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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자율주행차 시승기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 만든 자율주행차를 탔다

2016.02.12

 

느려도 너무 느리다 이 차는 최고속도 시속 56킬로미터의 정해진 규정을 정확히 지킨다. 구글이 개조한 렉서스 RX 450h는 충돌안전 테스트도 필요 없어 보인다.

 

 

 

자동차의 시선 자전거 탄 사람이 다가오자 모니터에 그의 모습과 교통표지판, 주변의 구조물들이 나타났다. 자동차의 눈으로 바깥세상을 바라보는 게 흥미로웠다.

 

 

구글은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자율주행차(Self Driving Car) 계획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시승행사를 했다. <모터 트렌드> 팟캐스트 담당 찰리 포겔하임과 함께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로 갔다. 그리고 구글 SDC 부서가 소개하는 차를 탔다.
처음 탄 차는 구글이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렉서스 RX 450h였다. 구글은 최초에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토요타 프리우스를 사용했다. 그다음이 RX 450h다. 이 차에는 구글의 최신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들어가 있으며 일반적인 방식의 운전도 가능했다. 일반 RX 450h와 같이 운전대와 각종 페달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찰리와 나는 앞좌석을 차지한 구글 직원에 밀려 뒷좌석에 앉았다. 센터콘솔에 옆으로 긴 모니터가 장착돼 있는 것 말고는 일반 렉서스와 다른 건 없었다. 다만 변속기 옆에 커다란 빨간색 버튼이 있었는데 비상등 버튼으로 보였다. 크게 다를 게 없는 실내임에도 구글은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차의 외관은 좀 더 많은 개조를 거쳤다. 그런데 사진 촬영이 가능하단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지붕 위에서 가정용 정수기처럼 생긴 장치가 빙빙 돌고 있다는 것. “차체 여기저기에 센서가 엄청나게 붙어 있어. 자율주행이 아니라 센서를 테스트하는 거 아닐까?” 정수기를 이고 있는 차를 보고 찰리가 빈정거렸다. 이 차는 주변을 감지하기 위해 카메라와 레이더, 레이저 레이더(LIDAR), GPS 등의 시스템에 의존한다. 카메라는 짧은 거리의 상황을 살핀다. 교통신호나 근거리에서 접근하는 물체, 주차 상태 같은 것을 확인한다. 레이더는 짧은 거리부터 먼 거리까지의 상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한다. LIDAR는 바로 지붕 위에서 돌고 있는 장치다. 360도로 레이저를 쏴 반사되는 것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얻는다. GPS는 현재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실제 주행은 어떨까? 대략 12분 동안의 주행은 재미는 있었지만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일단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합류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주차장 출구 쪽 도로가 굽어 있어 우리가 탄 차는 굽은 길 너머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듯 보였다. 차가 제대로 출발하고 나니 보통의 시승 테스트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앞자리에 탄 직원은 “이 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56킬로미터 정도이며 모든 교통법규와 신호등을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프로그램됐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그냥 구글 본사 주변을 조신하게 돌게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찰리와 난 이 차가 스쿨존에 들어섰을 때 제한속도(시속 40킬로미터)를 살짝 넘은 것을 보았다. 찰리가 말했다. “이제 스쿨존에 들어서는군요. 25, 30, 35, 45킬로미터? 지금 스쿨존 제한속도를 넘긴 거 아닌가요?” 그런데 앞자리에서는 아무 말 없었다.   


한적한 길에 접어들어서야 애초 의문이었던 길쭉한 모니터의 역할을 알게 됐다. 요즘 차들은 모니터에 요란스러운 화면이 표시되는데, 구글의 것은 아주 단순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새롭다. 앞에 있는 도로는 녹색으로 표시되고, 이따금 새로 나타나는 도로나 사물은 진한 분홍색으로 보여준다. 자주 보이는 나무와 자동차 그리고 여타의 장애물들은 흰색 선으로 몇 초 간격으로 깜빡인다. 지붕 위에 있는 LIDAR가 파악한 내용은 모니터에서 계속 깜빡이는데, 이는 마치 2차 대전을 다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영화 속에서 잠수함의 레이더가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깜빡이는 것과 흡사하다. 차가 달리는 동안 모니터에 표시되는 정보는 주변 지역과 지금 달리는 도로에 대한 것들이다. 도로명과 간판도 종종 표시됐다. 하지만 교통량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차는 부드럽고 편하며 조용했다. 그 밖에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그냥 렉서스가 최고속도 시속 56킬로미터로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 그런 차를 운전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정지나 방향 전환도 없었으며 차가 덜컹거리지도 않았다. 인간이 운전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찰리는 차선변경 방식에 대해 복잡한 기분이 든 모양이었다. “차선변경 음성안내는 정보를 잘 전달해준다는 점도 있지만 소리가 거슬려. 내가 운전하고 있을 때 똑같은 멘트가 나온다고 생각해봐. 이건 소음이 분명해.”


또 뒷자리에 숨어 있는 각종 전자장비가 내뿜는 열과 그 열을 식히기 위해 부지런히 돌아가는 냉각팬 소리도 신경이 쓰였다. 찰리는 ‘운전대가 스스로 돌아가며 코너와 교차로를 지나는 모습이 무척 기이하게 느껴진다’고 기록했다. 나는 앞자리에 앉은 ‘예비 인간 운전자’의 손이 운전대 위를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이상했다. 그는 또 발을 브레이크 페달에 올려놓고 자율주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고 있었다.


