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모터 트렌드>는 올해부터 비교시승기 HEAD 2 HEAD를 매달 연재하기로 했다. 우리의 첫 번째 HEAD 2 HEAD는 크라이슬러 200C와 혼다 어코드다. 체급이 맞지 않는다고? 천만의 말씀. 두 차는 크기와 성능, 가격 등 제원표로 확인할 수 있는 대부분의 수치가 거의 비슷하다. 신형 200C가 그만큼 커졌다. 우리는 숫자 이상의 가치를 찾아내려 <모터 트렌드> 모든 에디터와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달려들어 두 차를 해부했다.

IMPRESSION
제원표에서 거의 똑같은 두 차가 이처럼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새삼 놀랍다. 그만큼 크라이슬러 200C와 혼다 어코드 2.4의 달리는 느낌과 조종 감각은 천지 차이였다.
 

혼다 어코드는 출발하는 순간부터 매끄럽다. 9세대에 이르러 고급 승용차로의 변신을 꾀했던 어코드는 이전 세대에 비해 디자인만큼이나 진중하고 차분해진 움직임이 특징이다. 차체 움직임도 매우 잘 억제됐으며 노면이나 동력 계통으로부터 전달되는 진동과 소음도 대단히 잘 차단돼 있다. 도로 이음매나 보수한 흔적을 지날 때도 불쾌한 진동이 전달되지 않는다. 스트레스 제로. 이것이 어코드의 주행 품질이다. 게다가 차체 크기에 비해 매우 가벼운 무게(1515킬로그램)에도 불구하고 도로에서 무게가 바닥으로 깔린 묵직한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서 달라진 것이 있다. 앞모습이 레전드와 비슷하게 약간 슬림해졌다. 그리고 그것이 주행 감각에서도 느껴진다. 앞 서스펜션이 약간 단단해졌다. 서스펜션 스트로크 중앙에서는 이전과 비슷하게 부드러워 크루징 승차감은 여전하다. 그런데 운전대를 좌우로 돌리면 마치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짧아진 것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롤에 차체가 버티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앞 타이어 감각이 또렷해지고 조향계의 정밀도가 높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뒷좌석에 탔던 이진우 에디터가 여전히 승차감은 나긋나긋하고 편안하기 그지없다고 말하는 것을 볼 때, 이번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앞 서스펜션에만 변경이 가해진 느낌이다. 어코드 페이스리프트는 이전만큼 안락하고 편안하면서도 이전보다 운전자와의 교감이 좋아졌다.

크라이슬러 200C는 가혹한 주행환경에서도 자세를 잘 잡으며 훌륭한 핸들링을 만들었다.

