의 그 어떤 예술품보다 아름다운 오브제다. 볕 좋은 날엔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어 제주의 햇빛과 바람, 돌과 나무, 바다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석양 무렵은 예술과 음악, 풍경과 음식, 이 모든 요소의 절정이 함축된 시간이다.

이 매혹적인 공간을 기획한 슈퍼스타의 정체는 지드래곤이다. 글 읽는 내내 궁금증을 참은 독자를 위해 굳이 밝히지만, 사실 몰라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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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 드 애월은 바다가 보이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아니다. 건축주의 아트 컬렉션, 주목할 만한 뮤지션의 공연이 열리는 문화 공간이다.
3월과 4월엔 더 많은 콘텐츠로 확장된다.
몽상 베이커리, 몽상 로스터리를 만날 수 있다.
A 56-1, Aewolbukseo-gil, Aewol-eup, Jeju-si, Jeju-do T 064-799-8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