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감 있는 블레이저는 COS, 전통 문양의 드레스는 Kwak Hyun Joo Collection 제품

(좌) MET 02-5 BW, 구본창 (우) HR 04 BW, 구본창

사진가 구본창의 백자 시리즈에선 무형의 공기, 유형의 흙이 부딪히는 찰나가 보인다. 백자와 공기의 경계에서 포착되는 미세한 공명음과 떨림이 정지된 사진 안에 존재한다. 둥근 백자 선의 수줍은 파동은 조선 여인의 혼과 닮았다. 단아한 몸가짐, 절제와 금욕이 습관처럼 밴 성품, 온유하고 따뜻한 마음. 구본창은 조선 도공들이 무욕의 경지에서 표현했던 백자의 미학을 꿰뚫고 있다.
1980년대 말, 한 잡지를 장식한 영국인 도예가 루시 리와 백자 사진에서 받은 깊은 인상에서 구본창의 백자 시리즈는 시작된다. 2004년 구본창은 전 세계에 흩어진 조선 백자를 찾아 긴 여행을 떠난다. 빼앗긴 것은 여전히 교토의 이조 박물관, 오사카의 동양도자미술관, 도쿄의 일본 민예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돼 있지만 백자의 혼은 그의 카메라에 담겨 고국 땅에 안착했다. 평론가 비키 골드버그가 사진집  <白磁 White Vessels>에 기고한 평론에 ‘백자’ 시리즈 작업의 의미가 정의되어 있다. “구본창은 백자에서 옛 한국인의 삶과 내면 세계의 흔적을 찾아냈다. (중략) 유물에는 각각의 역사가 스며 있기 마련인데, 구본창의 사진은 그 역사를 말해주는 무형의 암시와 단서, 인상, 관련성을 은연하게 드러내 사진이 존재하지조차 않았던 시대의 느낌을 재현한다.”

구본창의 백자는 타국을 전전하는 조선의 보물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순간에 대한 기원이다. 그 기원을 담은 사진집 <白磁 White Vessels>는 한국을 대표하는 도예 브랜드 이도(Yido)가 기획한 작품이다. 400판 한정으로, 이도 갤러리에 구입을 문의하면 된다. 작가 구본창의 작품 구입 문의는 구본창 스튜디오(www.bckoo.com)에서 안내한다.
A 191, Changdeokgung-gil, Jongno-gu, Seoul T 02-741-0724 W www.yid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