크라이슬러 200C는 분위기가 다르다. 두툼하고 아늑한 시트가 몸을 잘 잡아주며 최고급 가죽 촉감이 럭셔리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ZF 라이선스로 크라이슬러가 직접 생산하는 9단 변속기가 매끄러운 주행을 방해한다. 부드럽게 가속해도 저단으로 변속되고 급가속을 원할 때는 오히려 멈칫거린다. 변속 프로그램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변속 시에 불필요한 진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 놓고 몸을 맡길 수가 없으니 주행이 편할 리 없다. 주행 감각 또한 차분하지 않고 들뜬 느낌이다. 노면의 작은 요철도 차체의 미세한 진동이든 작은 들썩임이든 차분한 느낌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급차선 변경과 고속 슬라럼을 통해 차의 주행 안정성과 조종 한계를 가늠할 때였다. 스티어링 입력이 커지고 차체 롤링이 커질수록 그리고 슬라럼 속도가 빨라질수록 감각이 점차 또렷해졌다. 급격한 회피 기동에서도 앞바퀴 한계가 어디인지 쉽게 느껴졌으며 운전대를 얼마나, 어떤 속도로 돌려야 하는지도 바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속 슬라럼이나 회피 기동에서 앞바퀴의 궤적을 뒷바퀴가 잘 따라왔다. 200C의 뒷바퀴는 상당히 과격한 움직임으로 한계 상황에 접근하더라도 끈질기게 노면을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한계 특성이 우수하다. 이와 같은 한계 상황의 조종 특성을 볼 때 200C는 서스펜션의 스프링 계수가 높으며 댐핑이 작은 이탈리아의 생생한 감각을 많이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따라서 차체 무게 이동이 확실해 서스펜션이 충분히 눌릴수록 주행 감각이 명료해지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반전이 있었다. 이번에는 어코드였다. 일상 주행은 더없이 안정적이고 평화로웠던 어코드가 200C와 똑같이 주행 페이스를 올리면 급격하게 자세가 무너지는 것이었다. 높은 속도에서 슬라럼이 반복되고 차체 뒷부분에 관성이 더 쌓이기 시작하자 뒷바퀴가 노면을 붙잡지 못하고 놓기 시작했다. 뒷바퀴에 스티어링 이펙트가 발생해 차체가 오버스티어 감각으로 급반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뒷바퀴의 미끄러짐이 얼마나 크고 빠른가 하면, 마치 어코드에 가변 스티어링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고속 슬라럼 때 조향 감각이 민첩해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고속 주행 시에는 직진 안정성 위주로 조향 감각이 조정되는 가변 스티어링 시스템과는 반대로 말이다. 뒷바퀴가 접지력을 잃고 마치 좌우로 점프하듯이 움직이다 보니 원했던 것보다 슬라럼 사이클이 짧아지고, 그 결과 뒷바퀴의 움직임은 더 커지고 슬라럼은 더 빨라지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만일 주행 안정 장치가 없었다면 스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듯 혼다 어코드는 일상적인 상황을 중심으로 잘 숙성시킨 조종 특성을 보이는 반면,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는 느낌의 변화가 커서 당황스러웠다. 이에 비해 크라이슬러 200C는 정반대로 평상 주행에는 들뜬 듯한 주행 느낌과 매끄럽지 않은 변속기 반응으로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주행 품질을 보인 반면,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차를 조종하는 느낌이 한결같았다. 한계 또한 높다는 점에서 기본 구성의 잠재 능력은 높지만 아직 숙성도가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용도나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서 선택이 극명하게 나뉠 수 있겠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혼다 어코드 2.4는 일상적인 주행에서 편하고 안락한 승차감이었으나 과격한 움직임에서는 뒷바퀴 그립이 급격히 떨어졌다.

PERFORMANCE    
200C와 어코드의 측정 테스트에서는 변속기의 성능과 자동차의 무게가 주행 성능의 차이를 만드는 요소였다. 제원상 둘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엔진 출력과 최고출력이 나오는 시점(6400rpm)이 거의 같다. 하지만 가속을 시작하고 속도를 붙이는 과정은 완전히 달랐다.

200C는 가속 시 9단 자동변속기의 특징을 십분 발휘했다. 특히 정지 가속에서 1~2단의 짧은 기어비를 활용해 차를 부드럽게 밀어붙였다. 변속기는 D와 L 모드를 가지고 있지만, 두 모드 모두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최고 6500rpm까지 엔진을 회전시켰다. 변속 후 최대토크가 나오는 4000rpm 부분에서 출력이 시작한 것도 가속에 도움을 준다. 반면 어코드는 CVT 특징이 움직임에 영향을 줬다. 정지 가속에서 엔진이 6800rpm에 거의 고정된 상태로 약간 늘어지듯 가속했다(변속 모두 D, S, L). 엔진 회전이 고정된 상태여서 별도의 변속 충격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소음이 컸다.

GPS 계측기로 테스트한 결과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은 200C가 9.07초, 어코드 가 8.59초였다. 거의 우위를 가릴 수 없이 비슷한 성능이다. 하지만 200C는 가속에 유리한 변속기 세팅을 가졌음에도 어코드보다 110킬로그램 무거운 몸무게와 18인치 휠 등의 영향으로 9초대를 기록했다. 반면 어코드는 17인치 휠과 215밀리미터 타이어 등 가속에 훨씬 유리한 세팅임에도 무단변속기의 늘어지는 반응으로 예상보다 기록이 뒤처졌다. 출발 직후 엔진 토크를 완벽하게 받아주지 못하고 휠 스핀을 했던 굿이어 어슈어런스 타이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가속력은 출발 직후 어코드가 더 빠른 가속을 하는 것 같았고, 뒤로 갈수록 200C가 더 강하게 차를 밀어붙이는 느낌이었다.

