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미니 클럽맨 출장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에른스트 프리케는 이렇게 말했다. “미니는 2020년까지 새로운 아이디어가 담긴 다섯 개의 제품을 새로운 비즈니스 필드에 내놓을 것입니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제품이 나올지 예상해봤다.

첫 번째, 클럽맨을 시승하면서 클럽밴을 예상했다. 미니는 이미 2세대 클럽맨을 베이스로 뒷자리를 떼고 뒤창문을 막은 소형 밴을 선보인 적이 있다. 양산·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미니가 말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필드’에 잘 맞는 차종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필드라면 전기차도 확률이 높다. 이미 BMW는 전기차를 양산하고 미니도 오래전 미니 E를 전 세계에서 테스트했다. 미니가 전기차를 내놓는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다. 어쩌면 BMW보다 작고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지닌 미니가 전기차에 더 잘 어울린다. 다만 이미 생산 중인 모델의 엔진을 내리고 모터와 배터리를 얹는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여야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그렇게 떠오르는 모델이 미니 로켓맨 콘셉트다.

로켓맨은 미니가 2011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소형 콘셉트로 런던, 뉴욕 등을 겨냥한 메가시티용 비이클이다. 섀시를 강철 프레임이 아닌 i3처럼 탄소섬유로 만들었다. 차의 콘셉트와 구성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내외관 디자인이 전기차에 잘 어울린다. 지금의 미니 해치백보다 사이즈를 줄여(2인승)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깔고 앞바퀴를 굴리는 구성이면 현재뿐만 아니라 차세대 이동수단으로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니에는 로켓맨 말고 사람들의 많은 관심과 시선을 끌고 있는 콘셉트카 슈퍼레제라 비전 콘셉트가 있다. 미니와 ‘투어링 슈퍼레제라’라는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가 같이 디자인하고 투어링 슈퍼레제라가 생산한 것으로 영국 감성과 이탈리아 디자인이 절묘하게 융합해 아주 매력적이다.
미니는 올해 2월 “쿠페와 로드스터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판매량이 저조하고 존재감도 낮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이의 관심을 받고 있는 슈퍼레제라가 쿠페와 로드스터를 대체하는 시나리오다. 콘셉트처럼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한 ‘럭셔리 미니’ 스타일에 JCW 엔진을 얹어서 판매하면 영국 감성과 이탈리아 디자인에 독일 기술까지 더해지는 차가 된다. 지금 쿠페, 로드스터보다 뚜렷한 존재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BMW 그룹 얼티밋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만난 미니 담당자는 “로켓맨과 슈퍼레제라의 양산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차가 실제로 양산될 것이라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어쩌면 얼마 전 출시한 미니 컨버터블과 내년에 출시할 2세대 컨트리맨을 두고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더해진 모델”이라고 과장한 것일 수도 있다. 어떠한 방식이든 2020년 전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부디 즐겁고 유쾌하며 달리는 재미가 있는 ‘새로운’ 미니가 나오길 기대한다. 

두 바퀴 미니를 기대해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필드로의 진출도 예상할 수 있다. 바로 스쿠터다. 미니는 이미 전기 스쿠터 콘셉트를 내놓은 바 있다. 지금 메가시티 교통수단으로 스쿠터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BMW에는 대배기량 스쿠터와 바이크만 있으니 배기량 250cc 이하의 소형 스쿠터를 미니 브랜드로 출시하는 건 어떨까? BMW 모터라드 기술이 있으니 불가능할 것도 없지 않겠나. 다만 미니처럼 예쁘고 귀여워야 한다. 그럼 나도 한 대 사겠다.