이미 반자동 주행 시스템이 많이 상용화된 터라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하면서 사람이 타고 있는 걸 보니 별로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곳에 오기 일주일 전 ‘올해의 차’ 선정 작업을 하면서 우리는 신형 말리부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이 시속 130킬로미터를 넘나들면서 10킬로미터를 스스로 주행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물론 쭉 뻗은 고속도로에서 일정 속도와 차선을 유지하는 것보다 학교가 있는 주택단지를 돌아다니는 일이 더 복잡하고 위험할 것이다. 어쨌든 구글은 자신들의 기술에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사소한 문제들은 일단 젖혀두고 작업을 진행해나가는 모양이다. 어쩌면 내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들의 기술을 섣불리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운전자가 없는 진짜 무인자동차를 두려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12분 동안의 주행은 재미는 있었지만 깊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렉서스가 아닌 구글이 직접 만든 자율주행차는 둥글둥글하니 아주 귀여웠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으며 친근한 디자인 덕분에 차가 더 안전하게 느껴졌다. 구글은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통해 무엇을 추구하고 있을까? 분명한 것은 IT 업계의 최고가 된 것과는 사뭇 다른 무엇일 것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갖고 2인승의 작고 귀여운 자율주행차에 올라타니 이상하고도 야릇한 기분이 들었다.


“아주 편안하고 넉넉한데. 하지만 실내 마감이나 각종 스위치는 싸구려네.” 문을 닫으며 찰리가 말했다. 구글은 잘 알려진 자동차 부품업체와 협업하며 이 차를 만들었지만 아직 상용화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구글은 “개인이 아닌 다수가 공유하며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이 전기 자율주행차를 공급할 것”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실내가 매우 간결하고 단순한 이유가 설명된다. 눈에 들어오는 건 윈도 스위치와 열선, 조명등 같은 익숙한 컨트롤러와 스타트 & 스톱 버튼뿐이었다. 또 붉은색 버튼이 하나 보였는데 아마도 비상시 사용하는 것일 게다.


대시보드에는 넓고도 깊은 수납공간이 있어 물건을 놓기 편했다. 대시보드 위에는 렉서스에서 본 것과 같은 양옆으로 긴 모니터가 있었고 그 뒤로 넓은 윈드실드가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윈드실드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충돌 시에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A필러 양쪽에는 모니터가 있는데 차의 앞 상황을 보여준다. 실제 양산차에서는 없어질지도 모른다. 어쨌든 전체적인 모습은 아직 시제품 단계로 보였다. 흥미로운 건 발을 놓는 위치에 있는 몇 개의 틈인데, 원래는 각종 페달이 있어야 하는 위치이나 지금은 비상시에 사용할 목적으로 뚫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자리에 앉아 안전띠를 매니 출발 준비가 끝났다. 원래는 버튼을 누르거나 스마트폰을 통해 목적지를 말하는데, 아직은 정해진 루트로만 움직인다.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차가 천천히 굴러가기 시작했다.


구글은 실제 상황을 흉내 낸 몇 가지 장애물을 만들었다. 180도 U턴하고 직선도로에 접어들자 갑자기 나타난 보행자(구글 직원)를 발견하고 속도를 줄였다. 그리고 다시 이리저리 방향을 전환하다가 이번에는 구글 직원이 모는 포드를 보고 멈췄다.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그 자리를 빠져나온 귀염둥이는 자전거를 탄 사람이 옆으로 접근하자 또 멈춰 섰다. 마지막 구간을 지나 우리가 탄 차는 미리 정해진 장소에 정차했다.  


“운전을 안 하니 편하기는 한데 무미건조해. 마치 공항 터미널 사이를 일정 속도로만 오가는 셔틀을 탄 느낌이랄까. 이 차는 정해진 궤도를 타고 달리는 게 아니지만 애매하게 움직이고 멈추는 것도 예측이 가능해. 별로 특별할 게 없었지. 갑작스럽게 멈춰 서는 상황을 경험해보고 싶은데 말이야.” 찰리가 차에서 내리며 투덜거렸다.


나도 여러 주행 상황과 여건에서 이 차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도 확실한 건,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은 놀라웠고 두 가지 종류의 차를 타본 것만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의 상황을 생각하면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IT 기업으로 최고의 실적을 자랑하는 구글이 무인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천재들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초기 단계에서 작은 실수만 있어도 언론과 대중은 등을 돌릴 것이다. 그러면 구글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전체에 대한 불신이 싹틀 것이다. 물론 아직은 많은 사람이 감탄하고 놀라워하고 있지만 말이다.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텅 빈 차가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혼자 굴러갔을 때야. 그러니까 앞으로 그렇게 텅 빈 차가 혼자 알아서 내 집까지 나를 태우러 오게 될 거라는 거지.” 하루 종을 투덜거렸던 찰리도 내심 자율주행차 세상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적절한 선택 구글은 미쓰비시 미라지가 아니라 승차감이 편하고 안락한 렉서스 RX 450h를 데모카로 선택했다.

 

 

 


180도 U턴하고 직선도로에 접어들자 갑자기 나타난 보행자를 발견하고 속도를 줄였다.

 

 

 

R2D2 지붕에 달린 LIDAR, 즉 레이저 방식의 레이더는 컴퓨터와 연결돼 주변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다만 폭우나 눈보라 등의 악천후 테스트는 아직 거치지 않았다.

 

 

CREDIT

EDITOR / Edward Loh / PHOTO / 모터 트렌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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