추월 가속에서 둘의 성능은 속도가 높아질수록 확연하게 나타났다. 시속 20→60킬로미터 구간 가속은 200C와 어코드가 3.07, 3.08초로 비슷했다. 그러나 시속 60→90킬로미터(3.45, 2.90초), 시속 80→110킬로미터(4.42, 3.81초), 시속 100→120킬로미터(3.88, 3.01초) 구간에서는 몸무게가 무거운 200C가 불리했다.   

반면 제동은 200C가 나은 모습이었다. 폭이 더 넓은 타이어(235밀리미터)와 냉각에 유리한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시속 100킬로미터→0 제동거리를 약 3.5미터 줄였다(200C 40.28미터, 어코드 43.78미터). 시속 80, 60킬로미터에서 제동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제동에서 어코드가 패배한 요인은 브레이크 내구성과 타이어였다. 어코드는 200C보다 무게가 약 100킬로그램이나 가벼웠지만 페이드 현상이 빨리 찾아오는 브레이크의 내구성과 접지력이 약한 타이어가 제동 성능에 발목을 잡았다. 김태영

EFFICIENCY
두 차의 공인연비는 어코드가 앞선다. 어코드는 복합연비가 리터당 12.6킬로미터, 200C는 10.5킬로미터다. 연비 차이를 부르는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하지만 제원으로만 보면 무게가 가장 큰 요인이다. 어코드는 1515킬로그램인 데 반해 200C는 1625킬로그램이다. 무려 110킬로그램의 차이다. 휠 크기도 연비의 격차를 벌리는 데 영향을 미쳤을 거다. 국내 인증 시 어코드는 17인치, 200C는 18인치 휠을 끼웠다. 휠 크기별로 연비 인증을 따로 받은 현대 쏘나타를 보면 17인치와 18인치의 경우 리터당 0.4에서 0.6킬로미터의 차이가 났다.

변속기는 어코드가 CVT, 200C는 9단 자동이다. 둘은 출발하면서부터 사뭇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일반 모드에서 변속기를 D에 넣고 여유롭게 가속했을 때 어코드는 속도를 뭉근히 올려 나간다. 급하게 회전수를 올리는 일이 없다. 스로틀을 균일하게 유지해도 일정 정도 속도를 높여나가는 CVT의 특성을 살려 효율을 함께 높인다. 반면 200C는 초반부터 조금 서두른다.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아도 초반에 조급하게 반응하며 RPM을 올린다. 이때 변속될 때까지 효율이 떨어진다. 물론 차체가 들썩이기 때문에 승차감도 떨어진다. 하지만 이후의 반응은 둘 모두 차분하다. 어코드는 2000~2500rpm을 유지하며 꾸준히 속도를 올린다. 200C도 고단 변속기를 사용하는 만큼 빠르게 기어를 높여 가능한 한 낮은 엔진 회전을 유지하려 애쓴다.

앞선 상황과 같이 D 모드에 놓은 뒤 정속 주행을 하니 트립 컴퓨터상 둘의 연비는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왕복 22킬로미터 구간을 시속 60, 80, 100, 120킬로미터로 동일하게 정속 운행하면서 중간에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급가속과 제동을 3번 반복한 결과 어코드는 리터당 12.3킬로미터, 200C는 리터당 12.0킬로미터로 측정됐다. 어코드는 CVT를 사용하지만 가속하면서 마치 기어가 있는 자동변속기처럼 태코미터 바늘을 종종 튕겨냈다. 200C는 그리 특징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다. 다만 9단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을 했다. 시속 120킬로미터에서도 8단에서 1500rpm을 유지했다. 고정식

COCKPIT&INTERIOR
앞좌석 거주성과 실내 편의장비 두 차 모두 가죽 시트다. 그런데 가죽 질감이 보기에도 차이 난다. 어코드의 가죽 시트는 고급스러운 느낌이 거의 없다. 등받이와 쿠션이 평평해 몸을 잘 감싸지 못한다. 시트도 딱딱한 편이다.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몸이 시트에서 굴러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200C의 가죽 시트는 꽤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가죽이 부드럽고 매끈하다. 시트도 몸을 잘 감싸도록 설계돼 앉았을 때 편하게 자세를 잡을 수 있다. 쿠션도 어코드에 비하면 나긋나긋한 편이다.

