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Rally Championship

WRC, 현대는 잘하고 있다
WRC는 2014년과 다르지 않은 양상이었다. 폭스바겐과 세바스티앙 오지에 콤비는 12라운드 중에 8승을 챙기며 2015 WRC 월드챔피언이 됐다. 최종 포인트는 263점으로 2위 라트발라(183점)를 크게 앞섰다. 현대는 WRC 복귀 이후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복귀 후 풀 시즌 출전 첫해인 작년에는 라운드 우승도 기록했고 올해는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2위를 두고 강호 시트로엥과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최종 영국전까지 총 224포인트를 따내며 종합 3위를 달성했다. 2위 시트로엥과는 단 6포인트 차이다. 폭스바겐의 강세는 작년부터 이어졌고 현재 WRC 내에서 폭스바겐을 위협할 수 있는 워크스 팀은 팀 경제적으로 보건대 현대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현대가 얼마나 더 WRC에서 활동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World Endurance Championship

WEC, 포르쉐의 화려한 복귀
올해 WEC의 가장 큰 이슈는 포르쉐의 복귀였다. F1 출신의 마크 웨버가 새롭게 둥지를 튼 포르쉐 팀은 4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연승을 이어가며 드라이버 챔피언십과 매뉴팩처러 챔피언십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아우디의 고전은 예상치 못했다. 여기에 작년 우승 팀인 토요타가 유럽 팀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WEC는 그야말로 집안싸움이 됐다. WEC와 르망의 최강자로 불리던 아우디가 올해 거둬들인 성적은 단 2승. 시즌 내내 아우디 F1 진출 소문이 무성했으나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묻혀버렸다. 최종전인 바레인 6시간 내구레이스(11월 21일)를 앞둔 상황에서 선두 포르쉐와 1위 아우디의 드라이버 챔피언십 포인트 차이는 불과 12점. 매뉴팩처러 포인트에서 포르쉐가 이미 챔피언을 확정지었지만 드라이버 챔피언십은 아직 그 주인공을 알 수 없는 상태다. GT 매뉴팩처러 챔피언십은 선두인 페라리와 2위 포르쉐의 격차가 고작 4점. 이 역시도 최종 바레인전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Korea Speed Festival

KSF, 과열 경쟁과 운영 문제점 드러내
KSF의 최고 클래스인 제네시스 클래스는 그 인기만큼이나 이슈가 많았다. 제네시스 10 클래스에 출전 중인 솔라이트 인디고와 서한 퍼플모터스포트의 자존심 싸움은 시즌 내내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유지했다. 결과는 서한의 승. 시즌 챔피언을 차지한 장현진은 총 7경기 중에 5승을 챙겨가면서 6라운드에서 챔피언을 확정지었다. 특히 마지막 7라운드에서는 장현진, 김중군, 정회원 등 소속 드라이버가 모두 포디엄을 독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반대로 제네시스 20 클래스는 인디고의 압승. 젊은 피 서주원은 총 7라운드 중에 6승을 기록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서한의 한민관의 질주도 눈부셨다. 개막전에서 18대를 추월하는 기록을 세우며 시즌 2위로 마감했으며 레이서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검증받았다. 전반적으로 KSF의 올 시즌은 나쁘지 않았지만 경기운영 이사가 스타트 직전 서킷에 뛰어들거나 최명길의 리타이어 논란, 인디고와 서한의 지나친 감정싸움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더군다나 이 모든 것을 관리 감독해야 할 대한자동차경주협회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Super Race

슈퍼레이스, GT 클래스의 몰락
엑스타 레이싱 팀 김진표의 화끈한(?) 사고로 시즌 포문을 연 스톡카는 전 라운드의 우승자가 달라 막판까지 챔피언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김동은(CJ 레이싱팀)을 비롯해 팀 베르그마이스터(아틀라스 BX), 이데 유지(엑스타 레이싱), 정연일(팀 106) 등이 1승씩을 나눠 가지며 흥미진진한 경쟁 구도를 펼쳤다. 여기에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원정 경기를 소화하고 국내 경기는 모두 생방송으로 중계됐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일부에서는 해외 원정 비중이 높아진다는 비난 여론도 있지만 콘텐츠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순기능도 많다. 투어링카의 기본 카테고리인 GT 클래스는 전통의 강호 쉐보레의 독주가 이어졌다. 2002년에 단종된 닛산 실비아가 서킷에 등장한 것도 충격적이었다. 그만큼 GT 클래스의 위축이 보이는 대목이다. 쉐보레는 전 경기에서 월등히 앞서는 전력으로 이재우와 안재모가 우승을 나눠 가지며 시즌 챔피언을 확정했다. 한국, 중국, 일본을 잇겠다는 슈퍼레이스의 전략은 계속 진행 중이나 경주차 호몰로게이션 문제와 사용 연한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Formula 1

F1, 역시 이변은 없었다
2015 F1은 총 19개 라운드를 소화한 11월 16일 현재, 아부다비 GP만이 남았다. 우선 컨스트럭터 챔피언은 메르세데스가 일찌감치 확정을 지었고, 해밀턴과 로즈베르크도 시즌 1, 2위를 확정지었다. 터보 도입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메르세데스는 17경기 중 14번(루이스 해밀턴 10승, 니코 로스베르크 5승)의 우승컵을 가져갔다. 터보 엔진 도입 이후 매년 떨어지는 시청률과 관람 수익은 F1의 해결과제가 되었으며 ‘터보는 F1답지 않다’라는 불만이 여기저기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히 터보 엔진 도입에 대해 가장 많은 대외 활동을 벌였던 르노는 활동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고 르노 엔진을 사용하며 승승장구했던 레드불의 페텔을 페라리로 보내야만 했다. 올 시즌 복귀한 혼다 역시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맥라렌으로 이적한 알론소는 경주 중 팀 라디오를 통해 혼다 엔진에 대한 원색적인 불평을 늘어놓았는데, 이게 전 세계로 생방송되기도 했다. 

2015 F1 베팅 결과 발표
올해 F1 시즌이 막 시작할 시점 <모터 트렌드>는 한국의 모터스포츠 칼럼니스트 여섯 명과 함께 ‘올 시즌 챔피언 맞히기’ 내기를 했다. 원고료를 걸고 맞힌 사람에게 원고료를 지급하기로. 결과는 루이스 해밀턴이 챔피언에 등극했고 김병헌, 박종제(모터스포츠 칼럼니스트), 김재호(한국자동차경주협회 사무국장)가 베팅 금액을 나눠 갖게 됐다.

글/황욱익(모터스포츠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