어코드는 운전석만 전동시트인 것에 비해 200C는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시트다. 두 모델 모두 앞좌석에 열선 기능을 챙겼는데, 어코드는 센터콘솔에 있는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는 반면 200C는 센터페시아 위쪽에 달린 모니터에서 조작해야 한다. 어코드가 훨씬 직관적이다. 200C의 센터콘솔은 2단으로 돼 있는데 버튼을 눌러 컵홀더를 이리저리 옮길 수 있는 게 좋다. 아래에 넉넉한 수납공간도 있다. 전반적인 실내 품질과 앞좌석 시트는 200C가 좀 더 낫다.

어코 드는 애플 카플레이라는 최신 기술을 챙겼다. 케이블로 아이폰을 연결하면 모니터에 전화, 음악, 지도, 메시지 등 여덟 가지 애플리케이션이 뜬다. 구글 지도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문자메시지가 오면 읽어준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기 위해 목적지를 검색하려면 말로 하거나 아이폰에 입력해야 한다. 그런데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를 계속 반복한다. 어코드는 휴대전화 무선충전 기술도 발휘한다. 첨단 장비는 어코드가 좀 더 풍성하다. 200C는  첨단 기술은 없지만 모니터가 더 크고 반응이 빠르다.

뒷 좌석 거주성과 편의성 어코드는 200C보다 뒷자리가 넉넉하다. 체중 118킬로그램의 고정식 에디터를 두 차의 운전석에 앉힌 다음 내가 뒷자리에 앉았을 때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더 여유로웠다. 어코드는 뒷자리도 시트가 평평하다. “옆으로 누우니까 정말 편한데. 아이들이 좋아하겠어.” 김형준 편집장의 말이다. 시트가 평평한 건 호불호가 갈렸다. 엉덩이 부분이 넓고 등받이도 넉넉해 편하게 느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감싸주는 맛이 없어 별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200C는 뒷자리가 뒤쪽으로 기울어 있어 앉으면 엉덩이가 쑥 들어간다.

어코드와 200C 모두 뒤시트를 접을 수 있다. 그런데 방식이 조금 다르다. 어코드는 트렁크에 있는 레버를 당기면 뒤시트가 한 번에 접힌다. 하지만 200C는 시트 어깨 부분에 있는 줄을 당겨 6:4로 나눠 접을 수 있다. 200C의 뒷자리가 좀 더 다재다능하다. 200C에는 스키스루도 있다. 하지만 200C의 재주를 능가하는 어코드의 무기가 있었으니, 바로 열선시트다. 200C에는 없다.

전반적인 실내 품질이나 구성은 200C의 압승이다. 어코드는 첨단 장비를 대거 챙겼지만 실제로 사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았다. 200C는 어코드에 비해 수납공간이 풍성하고, 뒤시트도 다재다능하다. 하지만 공간에서는 어코드가 200C를 조금 앞섰다. 서인수

200C의 가죽 시트는 촉감이 부드럽다. 시트 볼륨과 쿠션도 좋아 몸을 잘 잡아주고 편하다.

COST-EFFECTIVENESS
가 격만 놓고 보면 크라이슬러 200C보다 혼다 어코드 2.4에 구미가 더 당긴다. 어코드 2.4의 가격은 3490만원이고 200C는 3780만원이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다. 2015년 12월 현재 FCA 코리아가 진행하는 10퍼센트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200C는 3402만원으로 확 내려간다. 공채 할인 금액도 어코드보다 저렴해 실구매가는 약 140만원 낮다. 아쉽게도 어코드 2.4는 별도의 프로모션이 없다.

단기적인 유지비는 큰 차이가 없다. 1년 기준으로 두 차종의 자동차세는 60만원 초반이며 보험료도 33세 남자 기준으로 100만~110만원대로 비슷하다. 할부금 이율도 30퍼센트 선납금 기준으로 6퍼센트 내에서 오간다. 연비는 어코드가 리터당 12.6킬로미터, 200C가 리터당 10.5킬로미터로 1년 1만5000킬로미터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복합연비로 1년간 연료비(휘발유 1444원)는 200C가 206만2032원, 어코드는 171만8360원이다.

연 료비 는 어코드가 확실히 유리하다. 그런데 1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혼다의 소모품 보증 기간이 1년·2만 킬로미터로 짧다. 이때부터는 각종 오일과 필터 등을 유상으로 교체해야 한다. 크라이슬러의 소모품 보증 기간은 2년·4만 킬로미터다. 그런데 반전은 혼다의 소모품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엔진오일과 필터를 교환하는 데 공임을 포함해서 10만원이면 충분하다. 200C의 엔진오일과 필터 교환 비용은 16만9000원이다.

1~2년 잠깐 타고 말 의도라면 200C를 추천한다. 실제로 어코드보다 싸게 살 수 있고 소모품 보증 기간도 길다. ‘SK엔카’에 따르면 2015년 12월 현재 신형 200C의 중고차 감가율은 28.6퍼센트로 단기간 안에 되팔 때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어코드가 더 좋은 선택이다. 정작 차에 큰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파워트레인이다. 혼다의 파워트레인 보증 기간은 3년·10만 킬로미터다. 내구성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이다. 어코드는 실제로 2015년 미국 <컨슈머 리포트>가 선정한 ‘32만 킬로미터를 달리고 거뜬한 자동차’ 중 1등을 차지했다. 크라이슬러는 파워트레인 보증 기간이 3년·6만 킬로미터로 주행거리에서 어코드와 차이 난다. 공임만 보더라도 크라이슬러가 높다. 조두현
 

어코드는 애플 카플레이 등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하지만 시트가 평평하고 가죽 질감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CONCLUSION
에디터들은 일반적인 주행에서 어코드의 편한 승차감과 자연스러운 스티어링 반응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코너 반응이나 한계 영역 움직임에서는 200C의 반응성이 훨씬 더 훌륭했다. 어코드는 회피 기동에서 뒷바퀴 그립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불안한 움직임을 냈다. 일상적인 가속에서 두 차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가 좀 더 무거운 200C의 가속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면 제동거리는 모든 속도에서 200C가 짧았다. 제동거리는 안전에 아주 중요한 척도다.

실내 구성에서는 200C가 후한 점수를 받았지만 문제는 크기였다. 어코드의 뒷자리가 더 넓고 트렁크 용량도 100리터 가까이 넓다. 어코드는 창이 넓어 쾌적하고 차음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연 비는 공인이나 계측 모두 차체가 가볍고 타이어 사이즈(17인치)가 작은 어코드가 조금 더 좋게 나왔다. 200C가 구매 시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초기에는 유리한 듯 보이지만, 차를 3년 이상 운용할 계획이라면 연비가 높고 수리비, 보험료가 낮은 어코드가 났다.

<모터 트렌드> 에디터들과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차의 크기와 사용 환경을 고려했을 때 어코드의 주행 성격이 소비자에게 더 어필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실내 구성이나 디자인 등 종합적인 평가에서도 ‘어코드가 좀 더 실용적인 패밀리 세단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200C는 세부적으로 어코드보다 훌륭한 면이 많았지만 어코드에 비해 차의 쓰임새나 성격이 뚜렷하지 않았다.

어코드는 패밀리 세단이라는 명확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이렇게 단순하면서 명확한 콘셉트를 가진 차를 좋아한다. 이 세상에서 많이 팔리는 차들은 대부분 이렇게 콘셉트가 명확하다.  이진우

SPECIFICATIONS

CHRYSLER 200C  
파워트레인/섀시
레이아웃 앞 엔진, 앞바퀴굴림 엔진 4기통, 알루미늄 블록/헤드 밸브트레인 DOHC, 실린더당 4밸브 배기량 2360cc 압축비 10.0:1 최고출력 187마력/6400rpm 최대토크 24.2kg·m/4000rpm 레드라인 6500rpm 마력당 무게비 8.47kg 변속기 9단 자동 기어비 4.71/2.84/1.91/1.38/1.00/0.81/0.70/0.58/0.48 최종 감속비 3.73:1 서스펜션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독립식 멀티링크 스티어링 비 15.2:1 스티어링 회전수 2.67 회전반경 11.94m 공차중량 1625kg 무게배분 앞/뒤 - 승차인원 5명  브레이크 앞 12.0인치 V 디스크 뒤 10.9인치 V 디스크, ABS 휠 18인치, 알루미늄(기본 17인치) 타이어 235/45R18, 브리지스톤 에코피아 EP422  
 

소비자 정보
시승차 가격 3780만원 주행안정장치/트랙션 컨트롤 있음/있음 에어백 운전석과 조수석(정면, 측면 무릎), 앞뒤 사이드 커튼 기본 보증 3년/6만km 소모성 부품 보증 1년/2만km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 일반 보증수리 기간 내 연료탱크 용량 60ℓ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8.7, 13.8, 10.5km/ℓ CO₂ 배출량 169g/km   
 

TEST DATA
발진가속 0→시속 20km 1.16초  0→시속 40km  2.53초 0→시속 60km 4.23초   0→시속 80km 6.39초 0→시속 100km  9.07초 0→시속 130km 15.20초 0→100m 주파기록 7.22초/시속 86.7km 0→200m 주파기록 10.85초/시속 110.2km 0→400m 주파기록 16.68초/시속 135.9km 가속 최대 G 0.558G 시속 100km 톱기어 회전수* 1750rpm  추월가속 시속 20→60km 3.07초 시속 60→90km 3.45초 속 80→110km 4.42초 시속 100→120km 3.88초 제동거리 시속 100km→0 3.10초/40.28m 시속 80km→0  2.49초/25.01m  시속 60km→0 1.95초/14.59m 감속 최대 G -1.215G 소음 측정 시속 60km* 58.6dB 시속 100km* 61.4dB  

 

HONDA ACCORD 2.4 EX-L
파워트레인/섀시
레이아웃 ← 엔진 ← 밸브트레인 ← 배기량 2356cc 압축비 11.1:1 최고출력 188마력/6400rpm 최대토크 25.0kg·m/3900rpm 레드라인 6800rpm 마력당 무게비 8.05 변속기 CVT 기어비 2.645~0.405 최종 감속비 3.238 서스펜션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스티어링 비 13.23:1 스티어링 회전수 2.54 회전반경 11.61m 공차중량 1515kg 무게배분 앞/뒤 60/40% 승차인원 5명 브레이크 앞 앞 11.5인치 V 디스크 뒤 뒤 11.1인치 V 디스크, ABS 휠 17인치, 알루미늄 타이어 215/55R17, 굿이어 어슈어런스
 

소비자 정보
시승차 가격 3490만원 주행안정장치/트랙션 컨트롤 ← 에어백 운전석과 조수석(정면, 측면), 앞뒤 사이드 커튼 기본 보증 3년/10만km 소모성 부품 보증 1년/2만km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 신차 등록일 기준 2년 연료탱크 용량 65ℓ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1.2, 14.9, 12.6km/ℓ
CO₂ 배출량 136g/km
 

TEST DATA
발진가속 0→시속 20km 1.36초 0→시속 40km 2.93초 0→시속 60km 4.44초 0→시속 80km 6.18초 0→시속 100km 8.59초 0→시속 130km 13.43초 0→100m 주파기록 7.39초/시속 90.4km 0→200m 주파기록 10.86초/시속 115.8km 0→400m 주파기록 16.37초/시속 144.3km 가속 최대 G 0.979G 시속 100km 톱기어 회전수* 1900rpm 추월가속 시속 20→60km 3.08초 시속 60→90km 2.90초 시속 80→110km 3.81초 시속 100→120km 3.01초 제동거리 시속 100km→0 3.26초/43.78m 시속 80km→0 2.59초/26.92m 시속 60km→0 1.98초/15.04m 감속 최대 G -0.983G 소음 측정 시속 60km* 57.6dB 시속 100km* 63.7dB
* 동일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유지한 상태의 평균값
 

계측장비 레이스로직 V박스 스포츠 노면 아스팔트 날씨 맑음 외부 기온 섭씨 6도 노면 10.6도 테스트 조건 D 드라이브, 에어컨 1단(히터) 운전자 몸무게 67kg 테스트 코스 고저차 0.4m(6회 이상 평균)
※테스트 결과는 드라이버의 운전습관, 시험횟수, 노면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